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과 수송 부문 배출량, 전체의 14.6% 차지
탄소중립, 전기·수소차와 재생에너지 전환 모두 해야 가능
자동차 생산과정, 철강과 배터리 제조 과정 고려
주요 자동차 기업들, 전 과정 탄소중립 도전 중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도로 수송 부문의 차종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승용차의 비율이 49.9%로 절반가량 차지하고, 화물차가 34.9%, 승합차 9.7%, 특수차 5.4%의 순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도로 수송 부문의 차종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승용차의 비율이 49.9%로 절반가량 차지하고, 화물차가 34.9%, 승합차 9.7%, 특수차 5.4%의 순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차 대부분을 전기·수소차로 전환해야 하며 이와 동시에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부분 전환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철강 제품과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의 탄소중립도 고려해야 한다. 자동차 기업들은 제품 생애주기 전 과정에서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생산과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생산과정과 운행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국내 자동차 생산과 수송 부문 중 도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14.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자동차 생산과 수송 부문 배출량, 전체의 14.6% 차지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국내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국가 전체 배출량의 55.7%를 차지한다. 그중 자동차 산업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497만톤으로,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 산업 등과 같이 온실가스 많이 배출하는 업종에 비해서는 배출량이 적은 업종에 속한다. 자동차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산업 부문 배출량의 1.3%, 국가 전체 배출량의 0.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또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자동차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절반가량(약 46.7%)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은 생산,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크게 생산과정과 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즉, 자동차 산업(생산) 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수송(운행) 부문의 배출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억 10만톤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의 14.4%를 차지한다.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자동차 산업과 관련 있는 도로 수송이 차지하는 비율은 96.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다른 수송 수단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율은 민간 항공이 1.6%, 해운 1.2%, 철도 0.3%로 아주 적은 수준이다. 이로써 자동차 산업의 생산과 도로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합하면 전체 배출량의 14.6%를 차지하게 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도로 수송 부문의 차종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승용차의 비율이 49.9%로 절반가량 차지하고, 화물차가 34.9%, 승합차 9.7%, 특수차 5.4%의 순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에서 회사에서 생산된 내연기관 승용차가 도로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가 자동차 산업의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과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 탄소중립, 전기·수소차와 재생에너지 전환 모두 해야 가능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면, 수송 부문은 2개의 시나리오로 전망됐다. 시나리오 A는 전체 차량의 97%가 전기·수소차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차로 전환되고, 차량 수명이 남은 최소한의 내연기관차만 운행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시나리오 B는 전체 차량의 85% 이상을 무공해차로 전환하되 잔여 내연기관차는 대체 연료를 사용한다는 전제로 제시되었다. 이에 따라 2050년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배출량 대비 97.1%(A안) 또는 90.6%(B안)가 감축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석탄과 석유, 도시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량이 2018년 전체 사용량 대비 97.4%에서 2050년에는 7.7%(A안) 또는 4.3%(B안)로 감소하고, 전력 및 신재생에너지는 2018년 2.6%에서 2050년에 92.3%(A안) 또는 95.7%(B안)로 확대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2050년 수송 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내연기관차를 전기·수소차로 대부분 전환하면서 무공해차를 운행하는 데 필요한 전력도 재생에너지로 대부분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17년 12월 30일에 발행한 ‘자동차의 전력화 확산에 대비한 수송용 에너지 가격 및 세제 개편 방향 연구’에 따르면, 내연기관차는 정유과정과 연료의 수송 및 분배 과정, 자동차 운행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전기차는 전력 발전과 송배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측정된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 각 차종별 1km 주행시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은 휘발유차는 202.4그램, 경유차는 210.5그램, LPG차량은 174.6그램이며 전기차는 107.9그램으로 측정됐다. 

이처럼 ‘전 과정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로 측정하면 전기차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 과정 평가는 제품 혹은 시스템의 전 과정에 걸친 투입물과 배출물을 정량화하는 환경영향평가 방법이다. 전 과정 평가를 통해서도 전기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내연기관차의 절반 수준이지만, 현재와 같이 화석연료의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는 모든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꾸더라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는 의미다.

◇ 자동차 생산과정, 철강과 배터리 제조 과정 고려

자동차의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 한국에서 철강 제품은 주로 건설, 자동차, 조선산업에 판매된다. 2019년 기준 철강 제품을 많이 사용한 산업은 건설(30.6%), 자동차(27.7%), 조선(19.7%) 순이다. 자동차 생산에 투입되는 철강 제품도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철강과 자동차, 전력회사 간 구체적인 협력이 시작되고 있다. 자동차 강판에 쓰이는 철강을 생산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새로운 공급망이 형성되고 있고, 저탄소 철강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을 갖추고 있다.

지난 2월 10일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독일 제철기업 잘츠기터 AG는 새로운 수소환원 공정을 통해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95% 이상 감축할 예정이며, 2026년부터는 유럽 내 BMW 공장에 저탄소 철강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제철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고로 대신 수소환원 기술을 통해 철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덴마크 풍력 전력회사 오스테드가 저탄소 철강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충당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매년 철강 50만 톤 이상을 공급받는 BMW가 전체 공급망 안에서 막대한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의 배터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의 환경 문제도 고려되어야 한다. 배터리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코발트와 리튬, 희토류 같은 자원이 있어야 한다. 전 세계 코발트의 70%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되는데, 이곳에서는 아동 노동 착취와 환경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튬은 호주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등에서 채굴되는데 그 과정에서 지하수를 많이 사용해 문제가 되고 있다. 

◇ 주요 자동차 기업들, 전 과정 탄소중립 도전 중

이에 전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과 더불어,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시설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원자재 공급과 생산, 폐기물 재활용 등 자동차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가 친환경으로 바뀌어야 진정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볼보의 스웨덴 토슬란다 공장은 브랜드 자동차 제조시설 중 최초로 탄소중립을 달성했다. 또한 볼보는 2025년까지 탄소중립 제조 공정을 완성하고 전체 차량 모델도 모두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0년부터 전 세계 공장 중 11곳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도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는 2040년까지 차량 운행, 공급망, 사업장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수준 대비 75% 감축하고,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기술) 등을 도입해 2045년까지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화한다는 계획이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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