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국가 배출량 8.5%, 산업 배출량 15.3% 차지
나프타 분해 과정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 비율 높아
석유 의존도 낮출 온실가스 감축 전략 필요
“바이오 전환과 전기가열로 공정, 2030년 이후 가능”

석유화학산업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5,961만톤CO2eq로, 석유화학산업은 산업 부문에서 철강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다.(freepik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석유화학산업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5,961만톤CO2eq로, 석유화학산업은 산업 부문에서 철강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다.(freepik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국제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와 탄소세 등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무역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특히 석유를 원료뿐만 아니라 연료로도 사용하고 있어 석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혁신적인 온실가스 감축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감축 수단으로 제시되는 바이오 원료 전환과 전기가열로 공정 개선 등이 2030년 이후에나 적용 가능한 기술로 분석되었고, 업계에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 석유화학, 국가 배출량 8.5%, 산업 배출량 15.3% 차지

석유화학산업을 포함한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국가 전체 배출량의 55.7%를 차지한다. 석유화학산업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5,961만톤CO2eq로, 석유화학산업은 산업 부문에서 철강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다. 석유화학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8.5%, 산업 부문 배출량의 약 15.3%를 차지하고 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LG화학의 2020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이 817만톤CO2eq로 국내 석유화학기업 중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았고, 국내 제조업 중에서는 6위로 나타났다. 석유화학기업 중에서 LG화학 다음으로 롯데케미칼(557만톤CO2eq)과 한화토탈(479만톤CO2eq), 여천NCC(357만톤CO2eq), 금호석유화학(356만톤CO2eq)의 순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다.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은 원료(원유, 가스, 석탄)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하며, 한국은 원유를 원료로 하여 생산된 나프타(납사)를 분해하는 생산공정(NCC 공정)을 채택하고 있다. 원유를 기반으로 나프타를 사용하는 공정은 나프타를 분해하여 에틸렌(32%)과 프로필렌(16%), 부타디엔(11%), 방향족(24%), 제품 등을 생산한다. NCC 공정은 현재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서유럽, 중국, 중동, 미국 일부에서 채택하고 있는 생산 방식으로 전 세계 전체 생산량 중 44%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내 최대 비율(52%)을 차지하고 있는 가스 기반 생산공정(ECC 공정)은 셰일가스 등을 기반으로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한다. ECC 공정은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고 NCC 공정에 비해 에틸렌과 프로필렌의 수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수율은 일정한 화학적 과정을 거쳐 원자재에서 어떤 물질을 얻을 때, 이론상으로 예상했던 분량과 실제로 얻은 양과의 비율이다.

석탄을 기반으로 수소와 결합된 메탄올을 만들고 이를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정은 현재 중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글로벌 석유화학 생산 방식 중에서는 3%를 점유하고 있다. 메탄올에서 에틸렌을 생산하는 공정은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온실가스 저감 기술 중 하나로 채택되어 사용될 예정이다.

◇ 나프타 분해 과정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 비율 높아

석유화학산업은 생산 단계에 따라 업스트림(Up Stream)과 다운스트림(Down Stream) 공정으로 나뉜다. 업스트림은 나프타를 공급받아 NCC 공정을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방향족 등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단계이며, 다운스트림은 생산된 기초원료를 바탕으로 중간원료를 생산하고 합성하여 다양한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합성섬유원료 등을 생산하여 가공산업에 원료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석유화학산업에 만들어진 기초원료 제품을 바탕으로 우리가 실생활에서 널리 사용하는 다양한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옷과 신발, 가방, 휴대전화, 신용카드 등 제품들이 만들어진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특징을 보면, 업스트림에서는 나프타 분해에 따른 온실가스 직접 배출 비율이 높고, 다운스트림에서는 전력을 많이 사용해 온실가스 간접 배출 비율이 높다. 석유화학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직접 배출이 약 64%, 간접 배출은 약 34%를 차지한다. 간접 배출에서는 전력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80%를 차지한다.

