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급증...경유·LPG차 소폭 감소
전기차, 중고차 시장에서도 관심 증가
전쟁 장기화 시 카플레이션(carflation) 계속될 듯
유럽·美캘리포니아주,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
국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노동자 10명 중 8명 공감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 친환경차의 누적 등록 대수는 124만 7,891대로 전분기보다 7.7%(8만 8,804대) 증가해 국내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2,507만 180대의 5%를 차지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 친환경차의 누적 등록 대수는 124만 7,891대로 전분기보다 7.7%(8만 8,804대) 증가해 국내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2,507만 180대의 5%를 차지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친환경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연합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을 결정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35년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해 실제 시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내연기관차 판매가 중단되면 일자리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되었고, 완성차 업체 노동자 10명 중 8명이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한 2035년 이내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친환경차 급증...경유·LPG차 소폭 감소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 중 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비율이 5%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 친환경차의 누적 등록 대수는 124만 7,891대로 전분기보다 7.7%(8만 8,804대) 증가해 국내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2,507만 180대의 5%를 차지했다. 국내 자동차 중 친환경차 비율은 2015년 말 0.9%에서 2019년 말에는 2.5%로 커졌고, 2020년 말 3.4%, 2021년 4.7%로 꾸준히 늘어났다. 

친환경차 중 하이브리드차는 2015년 말 17만 4,620대에서 2022년 3월 기준 96만 8,955대로 증가해 가장 많고 전기차는 같은 기간 5,712대에서 25만 8,253대로 빠르게 증가했다. 수소차의 누적 등록 대수는 29대에서 2만 683대로 늘어났다. 2022년 3월 기준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에서 친환경차별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하이브리드차가 3.9%, 전기차와 수소차는 각각 1%와 0.1%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에 친환경차가 30만 7,897대로 가장 많고, 서울(19만 4,162대), 인천(11만 799대), 부산(8만 491대), 경남(7만 3,184대)의 순으로 친환경차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친환경차의 비율은 제주가 8.4%로 가장 높았고, 세종(7.1%), 인천(6.6%), 서울(6.1%), 대구(5.6%)의 순이었다. 또한 수도권의 친환경차 비율이 5.5%로 비수도권 4.6%에 비해 높았다.

사용 연료별로 비교하면, 2022년 3월 기준 휘발유차는 전분기 대비 0.7%(8만 1,282대) 증가했지만, 경유차는 –0.02%(-1,967대) 소폭 감소했고, LPG차는 전분기보다 –0.5%(1만 561대) 줄었다. 반면에 전기차는 전분기 대비 11.6%(2만 6,810대) 크게 증가했고,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차도 전분기보다 각각 6.7%(6만 715대)와 6.6%(1,279대) 늘었다.

친환경차 등록추이(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친환경차 등록추이(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 전기차, 중고차 시장에서도 관심 증가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K Car(케이카)가 최근 케이카 애플리케이션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내연기관(가솔린, 디젤, LPG) 차량 검색 후 전기차를 검색하는 전환 비중이 1분기 15.4%에 달하며 전분기(11.6%) 대비 약 30%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중고차 시세에도 반영되고 있다. 케이카가 발표하는 중고차 월별 평균 시세를 보면 중고 전기차 가격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4월 기아 EV6의 시세 전망치는 3월 대비 4.7% 상승했으며, 벤츠 EQC N293, 르노 조에 등도 역시 전월 대비 2% 이상 시세가 상승할 전망이다.

◇ 전쟁 장기화 시 카플레이션(carflation) 계속될 듯

한국자동차연구원이 11일에 발표한 산업동향 자료를 보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자동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카플레이션(carflation)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난과 소재가격 급등 등에 따른 제조 원가 상승으로 각국의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며, 이러한 현상을 야기한 근본적인 문제는 현재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쟁 장기화 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러시아산 네온(Ne), 팔라듐(Pd) 공급, 우크라이나산 와이어링 하네스 등 부품 공급 문제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대(對) 러시아 경제제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과 러시아 육상 운송 제한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 등이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저렴한 전기차의 등장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지만 전기차 생산비용 저감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기업들은 프리미엄 전기차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 및 수익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 유럽·美캘리포니아주,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

한편으로는 배출가스 등 규제 대용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낮은 차종이 시장에서 자연 퇴출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호중 책임연구원은 “2025년 발표 예정인 Euro-7(유로7) 환경 기준은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최신 내연기관차도 충족하기 상당히 어려우며, 대응을 위해 대부분 차종에서 파워트레인 전동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유로7은 2014년부터 유럽에서 적용 중인 차량 배출가스 규제방안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내연기관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규제가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을 선언한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를 단계적으로 퇴출키로 했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3월 대기오염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미국 연방정부보다 더욱 강한 무공해차 전환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내연기관차의 퇴출 시기(2035년 승용, 2045년 중·대형)를 구체화하는 등 무공해차 보급목표제 강화안을 제시한 것이다.

◇ 국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노동자 10명 중 8명 공감

국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에서는 내연기관차 부품업체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도입 시기를 늦추는 안 등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내연기관 전속 부품기업 수는 2019년 기준 2,815개 사로, 국내 제조업 부문에서 자동차 부품산업은 고용의 6.2%, 생산의 6.5%, 수출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영국의 경제 컨설팅 전문기관 케임브리지 이코노메트릭스가 그린피스 의뢰로 지난달 24일 발표한 ‘한국 탈내연기관 정책의 경제환경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면 2050년 석유수입은 40.2% 감소하고, 반대급부로 국내총생산(GDP)이 0.26% 늘면서 일자리도 5만 7,000개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그린피스와 전국금속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자동차산업 노동자의 기후위기 및 정의로운 전환 인식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한국지엠에서 일하는 노동자 1,0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한 2035년 이내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에 대해 82%가 공감했고, 2030년 또는 그 이전 판매 금지에 공감한다는 응답자도 64%에 달했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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