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 증명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과 일반 국민들까지 참여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하는 세입자들을 위해 건물주들의 착한 임대로 운동을 장려하는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 뉴스핌)/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하는 세입자들을 위해 건물주들의 착한 임대로 운동을 장려하는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 뉴스핌)/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유독 피해 규모가 큰 대구와 경북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범국민 운동으로 번지고 있는 ‘대구 살리기’ 행보는 마치 IMF 외환위기 당시 전 국민의 ‘금모으기 운동’을 떠올리게 한다.

공공기관과 기업, 그리고 일반 국민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기부가 또 다른 기부를 낳으면서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은 정부의 다소 허술한 방역 정책과 일부 종교단체 등의 짜증스러운 행보 속에서도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외식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자칫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된다면 각계의 피해는 감당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외식 불황, 학교 식자재 감소 등으로 판매가 부진해진 강원도 감자 홍보에 나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강원도 내 감자 재고량은 약 1만1000톤으로 다음 달까지 전량 판매돼야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최 지사가 강원도 감자 농가를 돕기 위해 지난 11일 트위터에 “핵감자 핵세일~! 못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감자탕 안 팔려서 강원도 청정 감자 재고 가득~!”이라는 글을 올리며 직접 판매에 나선 것.

최 지사는 강원도 감자 10㎏을 택배비 포함 5000원에 판매한다며 구매 링크도 함께 남겼다. 이는 시중 가격보다 50% 저렴한 금액으로, 하루분으로 준비했던 1400박스는 1시간 만에 모두 소진됐다. 구매 링크에 10만여명이 한꺼번에 몰려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소박해 보이는 행보지만 해당 감자 농가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는 게 도민들의 평가다. 여러 도내 사업이 있겠지만 도민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은 바로 이런 사업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SNS 판매 홍보글을 통해 농산물 공동구매 행사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 이재명 경기도지사 SNS)/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SNS 판매 홍보글을 통해 농산물 공동구매 행사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 이재명 경기도지사 SNS)/그린포스트코리아

◇ 우리 지역은 우리가 직접 지킨다

이런 코로나19 대응 사업은 각계에서 펼쳐지고 있다. 강원도 등과 같은 지자체 및 공공기관은 물론, 일반 기업들도 코로나19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11일 SNS 판매 홍보글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많은 분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급식용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들도 개학 연기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는데, 농가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경기도가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과 농산물 공동구매 행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농산물은 제때 출하를 못하면 특성상 고스란히 버릴 수밖에 없는데, 경기도 기준으로 그 양이 무려 348톤이나 된다. 이에 이 지사는 경기도청 공무원들에게 친환경 딸기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했다. 

더 나아가 엽채류를 경기도민에게 판매했는데, 시금치, 상추, 깻잎,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등 11개 품목을 담은 4㎏짜리 한 박스가 2만원으로, 50박스 이상 공동구매하면 2000원씩 깎아주기도 했다.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지자체 중 하나인 서울시도 사업을 발표했다. 돌봄 분야 사회서비스 전담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16일 코로나19로 기존 돌봄 서비스가 중단된 어르신과 장애인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방문·입소 ‘긴급돌봄’을 시작한 것.

대상은 기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노인장기요양 및 장애인활동지원 급여 수급자다. 우선 코로나19로 기존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이 자가 격리되거나 기타 사유로 이용하던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 경우에 ‘방문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소속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식사나 청소와 같은 일상생활을 돕고 장보기, 생필품 대신구매 등 외부활동도 지원한다. 또한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자체 인력을 중심으로 ‘긴급돌봄지원단’을 구성해 서비스를 진행한다. 향후 민간서비스기관, 유관기관(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서울요양보호사협회 등)과도 긴밀히 협조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진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대표는 “긴급돌봄서비스 제공을 통해 서울시민의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간서비스기관 등과 협력을 통해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해 코로나19 종식까지 돌봄기관의 소명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1인 1화분’ 캠페인, 야외 조경 개편 등 봄맞이 환경 개선을 통한 소비 활성화에 나섰다. (사진 한국마사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1인 1화분’ 캠페인, 야외 조경 개편 등 봄맞이 환경 개선을 통한 소비 활성화에 나섰다. (사진 한국마사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기업부터 일반 국민들까지 미담 ‘속출’

졸업, 입학식 등 연초 행사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기되거나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화훼 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한국마사회가 다양한 소비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1인 1화분’ 캠페인, 야외 조경 개편 등 봄맞이 환경 개선을 통한 소비 활성화에 나섰다. 서울, 부산경남, 제주 각 사업장별 로비에 봄맞이 대형 화훼 장식을 설치하고 사무실 별로 꽃바구니를 비치하는 등 환경 개선을 통한 새 단장에 나선 것.

특히 직원들 대상 ‘1인 1화분’ 캠페인을 시행해 나한송, 카랑코에, 신홀리페페 등 공기 정화와 산소 배출 효과가 탁월한 미니 화분을 지원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화훼 농가들 근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요즘 국민과 함께하는 공기업으로서 현 상황을 극복하고 헤쳐 나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농가를 살리기 위해 꽃과 화분으로 봄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만큼 직원들도 행복하고 농가도 웃을 수 있는, 모두에게 따뜻한 봄이 찾아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전주비빔빵 브랜드로 잘 알려진 사회적 기업 ‘천년누리 전주빵’도 착한 기부로 온라인과 SNS에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전주비빔빵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고생하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SK이노베이션과 함께 2000만원 상당 제과류를 대한적십자에 전달했다. 

특히 이번 기부가 전주비빔빵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90%나 급감한 상황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네티즌들은 착한 기부에 나선 전주비빔빵 브랜드명 앞에 ‘착한 빵집’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SNS를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진정한 사회적 기업”이라며 “이번 기부는 진정한 감동스토리라고 할 수 있고 전주비빔빵을 항상 응원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아울러 소상공인들 어려움을 돕고자 금융투자업계가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미래에셋센터원 빌딩 등 소유 건물 영세상가들 매출 회복을 위해 바우처 구매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NH선물은 화훼 수요 감소 및 가격 하락에 따라 어려움에 처한 화훼 농가를 위한 꽃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NH선물은 ‘1T1F(1Table, 1Flower)운동’을 전개하며 꽃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일반 국민들 미담도 꾸준히 전해지고 있다. 20대로 보이는 남성이 한 파출소 앞에 노란 봉투를 두고 갔는데, 마스크 11장과 사탕, 손편지가 나왔다. 편지에서 자신을 지체3급 장애인으로 소개한 남성은 “부자들만 하는 게 기부라고 생각했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 용기를 냈지만 너무 작아서 죄송하다”고 적었다.

부산의 한 할머니가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코로나 방역을 위해 써 달라며 10만원이 든 봉투를 내밀기도 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작은 정성이 모이고 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은 일반인들 기부라 국민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고 있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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