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온실가스 배출량 다시 증가 전망
역대급 폭우·폭염·가뭄 등으로 전 세계 몸살 겪는 중
1.5도 넘어설 것이란 우울한 전망…구체적 실천 시작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올해 들어 1%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폐막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에는 온실가스가 410억톤 배출될 것으로 예상됐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올해 들어 1%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폐막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에는 온실가스가 410억톤 배출될 것으로 예상됐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지구 온도가 1.1도 상승한 상황에서 올해 전 세계는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았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올해 수준으로 배출되면 향후 9년 안에 지구의 온도 상승 저지선인 1.5도를 넘어설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기후 위기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구체적인 실천을 요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 다시 증가 전망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올해 들어 1%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폐막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에는 온실가스가 410억톤 배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부문별로는 화석연료 소비로 인한 배출이 370억톤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스값이 폭등해 유럽 등 각국이 석탄 소비를 확대한 데 따른 영향이 클 것이란 예상이다.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인 중국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 영향으로 배출량이 0.9% 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봉쇄 조치가 풀리면 배출량이 더욱 증가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 배출량은 석탄소비 증가로 7% 정도 상승했으나 가스 소비가 감소하면서 배출량이 10% 줄면서 전체 배출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배출량 2위와 3위를 차지하는 미국과 인도의 배출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1.5%, 인도는 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는 석탄 관련 배출량이 5%, 석유 관련 배출량은 1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 역대급 폭우·폭염·가뭄 등으로 전 세계 몸살 겪는 중 

기후 위기를 가름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온실가스 농도와 해수면 높이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14.7ppm을 기록해 2020년보다 2.3ppm 증가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10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해양 열 함량도 계속해서 증가해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서도 역대급 폭우와 폭염, 사상 최악의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석 달째 이어진 강우로 파키스탄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고, 최악의 홍수로 1200여명이 사망했으며, 약 3300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북서부 지역은 평년보다 10도가량 높은 고온이 지속됐고, 유럽에서는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이 이른 더위를 맞았으며, 영국에서는 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넘어섰다. 아시아는 중국에서 폭염이 한 달 이상 지속됐고, 일본에서도 오전 기온이 40도를 상회하고 최고 기온이 50도에 육박하기도 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지역에서의 기록적인 폭염은 가뭄으로 이어지고 발전소와 공장을 멈춰 세웠다. 중국은 1961년 이후 최악의 폭염과 가뭄으로 전력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장을 멈추는 등 피해가 컸다. 전체 전력의 약 80%를 수력 발전에서 생산하고 있는 중국 쓰촨성은 가뭄으로 댐이 말라 전력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는 제조업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럽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으로 라인강, 다뉴브강, 포강 등 주요 하천이 마르면서 운송, 산업, 에너지 등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독일에서는 폭염과 가뭄으로 라인강 수위가 평균 이하로 낮아지면서 물류 운송에 차질을 빚었다. 전력 생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7월 기준 유럽 전체 수력 발전량은 1년 전보다 20% 감소했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수력 발전량이 40% 넘게 감소했다. 전력 생산의 70%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총 56개 원자로 중 절반을 가동 중단했다. 가뭄과 수온 상승 등으로 냉각수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 한국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8월 8일 서울의 강수량은 381.5㎜였다. 하루 동안 내린 비로는 기상관측 사상 최대치였다. 비상 상황에 대한 초동 대처 미흡과 배수 관리 미비 등이 더해지면서 극심한 호우 피해를 입었다. 장마의 시기와 장마 이후의 무더위 등 오랜 날씨 법칙이 깨지고 예측 불가능한 기후위기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했다.

◇ 1.5도 넘어설 것이란 우울한 전망…구체적 실천 시작

2022년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이미 1.1도 상승했다. 1.1도 상승의 영향만으로도 올해 전 세계는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았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올해 수준으로 배출될 경우 향후 9년 안에 지구의 온도 상승 저지선인 1.5도를 넘어설 확률이 50%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를 1.5도 이하로 유지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 여분은 3800억톤이다.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탄소예산’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탄소예산은 지구의 기온을 특정 온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허용되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의미한다. 올해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한다면 9년 후에는 1.5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다. 또한 30년간 올해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할 경우 2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매년 약 14억톤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감축량은 코로나19로 인한 2020년 배출량 감소에 필적하는 것으로 매우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해도 이번 세기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4~2.6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이 약속한 이행계획대로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더라도 1.5도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번 COP27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진전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번 총회에서 채택된 ‘샤름엘셰이크 이행계획’은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26차 총회에서 밝힌 ‘1.5도 목표’를 재확인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계획이 제시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군소도서국 협상그룹(AOSIS) 등이 2025년 이전까지 전 세계 배출량 정점 달성 촉구, 글래스고 기후 합의의 석탄발전 단계적 축소, 화석연료 보조금 단계적 철폐보다 진전된 감축 노력 등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못했다.

