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유화학 이어 3번째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
시멘트 기업 배출량, 쌍용C&E·삼표시멘트·성신양회의 순
2050년 탄소중립 위해 원료와 연료 전환해야
순환자원 재활용과 대기오염물질 감축 지원 필요

국내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을 출범시켰고, 탄소중립 실행을 위한 공동과제를 지속 발굴하고, 상호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쌍용C&E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을 출범시켰고, 탄소중립 실행을 위한 공동과제를 지속 발굴하고, 상호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쌍용C&E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시멘트 산업은 에너지다소비 산업이자 원료지향형 산업으로서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시멘트 산업은 철강과 석유화학에 이어 세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다. 시멘트 산업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료와 연료를 모두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순환자원을 적극적으로 재활용하는 한편,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철강·석유화학 이어 3번째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

한국시멘트협회의 ‘2020 한국의 시멘트 산업 통계’를 보면, 2020년 기준 국내 시멘트 생산량은 47,518천톤으로 2017년에 57,399천톤으로 생산량이 가장 많았던 시기 이후로 줄곧 감소추세다. 2020년 생산량은 2010년 생산량(47,420천톤)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의 시멘트 생산 규모는 2020년 기준 세계 13위, 시멘트 소비는 9위, 시멘트 수출은 14위를 기록했다.

국내 시멘트 산업은 최근 수입 시멘트의 증가, 슬래그 등 혼화재의 사용 비중 확대, 스틸하우스 등 대체재의 증가로 시멘트 수요가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에너지다소비 산업이자 원료지향형 산업으로서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시멘트 산업의 에너지소비량은 440만TOE로 2018년 대비 4.4% 증가했고, 석탄(유연탄)의 에너지소비량 비율이 50% 이상이다. 

시멘트 산업을 포함한 국내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국가 전체 배출량의 55.7%를 차지한다. 시멘트 산업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4,254만톤CO2eq로, 철강산업과 석유화학산업에 이어 세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다. 시멘트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6.1%, 산업부문 배출량의 약 10.9%를 차지하고 있다.

◇ 시멘트 기업 배출량, 쌍용C&E·삼표시멘트·성신양회의 순

국내 제조업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20개 기업에 시멘트 업종은 5개 기업이 포함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쌍용C&E의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987만톤CO2eq로 국내 시멘트 기업 중에서 배출량이 가장 많았고, 국내 제조업 중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삼성전자에 이은 4위였다. 삼표시멘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599만톤CO2eq로 국내 제조업 중 10위, 성신양회가 479만톤CO2eq로 13위, 한라시멘트와 한일시멘트의 제조업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는 16위와 20위로 조사됐다.

시멘트 산업은 원료와 연료 모두 온실가스 배출 요인이 된다. 주원료가 되는 석회석은 탄소와 수소 등으로 구성되어 공정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주연료가 되는 유연탄도 연소되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시멘트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비율은 공정배출이 총배출량의 약 67%를 차지하고, 직접배출이 약 27%, 간접배출이 약 6%를 차지한다. 

공정배출은 주원료인 석회석이 덩어리 상태의 중간 생성물인 클링커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화학적 변화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로서 핵심 공정인 소성 공정에서 발생한다. 직접배출은 원료의 예열과정과 소성 공정에서 유연탄, 코크스, 정제유 등의 화석연료와 폐합성수지, 폐타이어, 재생유, 폐목재 등의 대체 연료가 투입되면서 발생한다. 간접배출은 원료의 채광·분쇄·혼합, 시멘트 제조를 위한 클링커의 분쇄, 제품의 운송 및 사업장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 사용으로 발생한다. 

산업연구원은 ‘2050 탄소중립과 제조업이 나아갈 길’ 보고서에서, 시멘트 산업은 원료인 석회석에 기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해결해야 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클링커 생산에 필요한 석회석 분해에서 온실가스 배출의 절반 이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부분의 감축 없이는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석회석의 완전 대체 물질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석회석을 슬래그, 애쉬류 등의 비탄산염 원료로 대체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또한 폐합성수지 확대와 수소 열원 전환을 통해 화석연료를 대체하여 직접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었다.

