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I조선소·마킨 엔진공장 성공 향해 협력 확대··· 함정사업 연계 방안도 논의
“사우디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IMI조선소 성공 반드시 이끌겠다”

HD현대가 사우디와 손잡고 글로벌 조선 판도 재편에 나선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며 중동을 새로운 조선 격전지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동안 글로벌 조선 패권은 한국·중국·일본의 아시아 삼국이 주도해 왔다. 여기에 석유와 자금력을 무기로 한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세력이 들어서면서 세계 조선 판도가 아시아와 중동이 함께 주도하는 새로운 질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선박 건조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해외 영업 활동이 아닌, HD현대가 글로벌 해양 패권의 중심에 서겠다는 선언과 맞닿아 있다. 특히 사우디가 비전 2030을 통해 석유 이후 시대를 대비하는 상황에서 HD현대와의 조선 협력은 에너지 산업과 해양 물류, 국방·해양 장비까지 확장 가능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여지가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선박 건조 계약을 넘어 한국과 중동 간 전략적 동맹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50년 기술력 해외 진출··· 함정사업까지 포괄적 협력
HD현대는 25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호텔에서 정 수석부회장과 사우디 칼리드 알팔리(H.E. Khalid AlFalih) 투자부 장관이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사우디 현지에 건립 중인 합작조선소 및 엔진공장의 성공적인 가동과 조선기자재 서플라이체인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회담에서 “IMI조선소는 HD현대가 반세기 만에 설계 기술력을 수출하는 회사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사우디는 오랜 기간 협력해 온 신뢰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라며 “운영에 심혈을 기울여 최고의 조선소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사업적 성과를 넘어선다. HD현대가 1970년대 울산에서 시작된 조선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제는 기술을 수출하는 선진 기업으로 도약했음을 의미한다.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발언은 한국 조선업계가 단순 수주에서 기술 수출로 사업모델을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선언이다.
이날 회담에는 사우디 국영조선지주회사 소폰(Sofon)의 술라이만 알바브틴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해 함정 사업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민간 상선뿐만 아니라 군사용 함정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파트너십 구축에 나선 것이다.
HD현대는 사우디 동부 주베일 항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내에 IMI조선소와 마킨 엔진공장을 동시 건립하고 있다. 각각 2026년과 2027년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연간 40척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를 갖춘다.
파트너로서의 전략적 포지셔닝··· 조선기자재 생태계까지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비전 2030’ 프로젝트는 석유 의존 경제에서 탈피하려는 국가적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조선업은 핵심 육성 분야로 선정됐고, HD현대는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됐다.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회담은 단순한 비즈니스 미팅을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의 성격을 띤다. 사우디 정부의 최고위급 인사와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HD현대가 사우디의 산업 다각화 정책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회담 후 개최된 조선기자재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사우디 진출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이는 HD현대만의 성과가 아닌 한국 조선 관련 산업 전체의 해외 진출 기회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IMI조선소가 완공되면 3개의 대형 도크, 골리앗 크레인 4기, 안벽 7개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추게 된다. 이는 단순히 생산시설을 넘어 사우디 조선업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정 수석부회장의 행보를 HD현대가 단순한 조선 제조업을 넘어 기술 주도형 해양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친환경 선박과 디지털 전환 등 미래 성장동력을 토대로 반세기 기술 축적이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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