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재생에너지 가격은 지속 하락…태양광 가장 저렴
국내 재생에너지 가격(REC)은 상승…정부, 공급 줄일 계획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 예상…“목표 높이고 가격 낮춰야”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최근 발표한 ‘2021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킬로와트(kWh)당 0.048달러(약 62원)로, 2010년 0.417달러(약 542원) 대비 88% 하락했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최근 발표한 ‘2021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킬로와트(kWh)당 0.048달러(약 62원)로, 2010년 0.417달러(약 542원) 대비 88% 하락했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이 가장 저렴한 발전원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가격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늘어나는 재생에너지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와 수요를 동시에 낮추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외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전 세계 재생에너지 가격은 지속 하락…태양광 가장 저렴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 비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신규 발전설비 중 가장 저렴한 발전원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최근 발표한 ‘2021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킬로와트(kWh)당 0.048달러(약 62원)로, 2010년 0.417달러(약 542원) 대비 88% 하락했다. 

IREN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육상풍력과 해상풍력 LCOE도 전년 대비 각각 13%와 9% 하락했고, 2010~2020년 기간에는 각각 56%와 4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균등화발전단가는 발전설비 건설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운영 기간의 총발전량으로 나눈 값으로 발전원별 단가를 종합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LCOE도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0년 12월 발표한 ‘재생에너지 공급확대를 위한 중장기 발전단가(LCOE) 전망 시스템 구축 및 운영(1/5)’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3MW) 태양광 발전단가는 2030년 1kWh당 94.2원으로, 2020년 136.1원 대비 31%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환경비용과 폐기물 처리비용 등 외부비용을 모두 고려하면 태양광 발전단가는 2030년 71.7원으로 2020년(111.7원)보다 36% 낮아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메가와트(MW) 기준 육상풍력 발전단가는 2020년에 1kWh당 166.8원에서 2030년 150.3원으로 약 10% 하락하고, 외부비용을 포함하면 2020년 131.6원에서 122.7원으로 약 7%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 국내 재생에너지 가격(REC)은 상승…정부, 공급 줄일 계획

하지만 이러한 장기적 전망과는 달리 단기적인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가격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월평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3만5215원에서 올해 10월에는 6만3614원으로 80% 넘게 급등했다. 

REC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데는 정부가 올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RPS) 비율을 지난해 9%에서 12.5%로 높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대규모 발전사업자(24개)는 RPS제도에 따라 전체 발전량의 일정 비율(RPS 의무비율)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해야 한다. 자체 생산 및 공급이 부족할 경우 시장 구매(REC 구매)를 통해 충당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목표를 기존 30.2%에서 21.6%로 재설정하면서 내년부터 RPS 비율을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에 맞춰 조정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수급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RPS 비율을 하향 조정해 재생에너지 수요도 함께 낮추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또한 정부는 RE100에 가입(현재 25개)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RE100 기업 얼라이언스(Alliance)’를 구성해 민간 주도의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을 강화하고 RE100 가입기업의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민간의 RE100 이행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이 재생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기업들의 RE100 수요를 고려하면 2030년에는 재생에너지 수요량이 공급량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기후환경단체 ‘플랜1.5’가 RPS와 RE100을 통한 재생에너지 수요(171TWh)와 정부의 2030년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132.2TWh)를 비교한 결과 재생에너지 공급량이 약 38.8TWh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과 같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압박이 강해지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속속 RE100에 가입하고 있다. 올해에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네이버 등 주요 대기업 11곳이 RE100에 가입하면서 국내 RE100 참여 기업은 25개로 늘어났다. 더욱이 현재 가입 신청해서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내년 말 국내 RE100 기업은 약 40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 예상…“목표 높이고 가격 낮춰야”

