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공간·광범위한 동선...택시 실내 위생 관리 절실
“마스크 공급, 충분한 물량 아니지만 없지는 않아”
모든 곳에 마스크가 필요한 상황, 대규모 공급은 어려워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도로에서 한 개인택시 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사진에 등장한 택시는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뉴스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도로에서 한 개인택시 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사진에 등장한 택시는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뉴스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마스크 구하기가 사회적 화두다. 태어난 년도에 따라 정해진 날짜에만 공적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 이른바 '마스크 5부제'도 시행됐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승객과 만나는 택시기사들은 마스크를 원활하게 구하고 있을까? 택시 관련 단체 5곳에 직접 물어봤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중교통 이용시 주의가 요구된다. 주요 기업들은 출퇴근 시간 밀접 접촉을 피하기 위해 유연근무제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사태 초기 버스와 지하철에서는 승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좁은 공간에서 기사와 승객이 함께 이동하고 동선이 불특정한 택시는 위생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지난 2월 21일과 22일, 충북 청주와 경기 안양에서 택시기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결제 내역을 통해 승객들의 동선을 확인했는데, 현금 결제 승객 확인이 어려워 경찰의 도움을 받고서야 승객 신원을 확인했다. 당시 지자체 홈페이지에 승하차 일시와 장소, 택시 차종 등을 공개하고 현금 결제 승객을 찾아나서기도 했다.

택시기사는 불특정 다수의 손님을 응대한다. 게다가 택시는 실내 공간이 좁고 밀폐되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우려 때문일까. 최근 소비자들의 택시 이용이 줄어드는 경향도 관찰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올린 지난달 23일 이후 평일 닷새(2월24∼28일) 동안 일반 자동차 통행량은 7.5% 감소했고, 택시 영업 건수도 평상시 대비 29.2% 줄었다. 회식과 외식 등을 줄이고 이동을 자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기간 대중교통 승객수가 약 31% 줄었음을 감안하면 택시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진 상태인 것은 맞다.

◇ 택시 관련 기관에 "기사님들 마스크 수급 잘 되느냐" 물어봤더니...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운수업 종사자를 위한 마스크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본지는 택시 관련 단체 5곳에 마스크 수급 상황 등을 문의했다.

서울특별시 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합을 통해 약 11만장 정도의 마스크가 기사들에게 지급됐는데, 지금은 조합 역시 마스크 확보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운수종사자들은 고객 대면이 많아 마스크 공급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수급이 쉽지많은 않다”고 말했다.

전국개인택시연합회 관계자는 법인택시와 개인택시의 사정이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전제하면서 “요즘은 마스크를 기사가 개별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할 지자체 등에서 일부 지원을 받은 경우도 있으나 요즘은 마스크 공급이 과거에 비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 종일 마스크를 사용해야 하지만 개인택시 기사가 마스크를 직접 대량 구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마스크 수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택시복지재단을 통해 마스크를 받았고 지역에서는 지자체별로 운수종사자에 대한 마스크 지원이 있어 그곳으로부터 공급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스크가 없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관계자도 “회사에서 지급 받거나, 택시종사자 복지재단에서 일괄 구입해 지급 받는 등으로 마스크를 구했으며, 운행을 나가야 하는데 당장 마스크가 없어서 곤란했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재단을 통한 대규모 마스크 추가 공급이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택시 운수종사자 복지재단 관계자는 “10만장씩 두 번에 걸쳐 총 20만장 출고했고 추가 공급을 원해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대규모 공급이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구 경북 지역은 특히 수요가 더욱 절실해 추가 수량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지만, 요즘 모든 곳이 다 마스크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물량 확보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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