◇ 석유 의존도 낮출 온실가스 감축 전략 필요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석유화학산업의 규모를 측정하는 기준인 에틸렌 생산능력에서 세계 4위이고, 세계 시장 점유율도 5% 이상인 국가 기간산업이다. 국제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와 탄소세 등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무역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석유를 원료(나프타)뿐만 아니라 연료로도 사용하고 있어 석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혁신적인 온실가스 감축 전략이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1년 발표한 ‘넷제로 보고서(Net Zero by 2050)’를 보면, 석유화학의 원료가 되는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 사용이 2050년까지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2020년과 비교하면 2050년에 석탄이 90%, 석유 75%, 천연가스는 55%만큼 에너지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줄어드는 화석연료 대신 바이오메탄과 수소, 합성메탄 등 온실가스 저배출 연료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IEA는 글로벌 화학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0년 13억톤CO2eq에서 2050년에는 6,500만톤CO2eq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학산업의 전체 에너지 중 화석연료 사용 비율도 2020년에 83%에서 2050년에는 61%로 감소하지만, 석유는 2050년에도 기초화학의 주요한 연료와 원료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 바이오·수소 원료 활용 통한 나프타 원료 전환

현재 사용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 기술 수단으로 플라스틱 재활용과 비료의 효율적 사용, 에너지효율 향상 등이 포함되었고, 2030년 이후에는 현재 개발 중인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적용과 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는 수소 생산(그린수소) 등이 주요 감축 수단으로 제시되었다.

그렇다면, 국내 석유화학산업에서 고려 중인 온실가스 감축 수단은 무엇이 있을까.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안’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수단은 나프타를 친환경 원료인 바이오 나프타로 전환하고 자원 순환을 통해 폐플라스틱 원료 활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2050년에는 현재의 휘발유와 경유 등의 수송 연료 부문 수요 구조 변화에 따라 정유산업의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나프타 기반의 석유제품 생산이 감소하는 등 정유-석유화학-정밀화학-고무 및 플라스틱 산업 전반의 생산 구조가 변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석유화학과 정유업종을 별도 분리하지 않고 통합하여 감축목표를 설정하였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석유화학 및 정유업종의 구체적인 감축 수단으로는 전기가열로 도입, 바이오매스 보일러 교체 등 연료전환과 바이오 및 수소 원료 활용을 통한 나프타 원료 전환 등이 있다. 이를 통해 2050년 석유화학 및 정유업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6,280만톤CO2eq에서 73% 감축한 1,690만톤CO2eq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은 ‘석유화학산업 탄소중립 전략과 정책적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은 4대 분야의 5대 기술이며, 이 중 원료 대체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산업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산업연구원은 ‘석유화학산업 탄소중립 전략과 정책적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은 4대 분야의 5대 기술이며, 이 중 원료 대체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산업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바이오 전환과 전기가열로 공정, 2030년 이후 가능”

산업연구원은 ‘석유화학산업 탄소중립 전략과 정책적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은 4대 분야의 5대 기술이며, 이 중 원료 대체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공정 개선 전략은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의 효율을 향상시키고, 혁신적인 촉매제를 도입함으로써 에너지 사용량 감소 및 온실가스 저감을 목표로 설정했다.

원료 대체는 기존 화석연료인 나프타를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인 바이오 나프타나 수소를 활용해 메탄올에서 에틸렌을 생산하는 방식 등으로 대체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연료 대체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 나프타분해센터 내 가열로를 전기 가열분해로로 교체하는 것이다. 자원순환은 폐플라스틱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재활용해서 원료(나프타)를 대체하는 전략이다.

산업연구원은 “플라스틱 업사이클과 공정 개선 기술 개발은 단기적으로 상용화가 가능하지만, 바이오매스 소재와 부생가스 전환, 전기가열 분해공정은 2030년 이후에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망하며,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탄소중립 전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 대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에너지와 수소 등 원료의 충분한 공급이 필수적이므로 국가 차원의 협력 전략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석유화학 및 정유업계는 지난 1월 18일 정부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기술 난이도가 높은 탄소중립 연구 개발과 안정적 사업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연구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 설비를 도입하고 상업화하는 투자 초기 단계에서 정부 세제 혜택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탄소중립 제품에 대한 인센티브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고, 산업계 전기 수요를 반영한 저렴한 재생 전기 공급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석유화학‧정유분야 지원방안을 포함한 탄소중립 기술혁신 전략로드맵을 2월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이경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감축 효과가 확실하고 현장 적용이 가능한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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