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소비↑...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한전·발전자회사, 국내 석탄발전소 대부분 운영 중
한전·6개 발전자회사 온실가스 배출량, 전체 대비 27.1%
한전, 탄소중립 비전 선포...해외 석탄발전 투자는 진행 중

한국전력은 지난해 11월 10일 6개 발전공기업과 함께 탄소중립 비전인 ‘ZERO for Green’을 선포했다.(한국전력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전력은 지난해 11월 10일 6개 발전공기업과 함께 탄소중립 비전인 ‘ZERO for Green’을 선포했다.(한국전력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석탄화력발전 비율이 높은 가운데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전환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석탄발전소 대부분을 운영 중인 한국전력 및 발전자회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27.1%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전력 등이 최근 들어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석탄발전이 여전히 전체 에너지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전력 소비↑...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우리나라 전기 소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90년 전력 소비량은 8,111천TOE에서 2020년 43,797천TOE로 5.4배 증가했고, 연평균 5.8%로 빠르게 늘어났다. 

전력 소비는 같은 기간 최종에너지 소비가 3배 늘어나고 연평균 3.7% 증가한 것에 비해 빠른 증가세다. 이에 따라 전체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력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 10.9%에서 2020년 19.7%로 커졌다.

전력 소비가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나고 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1990년 공공전기 및 열 생산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3,657만톤CO2eq에서 2019년 2억 4,874만톤CO2eq로 6.8배 늘어났고, 연평균 6.8% 증가했다. 

전기 및 열 생산 분야(전환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같은 기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2.4배, 연평균 3.1% 증가한 것보다 2배 이상 빠르게 늘어났다. 온실가스 총배출량에서 전환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35.5%에 이른다.

◇ 한전·발전자회사, 국내 석탄발전소 대부분 운영 중

전력 생산과 소비에서 온실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2022년 현재 한국에는 총 57기, 설비용량 35.8GW의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며 4기(4,2GW)가 건설 중이다. 

2020년 기준 석탄화력의 전력 발전량 비율은 32.6%로 가장 크며, 원자력(27.8%), LNG(19.5%), 집단에너지(7.9%), 신재생(5.4%)의 순이다. 

우리나라에서 석탄화력발전소는 최근에 건설됐거나 건설 중인 발전소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이 운영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인천광역시(영흥)와 전라남도(여수), 경상남도(삼천포)에 12기, 7.9GW를 운영 중이고, 한국중부발전은 충청남도(서천, 보령)에 9기, 6.1GW를 가동 중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충청남도(태안)에 10기, 6.1GW, 한국남부발전은 강원도(삼척), 경상남도(하동)에 10기, 6GW, 한국동서발전은 충청남도(당진)와 강원도(동해)에 12기, 6.4GW를 운영 중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전력 생산과 소비 구조는 인천광역시와 충청남도, 경상남도, 최근엔 강원도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전기를 생산하고 송전하면 서울과 경기, 부산 등 대도시에서 사용하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 전력 생산과 소비 구조는 인천광역시와 충청남도, 경상남도, 최근엔 강원도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전기를 생산하고 송전하면 서울과 경기, 부산 등 대도시에서 사용하게 되어 있다.(녹색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나라 전력 생산과 소비 구조는 인천광역시와 충청남도, 경상남도, 최근엔 강원도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전기를 생산하고 송전하면 서울과 경기, 부산 등 대도시에서 사용하게 되어 있다.(녹색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한전·6개 발전자회사 온실가스 배출량, 전체 대비 27.1%

국가 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NGMS)에 공개된 업체별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 중인 한국전력 및 6대 발전공기업의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 7,559만톤CO2eq로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인 6억 4,860만톤CO2eq의 27.1%를 차지한다.

한국전력과 6개 발전자회사는 ‘전력그룹사 2030 온실가스 감축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2017년 배출량(2억 1,100만톤CO2eq) 대비 8,000만톤CO2eq(37.9%)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석탄발전소 조기 폐기, LNG 전환 등 발전 인프라 개선과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제고, 석탄발전소 가동정지 등 친환경 발전 믹스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1월 10일 6개 발전공기업과 함께 탄소중립 비전인 ‘ZERO for Green’을 선포했다. 한국전력은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전환 부문의 탄소중립 달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전력공기업이 전환 부문의 탄소중립 달성을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며 비전 선포의 배경을 밝혔다.

‘ZERO for Green’은 에너지 생산(발전), 유통(전력망), 사용(소비 효율화) 등 전력산업 밸류체인 전 과정에 걸쳐 탄소중립을 이행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전력의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한국전력은 생산단계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발해 탈탄소화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2030년까지 태양광 2.9GW, 해상풍력 2.8GW 등 총 5.8GW 규모의 재생에너지 개발할 계획이다. 

수송단계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선제적으로 전력 계통을 보강하고 계통 안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 판매단계에서는 에너지효율 향상 사업을 확대하고 사업모델을 다각화하며 국내 ‘RE100’ 활성화를 지원한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만으로 소비하자는 자발적인 캠페인을 말한다.

◇ 한전, 탄소중립 비전 선포...해외 석탄발전 투자는 진행 중

하지만 한국전력 및 전력그룹사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국내 석탄기업에 기후위기의 책임을 묻다’ 보고서에서 “2020년 기준 한국전력 및 전력그룹사의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전체 용량의 2.75%에 불과하고 석탄발전이 전체 에너지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전력은 지속적으로 신규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참여해 해외투자자 및 연기금으로부터 기후변화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일부는 투자철회 결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전력이 신규 석탄화력발전사업에 대한 탈석탄 선언 전 2020년 추진한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및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사업에 대해 녹색연합은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의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선언 등 기후위기 대응 기조에 역행하여 추진되었다는 점에서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또한 “경제성 측면에서도 수익성이 없는 사업이며,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지역의 환경 피해를 야기하며 전 지구적 환경부정의를 야기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전력은 상향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분야별 탄소중립 세부전략과 연계한 단계별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실행계획을 적기에 수립·공표할 예정이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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