국제사회에서 획기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많다. 하지만 지난 9월 24일 기후정의 실현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 도심에 모인 3만5천명의 시민이 모였다. 대규모 기후 행동으로 한국의 기후 운동에서 가장 큰 규모의 행사로 기록됐다. 또한 9월 한 달간 진행된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을 달성했다. 우울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실천들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끝>

지난 9월 24일 기후정의 실현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 도심에 모인 3만5천명의 시민이 모였다. 대규모 기후 행동으로 한국의 기후 운동에서 가장 큰 규모의 행사로 기록됐다.(사진=924기후행진)/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9월 24일 기후정의 실현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 도심에 모인 3만5천명의 시민이 모였다. 대규모 기후 행동으로 한국의 기후 운동에서 가장 큰 규모의 행사로 기록됐다.(사진=924기후행진)/그린포스트코리아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다. 널뛰는 날씨가 인류의 건강을 넘어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지속가능 시스템이 실물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미쳐 ‘기후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가열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0월 ‘2021 기후 상태 보고서’를 통해 당시 기준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09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WMO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이제 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한파와 무더위, 산불과 큰 바람 등이 세계 곳곳을 덮친다. 뜨거워지는 지구 온도를 더 늦기 전에 억제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억제해야 할까?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연중기획 <기후불황 막아라! 인류의 도전 0.99℃> 보도를 시작한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고 기후불황을 막자는 취지다. 인류의 목표였던 1.5℃ 또는 이미 넘어섰다는 경고가 나오는 1℃보다 더 억제하려는 마음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자는 취지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나의 생존과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총 35회에 이르는 연중기획을 통해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평균기온 상승 억제가 왜 중요한지 살펴봤다. 또 달라지는 날씨와 실물경제 사이에는 어떠한 역학관계가 일어나고, 기후위기에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진단했다. 이번 <지구 온도 1.5도 상승…우울한 전망 속 희망 찾기>를 통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편집자 주]

연재계획]

PART 1 인류의 새 숙제 0.99℃

 달라진 날씨의 위협과 지구 운명 바꿀 온도

 기후위기 경고하는 세계의 리더와 학자들

 널뛰는 날씨에 달라진 작물 지도

 더워지는 지구가 장바구니 물가 바꿨다

 다시 꺼내보는 교토와 파리에서의 약속

PART 2 기후불황 파도가 세계를 흔든다

 기후불황의 서막 60조 달러(북극얼음)가 녹는다

 산불은 나무가 아니라 돈을 태운다

 환경 파괴·팬데믹·글로벌 경제의 나비효과

 굶주리는 세계...식량위기가 지구를 흔든다

 기후위기 경각심...당신은 얼마나 느끼나요?

 영국과 독일에서 배운다...환경으로 경제 잡기

 美 연준 기후위기 대응 전략 보니

 기후위기 대응이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경·경제·기후 3대 위기 “대전환 절실”

 기후위기와 인플레이션의 관계

PART 3 호모플라스티쿠스 생존전략

 키워드로 정리한 0.99℃와 2050 탄소중립

 0.99프로젝트 1_하루에 한끼씩 버리겠습니까?

 0.99프로젝트 2_플라스틱 더미에 묻힌 인류

 0.99프로젝트 3_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0.99프로젝트 4_버려진 제품에 흔들리는 미래

 0.99프로젝트 5_쓰레기의 88%를 줄여볼까?

 재활용의 기술...무엇을 버리고 어떤걸 재활용하나?

PART 4 탄소중립 실천 나선 기업들

 기후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 ESG

 ESG 점수 높으면 재무성과 더 좋을까?

 플라스틱 줄이기 나서는 식음료 기업

 유해화학물질 저감 나선 화학업계

 녹색금융 확대 나선 금융계 

 스웨덴과 독일에서 본 15년전 친환경

 “내연기관을 줄여라”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 약속

PART 5 에너지에서 찾는 0.99℃ 성공열쇠

 인류세 넘는 지구...에너지 사용 줄일 수 있을까?

 0.99 성공 열쇠, 에너지전환 플랜 짚어보니

 전기사용의 2가지 키워드. 효율과 전환

 신·재생에너지 둘러싼 논란과 진실

 탄소세 이슈로 읽는 환경경제

 지구 온도 1.5도 상승…우울한 전망 속 희망 찾기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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