전망대로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재생에너지 가격은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 세계적 추세에 따라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권경락 플랜1.5 활동가는 “RE100의 확산은 정부가 주도하는 RPS에 더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는 장치로 활용되어야 하며, RE100을 위해 정부의 보급 목표를 하향한다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과거 RPS를 도입해서 운영한 국가 중에 중간에 이행연도별 의무비율을 축소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RE100을 주관하는 국제기관들도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목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지난 2일 산업부 주최로 개최된 ‘2022 산업계 탄소중립 컨퍼런스’에서 매들린 픽업 클라이밋그룹 RE100 임팩트 매니저는 “한국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목표를 최근에 21.5%로 낮춘 것을 우려한다”며 “기업들 목표를 고려해 조정이 필요하며,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에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우삼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상임이사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조달에 걱정 없이 기업 활동에 전념하도록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춰 거래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며 “이격거리 제한 등 재생에너지 시설 인허가 규제 개선, 재생에너지 계통연계를 위한 전력 인프라 확충, 재생에너지 전력 거래의 용량, 용도, 방법을 제한하지 않고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다. 널뛰는 날씨가 인류의 건강을 넘어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지속가능 시스템이 실물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미쳐 ‘기후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가열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0월 ‘2021 기후 상태 보고서’를 통해 당시 기준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09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WMO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이제 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한파와 무더위, 산불과 큰 바람 등이 세계 곳곳을 덮친다. 뜨거워지는 지구 온도를 더 늦기 전에 억제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억제해야 할까?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연중기획 <기후불황 막아라! 인류의 도전 0.99℃> 보도를 시작한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고 기후불황을 막자는 취지다. 인류의 목표였던 1.5℃ 또는 이미 넘어섰다는 경고가 나오는 1℃보다 더 억제하려는 마음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자는 취지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나의 생존과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연중기획을 통해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평균기온 상승 억제가 왜 중요한지, 달라지는 날씨와 실물경제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고 어째서 기후불황이 닥치는지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연재계획]

PART 1 인류의 새 숙제 0.99℃

 달라진 날씨의 위협과 지구 운명 바꿀 온도

 기후위기 경고하는 세계의 리더와 학자들

 널뛰는 날씨에 달라진 작물 지도

 더워지는 지구가 장바구니 물가 바꿨다

 다시 꺼내보는 교토와 파리에서의 약속

PART 2 기후불황 파도가 세계를 흔든다

 기후불황의 서막 60조 달러(북극얼음)가 녹는다

 산불은 나무가 아니라 돈을 태운다

 환경 파괴·팬데믹·글로벌 경제의 나비효과

 굶주리는 세계...식량위기가 지구를 흔든다

 기후위기 경각심...당신은 얼마나 느끼나요?

 영국과 독일에서 배운다...환경으로 경제 잡기

 美 연준 기후위기 대응 전략 보니

 기후위기 대응이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경·경제·기후 3대 위기 “대전환 절실”

 기후위기와 인플레이션의 관계

PART 3 호모플라스티쿠스 생존전략

 키워드로 정리한 0.99℃와 2050 탄소중립

 0.99프로젝트 1_하루에 한끼씩 버리겠습니까?

 0.99프로젝트 2_플라스틱 더미에 묻힌 인류

 0.99프로젝트 3_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0.99프로젝트 4_버려진 제품에 흔들리는 미래

 0.99프로젝트 5_쓰레기의 88%를 줄여볼까?

 재활용의 기술...무엇을 버리고 어떤걸 재활용하나?

PART 4 탄소중립 실천 나선 기업들

 기후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 ESG

 ESG 점수 높으면 재무성과 더 좋을까?

 플라스틱 줄이기 나서는 식음료 기업

 유해화학물질 저감 나선 화학업계

 녹색금융 확대 나선 금융계 

 스웨덴과 독일에서 본 15년전 친환경

 “내연기관을 줄여라”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 약속

PART 5 에너지에서 찾는 0.99℃ 성공열쇠

 인류세 넘는 지구...에너지 사용 줄일 수 있을까?

 0.99 성공 열쇠, 에너지전환 플랜 짚어보니

 전기사용의 2가지 키워드. 효율과 전환

 신·재생에너지 둘러싼 논란과 진실

 탄소세 이슈로 읽는 환경경제

 인류 모두의 숙제...0.99℃를 위하여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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