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재생에너지 공급량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발전사들의 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과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RE100 수요를 고려하면 2030년에는 재생에너지 수요량이 공급량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RE100을 주관하는 국제기관들이 정부의 줄어든 재생에너지 목표에 대해 나타낸 우려가 실제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 2030년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량 38.8TWh 예상

기후환경단체 ‘플랜1.5’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RPS) 목표와 RE100을 고려한 2030년 재생에너지 수요를 약 171테라와트시(TWh)로 추정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따른 2030년 전체 발전량(약 615TWh) 중에서 RPS 공급의무 발전사들의 발전 비중(약 78.6%)을 고려하면 전력공기업들을 포함한 대규모 발전사업자들의 2030년 발전량을 483TWh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25%)을 적용하면 2030년 RPS제도에 따른 재생에너지 수요는 약 120.8TWh로 예상된다. 현재 대규모 발전사업자(24개)는 전체 발전량의 일정 비율(RPS 의무비율)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해야 하며, 자체 공급 또는 시장 구매를 통해 전력망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한다.

2030년 재생에너지 수요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RPS제도뿐만 아니라 RE100에 따른 수요 증가도 고려해야 한다. 플랜1.5는 현재 RE100에 가입했거나 가입을 계획하고 있는 2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전력사용량과 향후 전력량 증가율 전망, 해당 기업들이 공표한 신규 투자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들 기업들의 2030년 전력 사용량을 추정했다. 

20개 기업의 2030년 전력 사용량 전망치에서 이들 기업의 2030년 재생에너지 구매 목표 비율을 적용하면 RE100에 따른 재생에너지 수요 산정이 가능하다. 플랜1.5의 분석 결과, 2030년 RE100 재생에너지 수요는 총 50.2TWh 수준으로 예상됐다. 향후 RE100에 가입하는 기업이 증가할 경우 재생에너지 수요는 더욱 급증할 수 있다.

◇ 정부,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 줄이고 수요도 낮출 계획

이처럼 RPS와 RE100을 고려한 2030년 재생에너지 수요가 171TWh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 계획에 따른 2030년 재생에너지 공급량은 132.2TWh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계획에 따른 2030년 전체 발전량(615TWh)에 신재생에너지 비중(21.5%)를 곱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결국 2030년 재생에너지 공급과 수요를 비교하면 수요 대비 공급량이 약 38.8TWh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RE100을 주관하는 국제기관들도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목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지난 2일 산업부 주최로 개최된 ‘2022 산업계 탄소중립 컨퍼런스’에서 매들린 픽업 클라이밋그룹 RE100 임팩트 매니저는 “한국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목표를 최근에 21.5%로 낮춘 것을 우려한다”며 “기업들 목표를 고려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가 실제 수치로 확인되면서 탄소중립 달성과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국제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혜 플랜1.5 변호사는 “만약 제10차 전력계획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한국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글로벌 트렌드에서 도태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3일 ‘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재설정된 신재생에너지 목표에 맞춰 내년부터 RPS 의무비율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가 줄어든 만큼 재생에너지 수요를 낮추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smkwon@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