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매입 급증·외국인 매도 겹치며 원화 약세 가속… 1500원대 가능성도 거론
“금리 결정보다 한은 총재 발언이 더 중요”… 시장, 환율 방향 촉각

원화 가치가 16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며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24일 오후 3시22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6% 오른 1475.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월 말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ER)은 89.09로 낮아졌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제결제은행(BIS) 64개국 통계에서도 한국 원화 가치는 일본·중국에 이어 뒤에서 세 번째였다. 10월 한 달 하락 폭도 뉴질랜드 다음으로 컸다.
원화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내국인의 해외주식 매입 급증이 꼽힌다. 올해 1~9월 해외주식 투자액은 718억 달러에 달했다. 10년 전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국내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달러 강세 기조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달러 가치가 쉽게 꺾이지 않는 가운데 원화는 상대적으로 더 약해졌다. 국내 물가가 안정된 점 역시 실질환율을 밀어내는 요인으로 언급된다.
외국인 자금 움직임도 눈에 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는 약 2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원화 매도세가 더 강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업과 투자자 입장에선 환율 변화가 직접적인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수입기업은 원가 부담이 커지고, 해외차입금 상환비용도 늘어난다. 해외 소비를 계획한 개인 역시 환율 부담이 바로 체감된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접근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단기간에 해당 구간을 넘어설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주요 변수로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미국 연준(Fed)의 금리 변화, 해외 투자자금 이동이 거론되고 있다. 환율 변동 폭이 커진 만큼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에 따라 시장 대응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27일 예정된 금통위 결과가 간접적으로 증시 방향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라며 “부동산 가격 상승 경계심 등으로 금리 동결이 이미 컨센서스로 형성되어 있기에, 금리 결정 여부는 부차적인 사안에 국한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보다 정책 관련 한은 총재의 코멘트 이후 원·달러 환율 변화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금리 동결보다 한은 총재가 회의 직후 어떤 메시지를 내놓는지가 앞으로 환율 움직임의 핵심 변수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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