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 업종별 3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배출량, 연평균 10%·7% 증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간접 배출 76.6%, 공정 배출 20%
“친환경 공정 핵심기술 개발과 전기 사용량 제어 필요”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1년~2020년 기간 연평균 10%로 빠르게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설비 투자를 이어가면서 DRAM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수출 호조로 지난해 94조 1,700억원의 반도체 부문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엔 10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최근 국내 경제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중요 분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산업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관련 업종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친환경 공정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전기 사용량을 제어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제품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최근 국내 경제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중요 분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산업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관련 업종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친환경 공정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전기 사용량을 제어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 업종별 3위

한국은 2020년 기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에 이어 점유율 2위(18.4%)를 차지했다. DRAM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1위(42%), SK하이닉스가 2위(29%)이며, Nand 부문에서도 삼성전자가 1위 (32%), SK하이닉스가 2위(20%)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에서도 한국은 세계 1위(36.8%)를 차지했다.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1위(73.1%), 대형 OLED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1위(86.1%)를 기록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를 포함한 국내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국가 전체 배출량의 55.7%를 차지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 산업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3,312만톤CO2eq로, 철강산업과 석유화학산업, 시멘트산업에 이어 네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4.7%, 산업부문 배출량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배출량 연평균 10%·7% 증가

국내 제조업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20개 기업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은 4개 기업이 포함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253만톤CO2eq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 중에서 배출량이 가장 많았고, 국내 제조업 중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은 3위였다.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1년~2020년 기간 연평균 10%로 빠르게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설비 투자를 이어가면서 DRAM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수출 호조로 지난해 94조 1,700억원의 반도체 부문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엔 10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475만톤CO2eq로 국내 제조업 중 15위, SK하이닉스가 469만톤CO2eq로 17위, 삼성디스플레이가 463만톤CO2eq로 18위로 조사됐다. 삼성과 같이 반도체 업종인 SK하이닉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1년~2020년 기간 연평균 7%로 빠르게 증가했고,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같은 기간 각각 2.4%, 1.9% 감소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생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생산에서 필요한 전기 사용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직접 배출, 그리고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공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발생하는 공정 배출로 구분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대규모 양산 설비를 가동하는 첨단 산업으로 전기 사용량이 막대하고 초미세 공정을 위한 화학물질 사용이 많아 공정 배출도 많이 발생한다.

산업연구원은 ‘2050 탄소중립과 제조업이 나아갈 길’ 보고서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친환경 공정 핵심기술 개발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서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래픽: 최진모 기자,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산업연구원은 ‘2050 탄소중립과 제조업이 나아갈 길’ 보고서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친환경 공정 핵심기술 개발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서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래픽: 최진모 기자,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간접 배출 76.6%, 공정 배출 20%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직접 배출량은 매우 적고, 간접 배출과 공정 배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704만톤CO2eq으로 그중 전력 사용으로 인한 간접 배출 비율은 76.6%이고, 공정 배출 비율은 20%, 직접 배출 비율은 3.3%이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제조 공정에서 과불화탄소(PFCs) 등 고정가스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정 배출이 총 배출량의 약 20%를 차지하며,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전력으로 인한 간접배출이 약 78%를 차지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박막 트랜지스터(TFT) 제작을 위한 식각과 OLED 제작을 위한 증착 과정에서 공정 가스를 사용하는데 이때 육불화황(SF6), 삼불화질소(NF3), 과불화탄소(PFCs) 등이 다량 배출된다.

전기·전자 산업의 경우 다양한 제품·부품 제조 공정과 설비에서 에너지가 소비되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가전 냉매(HFCs)와 이차전지 절연가스(SF6)에서 주로 발생하면서 전체 배출량에서 공정 배출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율이 7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간접 배출은 생산량에 따라 달라진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량 증가에 따라 간접 배출이 증가했지만, 디스플레이 산업은 생산량 변화가 크지 않아 간접 배출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공정 배출은 2016년까지는 저감장치 도입과 대체 가스 사용으로 빠르게 감소했으나 반도체는 생산량 증가로, 디스플레이는 OLED 전환으로 다시 상승했다. 

전력사용량에 비례해 발생하는 간접 배출과 달리 공정 배출은 좀 더 복잡한 구조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 공정 중 식각, 증착, 세정 등에서 온실가스인 불소 화합물이 사용된다. 주로 사용되는 불소 화합물은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삼불화질소(NF3)이며 대부분 기화하여 사용한다. 개별 가스는 각각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상이하고 분자구조에 따른 분해 난이도도 다르다. 

온실가스는 종류에 따라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지구온난화지수는 100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를 ‘1’로 보았을 때 다른 온실가스의 영향을 상대적인 숫자로 표시한 것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메탄(CH4)은 21, 수소불화탄소(HFCS)는 140~11,700, 아산화질소(N2O)는 310, 과불화탄소(PFCS)는 6,500~9,200, 육불화황(SF6)은 23,90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생산 공정에서 사용되는 불소 화합물을 더 낮은 지구온난화지수이면서 더 쉽게 분해되는 불소 화합물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이어져 왔다.

◇ “친환경 공정 핵심기술 개발과 전기 사용량 제어 필요”

산업연구원은 ‘2050 탄소중립과 제조업이 나아갈 길’ 보고서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친환경 공정 핵심기술 개발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서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초미세 공정을 위한 화학물질 사용이 많아 공정 배출량이 많이 발생한다”며 “이에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초고효율 스크러버(유해가스 저감 장치) 설치, 공정 가스 대체 등 공정 배출량 저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생산 증가와 제품 구조 변화에 의한 전력 사용량 제어가 과제이다”라고 덧붙였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민관합동 ‘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중립위원회’를 지난해 3월에 출범시켰다. 지난해 6월 제2차 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중립 위원회 회의에서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팀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지속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친환경 공정 핵심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더 나아가 저전력 반도체, 최고효율 디스플레이 등 최고의 친환경 제품 개발·공급하여 사회적 탄소 감축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저감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탄소중립 기술개발을 지원하며, 친환경 제품 개발·공급을 위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기업 간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연대와 협력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김성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은 민·관·학·연이 협력하여 획기적 기술개발을 통해 탄소중립 실현을 선도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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