더데이원랩,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 목표
혐기소화로 활로 찾은 더데이원랩, 친환경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꿈꾸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여러 요인이 얽혀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 과거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는 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업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는 사회적 가치가 곧 기업의 이익과 이어진다는 사명감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더데이원랩의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리타치'. /더데이원랩 제공
더데이원랩의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리타치'. /더데이원랩 제공

1868년 최초 발명된 플라스틱은 ‘신의 선물’로 불렸다. 다양한 형태로 가공이 가능하고, 내구성, 유연성을 갖춘 플라스틱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며 현대인의 삶을 바꿔놓았다. 그러나 현재 플라스틱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폐기물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 이를 적용하기 위해 고뇌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더데이원랩’이다.

 더데이원랩, 플라스틱의 새시대를 위해 생분해 소재 '리타치'를 개발하다

더데이원랩의 핵심 제품은 '리타치(RETARCH)'다. 자연에서 추출한 전분을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 대체 소재로,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 대비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이면서도 자연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없이 완전 분해가 가능하다.

이주봉 더데이원랩 대표는 군 복무 시절 목격한 충격적인 장면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카투사로 복무하면서 매일 덤프트럭 가득 실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가는 모습을 봤다"며 "그 쓰레기들이 결국 우리나라에 버려질 것이라는 생각에 심각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전역 이후 생분해 플라스틱 연구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이 대표는 동료 연구진들과 함께 지난 2021년 더데이원랩을 창업했다.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로 플라스틱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안고서다.

더데이원랩이 개발한 리타치의 가장 큰 차별점은 분해 방식에 있다. 기존 생분해 플라스틱이 미생물의 효소 작용을 통해서 제한적으로 원활히 분해되는 반면, 리타치는 미생물 없이도 자연환경에서 스스로 분해될 뿐 아니라, 제품의 사용 환경을 고려하여 다양한 분해 조건에서 분해가 가능한 소재이다.

이 대표는 "예일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와 공동 연구 결과, 기존 플라스틱에 리타치를 10% 투입할 때마다 이산화탄소가 7.2% 감축되는 효과를 검증했다"며 “자연에서 분해되는 산업퇴비화와 가정퇴비화 인증도 획득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정부 규제에 막힌 생분해 플라스틱, 혐기소화로 새 활로 모색

리타치를 활용해 생분해성 비닐을 생산하는 더데이원랩. /더데이원랩 제공
리타치를 활용해 생분해성 비닐을 생산하는 더데이원랩. /더데이원랩 제공

이와 같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더데이원랩의 사업화는 순탄하지 않았다. 국내 생분해성 플라스틱 정책이 계속 변화하면서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021년 생분해성 플라스틱 인증을 전면적으로 규제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 생분해 플라스틱을 처리할 퇴비화 시설이 없어 생분해 플라스틱이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환경부의 생분해플라스틱 인증은 업계의 반발로 기존 인증을 받은 생분해플라스틱에 대해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더데이원랩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리타치를 음식물쓰레기,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과 함께 처리하면 바이오가스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특히 리타치는 혐기성 소화 효율이 높아 에너지 생산량을 30~40%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타치를 활용해 생분해성 식품 용기 등을 개발하고 있는 더데이원랩. /더데이원랩 제공
리타치를 활용해 생분해성 식품 용기 등을 개발하고 있는 더데이원랩. /더데이원랩 제공

이와 관련해 환경부와 실증사업을 진행하며 활로를 찾은 더데이원랩은 리타치를 활용한 경량화 봉투를 생산해 음식점 프랜차이즈 기업 등에 공급하고 있다. 오는 6월부터는 식품용기 공급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리타치 개발부터 제품 납품까지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며 "SK하이닉스가 사내 식당 간편식 봉투를 리타치를 활용한 생분해 봉투로 교체해주면서 첫 납품처가 생겼고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첫 납품처로 나서주면서 활로가 생긴 것이다.

더데이원랩의 궁극적 목표는 플라스틱 비닐을 리타치 기반 생분해 비닐로 완전 대체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리타치 소재로 전환되기를 꿈꾼다"며 "리타치 봉투에 생분해 식품용기와 음식물쓰레기를 함께 버리고, 이를 전국 유기성 폐기물 통합처리 시스템으로 에너지화할 수 있다면 소비자 편의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 대표는 "2037년에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은 재활용하고, 폐기되는 플라스틱은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대체돼야 한다. 생분해 플라스틱 대중화에 더데이원랩이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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