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기 공급·제공·회수·세척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구축
배달앱과 연계,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제공… 남은 음식물도 쉽게 처리
야구장, 각종 행사 및 축제에도 다회용기 서비스 제공… 대중화 앞장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여러 요인이 얽혀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 과거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는 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업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는 사회적 가치가 곧 기업의 이익과 이어진다는 사명감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다회용기 공급·제공·회수·세척·유통하는 공급망을 구축해 다회용기 배달서비스 '리턴잇'을 제공하는 잇그린. /잇그린 제공
다회용기 공급·제공·회수·세척·유통하는 공급망을 구축해 다회용기 배달서비스 '리턴잇'을 제공하는 잇그린. /잇그린 제공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급증한 것이 있다. 바로 플라스틱 쓰레기다. 배달용기들은 소재가 단일화 되지 않아 재활용이 어렵다. 단일 소재로 용기를 만들어도 음식물이 묻어 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할 수 없다. 즉 많은 양의 쓰레기가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집중해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다회용기 제공 서비스를 통해 다회용기 사용을 대중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는 ‘잇그린’이다.

◇ 한강에서 다회용기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진행된 '지구 온도 식히는 배민 그린 피크닉' 행사에서 잇그린의 리턴잇 서비스를 통해 다회용기로 배달된 음식의 모습. /잇그린 제공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진행된 '지구 온도 식히는 배민 그린 피크닉' 행사에서 잇그린의 리턴잇 서비스를 통해 다회용기로 배달된 음식의 모습. /잇그린 제공

지난 7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서울시, 잇그린이 다회용기 활성화를 위해 개최한 ‘지구 온도 식히는 배민 그린 피크닉’ 행사가 열렸다.

주최 측은 한강공원 일대에 피크닉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텐트, 테이블, 메트 등을 제공하는 피크닉존을 마련해 제공했으며, 다회용기 주문 서비스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추진했다. 특히 피크닉존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활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이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김선 잇그린 대표와 잇그린 임직원들은 고객들에게 더 나은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제공되는 다회용기는 잇그린이 서비스하는 다회용기였기 때문이다.

잇그린은 다회용기 개발부터 플랫폼 연결, 공급, 회수, 세척, 다회용기 자원순환 등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는 기업이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배달앱과 협력해 추진 중인 ‘리턴잇’이다. 리턴잇은 국내 대표 배달플랫폼을 통해 배달용기를 다회용기로 전환해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고객들이 배달앱에서 다회용기로 주문을 신청하면 재사용이 가능한 스테인레스 용기에 음식을 담아 제공한다. 식사 후에 반납을 신청하면 회수해 세척한 뒤 다시 수요처로 공급한다. 특히 리턴잇은 남은 음식물을 용기에 그대로 담아 반납할 수 있다. 음식물 처리를 어려워 하는 1인 가구나 오피스 등에 편리함이라는 효익을 제공해 서비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침이다.

김선 잇그린 대표는 “원래 환경 컨설턴트 회사 재직 중 코로나19 시기 배달용기 증가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지는 모습을 보고 리턴잇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며 “구상뿐이던 아이디어에 배달 어플 기업들이 취지에 공감해주면서 사업이 본격화됐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잇그린의 리턴잇은 2021년 ‘요기요’와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2022년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땡겨요, 배달특급 등으로 확대됐으며, 다양한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리턴잇 서비스는 서울 20개 자치구를 비롯, 경기도 8개 시, 인천 2개 구에서 운영되고 있다. 현재는 수도권에 사업이 집중돼 있지만 제주, 천안 등 다양한 지자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특히 제주의 경우 천혜의 자연을 보전하고 있는 섬으로 다회용기 서비스에 관심도가 높아 협업을 추진 중”이라며 “섬 지역 특성상 제주도 내에 잇그린의 다회용기 서비스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스포츠‧축제 등에서도 제공되는 다회용기, 다회용기 문화 정착 앞장

야구장을 비롯해 다양한 축제 및 행사 등에도 다회용기 제공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잇그린. /잇그린 제공
야구장을 비롯해 다양한 축제 및 행사 등에도 다회용기 제공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잇그린. /잇그린 제공

잇그린은 리턴잇 외에도 다회용기 사용 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잇그린은 배달 서비스 연계 외에도 스포츠 시설, 사내 카페, 축제 및 행사 등에도 다회용기를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야구장이다. 잇그린은 2022년 잠실야구장에 다회용기를 서비스한 이후 현재 KT 위즈와 SSG 경기장에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KBO 올스타전에서도 다회용기를 제공한 바 있다.

김선 대표는 “야구장의 경우 배달 서비스와 연계해서 사용하던 스테인레스 다회용기 대신 인체에 무해한 폴리프로필렌(PP)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해당 용기 역시 100회 가량 재사용한 뒤 재가공해 다시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원순환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잇그린은 기업 행사나 대학, 지역 축제에도 다회용기를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약 250여개 축제에서 잇그린의 다회용기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약 180여개 축제(예정된 축제 포함)에서 잇그린의 다회용기 서비스를 신청한 상황이다.

김선 대표는 “다회용기 서비스를 경험한 행사 주최 측은 확실히 쓰레기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면서 지속적으로 잇그린과 연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또한 서울시의 경우 1000명 이상 모이는 곳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개정하는 등 일부 지자체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다회용기 사용 문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잇그린은 앞으로도 다회용기 사용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김선 대표는 “아직도 다회용기 서비스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고,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식점에서도 익숙치 않아 배달 오류를 범하는 등 어려움이 존재한다”면서도 “더 나은 서비스와 편의성을 제공해 유입 고객들을 늘리고, 동시에 시스템 개선을 통해 참여 지자체와 음식점을 늘려 다회용기 사용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김 대표는 "소비자에게 환경을 보호해야한다는 압박감보다는 '편리한데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는 인식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며  “잇그린 역시 다회용기 세척 과정에서 물 사용량 감축, 유통과정에서의 친환경차 사용 확대 등으로 보다 경영 환경에서 친환경성을 제고하는 기업으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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