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륜형 K9A2로 현대화 사업 제안··· 155mm 탄약 현지생산도 추진
AESA 레이다 등 ‘다계층복합방호체계’ 공개··· “미 국토안보 방어 최적화”

한화는 미국 워싱턴DC에서 13~15일 열리는 'AUSA 2025' 전시회에서 K9 자주포 등을 앞세워 미국과 안보 및 경제 협력 강화를 모색한다./사진=한화
한화는 미국 워싱턴DC에서 13~15일 열리는 'AUSA 2025' 전시회에서 K9 자주포 등을 앞세워 미국과 안보 및 경제 협력 강화를 모색한다./사진=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 공략에 본격 나섰다. K9 자주포의 차세대 모델과 155mm 탄약의 현지 생산을 앞세워 한미 안보·경제 협력의 새 장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워싱턴DC에서 개막한 ‘AUSA 2025’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13일 밝혔다.

한화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279㎡ 규모의 통합부스를 마련하고,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K9 자주포의 차세대 기술력과 함께 K방산의 글로벌 시장 확대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번 전시회는 미 육군협회가 주관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지상방산 전시회로, 오는 15일까지 92개국에서 약 4만4000명이 참관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개한 차륜형 K9A2는 K9A2의 자동장전 포탑을 8×8 차륜형 플랫폼에 결합한 솔루션이다. K9A2는 지난 2022년 방위사업청과 체계개발에 착수해 현재 최종 성능검증 중인 최신예 자주포다. 자동화된 탄약 적재·장전 시스템을 갖췄다. 분당 최대 발사속도는 기존 6발에서 9발 이상으로 50% 이상 향상됐다.

미 육군은 현재 사거리·정밀도·기동성이 개선되고 재장전·지속발사 능력을 갖춘 신형 자주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는 차륜형 플랫폼의 뛰어난 기동성과 K9A2의 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미 육군의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모듈형 추진장약(MCS) 현지화 협력 방안도 집중 제안했다. 한화 MCS는 스마트 팩토리 기반 자동화 생산으로 품질 일관성과 생산 효율성을 확보한 제품이다. NATO 규격의 155mm 포탄과 높은 호환성을 자랑하며, 발사 압력과 사거리의 정밀 제어로 안전성과 효율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155mm 탄약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의 미국 현지 생산은 미 육군과 동맹국의 안정적 탄약 공급망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시스템, 국토안보용 ‘다계층복합방호체계’ 선봬

한화시스템은 이번 전시회에서 미 국토안보 분야에 특화된 다계층복합방호체계를 공개한다. 이 체계는 현대 전장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떠오른 무인기·드론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단거리 소형 AESA 레이다와 안티드론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공중 위협의 탐지–식별–무력화 과정을 통합 운용하는 이 체계는 미국 국경의 감시·경계 체계에 적용 가능하다. 특히 단거리 AESA 레이다는 저고도 공중 위협체의 탐지·추적을 통해 단거리 방공무기체계(SHORAD)의 작전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센서로 평가받는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정부와 함께 개발 중인 K9의 차세대 모델인 A2를 기반으로 미 육군에 최적의 자주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한화도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한미 동맹과 경제협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 육군 자주포 현대화 사업에 제안할 차륜형 K9A2 자주포의 모형이 미국 워싱턴DC에서 13~15일 열리는 'AUSA 2025' 전시회 부스에 전시돼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 육군 자주포 현대화 사업에 제안할 차륜형 K9A2 자주포의 모형이 미국 워싱턴DC에서 13~15일 열리는 'AUSA 2025' 전시회 부스에 전시돼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시장 장기전 선언··· 복잡한 인증·규제 돌파구는?

한화의 미국 진출 배경에는 한계가 있는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확대라는 전략적 목표가 있다. 특히 미국이 군함과 무기체계를 동맹국 내에서 조달하려는 기조가 뚜렷해지는 추세에서 한화는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

한화가 검증된 무기 체계와 대규모 자본 투자를 결합해 미국 시장에 깊숙이 뿌리내리려는 전략은 앞으로 미국 본토 시장의 문을 두드릴 다른 비서구권 방산 기업들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조선과 방산을 결합한 ‘생산+수출 통합 모델’을 미국 내에 구축하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는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응하면서도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화를 비롯한 한국 방산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안착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가장 큰 장벽은 록히드마틴,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미국 토종 방산업체들의 강력한 시장 지배력이다. 세계 방산 매출 100대 기업 중 상위권은 여전히 미국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으며, 이들은 미 국방부와 수십 년간 구축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또한 인수 비용과 운영 리스크, 초기 성과 창출까지의 시간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복잡한 방산 인증 절차와 보안 규정, 그리고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 등 제도적 진입장벽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미국 시장 진출이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현지 생산 기반 구축과 기술력 입증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북미 방산 공급망의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자국 방산업 보호를 위해 각종 규제와 인증 절차를 까다롭게 운영하고 있다”며 “단순히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시장 진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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