◇ 2050년 탄소중립 위해 원료와 연료 전환해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면, 시멘트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수단은 원료와 연료를 전환하는 것이다. 원료를 대체하는 방법으로는 석회석 대신 산화칼슘을 함유한 산업부산물을 활용하거나 클링커 일부를 혼합재로 대체하거나 철강 공정의 부산물인 고로 슬래그 또는 화력발전소 부산물인 석탄재(플라이애쉬)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연료를 대체하는 방법은 1997년부터 유연탄의 대체재로 사용되어 온 폐타이어와 폐고무, 폐합성수지의 비중을 계속 확대하는 것이다.

한국시멘트협회 자원순환센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시멘트 산업의 폐기물 재활용량은 약 808만톤으로, 2014년 559만톤보다 44.5% 증가했다. 2020년에 시멘트 원료로 석탄재 279만톤, 오니 263만톤 등이 활용됐고, 시멘트 연료로 폐합성수지 약 141만톤, 폐타이어 19만톤이 사용됐다.

하지만 국내 시멘트 산업의 순환자원 재활용률은 해외 주요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는 20~30년 전부터 시멘트 소성로를 활용한 순환자원 재활용 기술을 활용해왔다. 그중에서 독일은 순환자원 재활용이 가장 활발한 국가로 시멘트 소성로에 사용되는 전체 연료의 68%를 순환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순환자원 연료 대체율은 23%에 불과하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에 유연탄 대신 폐합성수지(60%)와 수소 열원(40%)으로 연료가 완전히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고, 원료는 석회석이 12% 대체되고, 제조공정 중 투입되는 혼합재의 비율을 20%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통해 2050년 시멘트 업종의 배출량은 2018년 34.1백만톤CO2eq에서 53% 감축한 16.1백만톤CO2eq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멘트 산업의 순환자원 재활용(한국시멘트협회 자원순환센터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시멘트 산업의 순환자원 재활용(한국시멘트협회 자원순환센터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시멘트 업계 "탄소중립 전략 추진 중"

국내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을 출범시켰고, 탄소중립 실행을 위한 공동과제를 지속 발굴하고, 상호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쌍용C&E는 2030년 ‘탈석탄 경영’을 선언했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순환자원 처리를 확대하고 폐열발전 설비 완공에 약 2,200억 원을 투자해 유연탄 사용량을 30% 줄였다. 쌍용C&E는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2,8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ESG경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025년까지 친환경 설비에 2,71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표그룹은 2050년까지 전 사업 영역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100% 감축한다는 목표를 담은 ‘2050 탄소제로 로드맵’을 마련했고, 성신양회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6년까지 1,300억원 규모의 친환경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 주민들이 시멘트 공장 연료로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시멘트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멘트에 쓰는 폐기물 연료와 원료를 줄이고 배출가스 규제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폐기물을 활용한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대기오염 물질이 다량 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 공장에 반입된 재활용 원료와 연료는 다른 시멘트 원료와 함께 고온에서(가스온도 2,000℃, 원료온도 1,450℃) 소성되기 때문에 대부분 오염물질이 분해되거나 시멘트 원료 중에 고착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순환자원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반박한다. 또한 자원 재활용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시멘트 산업은 순환자원을 열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석탄의 사용량을 절약할 수 있고, 국가 전체적인 온실가스의 발생량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순환자원 재활용과 대기오염물질 감축 지원 필요

환경부에 따르면, 시멘트 제조업은 초미세먼지(PM 2.5) 주요 생성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업종으로, 적극적인 초미세먼지 감축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환경부가 ‘굴뚝 자동측정기기’가 부착된 전국 648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2020년도 대기오염물질 7종의 연간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업종별로는 발전업의 총 배출량이 7만 7,936톤(38%)으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고, 시멘트 제조업 5만 295톤(25%), 제철제강업 4만 4,491톤(22%), 석유화학제품업 1만 8,911톤(9%) 순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시멘트 사업장에 주로 설치되어 있는 질소산화물 오염방지시설의 효율은 대부분 40~60% 수준이며, 이를 고효율 방지시설로 개선할 경우 최대 90%에 달하는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 시멘트 소성로에 고효율 방지시설을 설치하여 질소산화물의 국내 배출허용기준(270ppm)보다 약 3.5배 강한 기준(약 77ppm)을 적용 중이다.

결국 정부가 시멘트 산업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순환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강화하고 시멘트 업계가 고효율 방지시설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대기오염물질 감축 정책과 대형 사업장의 적극적인 감축 노력으로 대기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감축하고 있다”며 “앞으로 대기오염총량제 유연성을 높이는 등 비용효과적인 감축정책을 발굴·보완하는 한편, 영세 사업장 대상 방지시설 설치 지원도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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