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스카본, 자연 자본 탄소감축 프로젝트로 기업 ESG 도와...
논물 관리 모니터링 서비스 '헤임달', 신뢰도 높은 탄소배출권 제공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여러 요인이 얽혀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 과거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는 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업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는 사회적 가치가 곧 기업의 이익과 이어진다는 사명감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탄소는 무조건 없애면 된다구요? 아닙니다. 탄소를 필요로 하는 자연이 쓰도록하면 됩니다. 자연 자본을 기반으로 탄소 감축을 실현하는 국가대표 선수라는 마음으로 뛰어보겠습니다.”
김해원 땡스카본 대표는 모두가 감축 대상이라고 하는 카본(Carbon: 탄소)에 감사의 뜻(Thanks)을 붙여 회사 이름 땡스카본(Thanks Carbon)을 만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탄소를 필요로 하는 자연을 통해 탄소를 상쇄하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목표다. 땡스카본은 이런 '역발상'을 바탕으로, 자연을 해치지 않고 탄소를 상쇄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발굴해 기업들의 탄소배출권(탄소크레딧) 확보를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땡스카본은 탄소배출권의 신뢰도를 높이고 기업들이 안심하고 탄소상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탄소상쇄 프로그램’을 발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 “탄소는 나쁜 게 아니다”
홈쇼핑 PD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해원 땡스카본 대표의 꿈은 ‘농사’였다. 김 대표는 “오랜 기간 농사를 하신 시아버지, 농업에 관심이 많았던 남편의 영향으로 농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남편과 함께 ‘언젠가는 착한 농업으로 좋은 농작물로 좋은 식품을 만드는 농업을 해보자’는 꿈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김 대표는 농약‧화학비료‧비닐‧경운이 없이 농사를 짓는 ‘4무(無) 농업’을 실천하는 농부들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면서 기후문제의 심각성과 토양 문제를 알게 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농업분야에서 탄소를 흡수‧저장하는 탄소농업 프로젝트 ‘땅스’를 기획하고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가 땡스카본의 출발점이 된 셈이다.
김 대표는 “사실 탄소는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인간이 땅을 이용하면서 너무 많은 탄소가 대기 중에 나온 것이 문제”라며 “특히 탄소는 식물들에게는 귀중한 영양분이 된다. 이에 탄소를 땅으로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시작된 기업이 바로 땡스카본이다. 토양이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에 주목해 자연 자본을 기반으로 탄소상쇄 프로그램을 만들고,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자연보전과 탄소감축 효과를 극대화시자는 것이다. 그러면 기업들은 탄소배출권 확보해 ESG 경영을 실천하게 된다.
“사업 초기 탄소배출권을 활용해 자연자본 보전과 탄소감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탄소배출권을 원활히 공급할 프로젝트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질의 탄소배출권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결과는 최근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LG화학과 땡스카본이 추진하고 있는 ‘블루카본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이다. 잘피는 바다 속에서 꽃을 피우는 해초류로 맹그로브 숲, 염습지 등과 함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공식 인증한 3대 해양탄소흡수원인 블루카본 중 하나다. 땡스카본과 LG화학은 2023년 10월 전남 여수 앞바다 대경도 인근에 잘피 5만주를 이식한 데 이어 2024년 11월에 2만주를 추가 이식했다. 2차년도 모니터링 결과, 양사가 조성한 잘피 숲은 축구장 약 4개에 달하는 46.146 헥타르 규모로, 잘피 퇴적층까지 고려했을 때 연간 최소 1000톤에서 1700톤의 탄소흡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외에도 땡스카본은 울산 지역 기업과 멸종위기종을 보호‧보전할 수 있는 대체서식지를 조성하고 있다. 사업장 주변의 논을 논습지로 조성해 멸종위기종을 농약으로부터 보호하고, 구조된 멸종위기종의 적응훈련장 및 생태연구 장소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당 논에서 생산된 쌀은 기업이 구매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 위성과 AI를 활용한 ‘논물 관리 프로젝트’로 고품질의 탄소배출권 만들 것

이처럼 다양한 탄소배출권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는 땡스카본이 공을 들이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논물 관리다.
벼농사는 다량의 메탄을 배출하는 농사다. 보통 벼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논에 물을 대 채워놓는다. 논에 물이 있을 경우 땅 속에 산소가 침투되지 못하고, 산소가 부족하면 미생물에 의해 볏짚이나 퇴비 등의 유기물이 분해되며 다량의 메탄이 발생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28배 가량 높은 온실가스로, 지구 온난화 원인의 30%를 해당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에 고인 물을 일정기간 빼주면 된다. 일정기간 논에 물을 빼 땅을 말리면 메탄 배출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생산량도 확대할 수 있다. 또 이를 실행한 농가들은 메탄 감축으로 탄소배출권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농가들은 논물 관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농업에 비해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구심과 함께 실제 논물 관리를 이행하고 있는지 사진촬영 및 영농일지 작성 등으로 증명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 주목한 땡스카본은 위성 데이터와 AI를 통해 논물 관리를 입증하고 탄소 산정·보고·검증(Measuring Reporting Verification, MRV)이 가능한 모니터링 서비스 ‘헤임달’을 구축했다.
김 대표는 “메탄 감축에 큰 효과가 있는 논물 관리 모니터링 서비스 구축을 위해 처음엔 수심 센서로 관측을 시도해봤고, 다음엔 드론을 통한 관측을 시도해봤지만 너무 넓은 범위을 모니터링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결국 넓은 범위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는 위성을 활용해야한다는 결과에 도달했고, 레이더 위성을 활용하면 기상 상태에 상관없이 반사를 통해 논의 물 관측이 가능해 이를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땡스카본은 식생정도와 논 물 여부를 추론하는 AI 모델을 구축해 실제 현장과 92%의 정확성을 보이는 모니터링 시스템 ‘헤임달’을 구축했다. 김 대표는 “헤임달을 활용해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한국 등에서 9번의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실제 현장과 98%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땡스카본은 헤임달을 통해 논 농사를 많이 짓는 지역에서 탄소배출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실제 정부와 농민들에게 논물 관리 농업에 동참해줄 것을 유도하고, 이를 탄소배출권 사업으로 연계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유럽, 일본 등에 비해 한국의 탄소배출권이 매우 낮아 경제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물이 위성과 AI를 활용한 헤임달이었다”며 “헤임달을 통해 개도국과 농업인들에게는 정확한 디지털 주소 체계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최대한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자발적 탄소배출권의 최대 약점인 신뢰도 문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권 구매, 흡수원 조성 등의 탄소 상쇄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믿을 수 있고, 효과가 검증된 고품질의 탄소배출권이 공급돼야 하죠. 땡스카본은 모두가 믿을 수 있는 고품질의 탄소배출권을 공급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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