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암모니아 연료 안전·환경 기술 개발 선도
“ABS 기본인증 획득··· 세계 첫 상용화 발판 마련”
조선 빅3,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속도전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추진선 환경오염 방지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2050년 선박 에너지의 최대 43%를 암모니아 연료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 상황에서 암모니아 연료의 독성 문제를 해결한 이번 기술 개발은 한국 조선업계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HD현대중공업이 탄소중립 시대 핵심 과제였던 암모니아 연료 독성 문제를 해결, 미국 선급 인증 획득으로 상용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추진선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 관련 오염수 처리장치와 독성 위험구역 설정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미국 선급(ABS)으로부터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고 10일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개발한 핵심 기술은 ‘암모니아 폐수 선외 배출 장치(ADME)’와 ‘독성 위험구역 설정 시스템’이다. ADME는 폐수 탱크에 모인 암모니아 폐수의 배출 농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제어하는 모니터링 장치로, 허용 기준 이내에서만 선외 배출이 가능하도록 해 해양 환경오염을 원천 차단한다.
독성 위험구역 설정 시스템은 선내 암모니아 누출 위험 구역을 고·중·저위험으로 체계적으로 구분하고 구역별 맞춤형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암모니아 추진 설비와 벙커링 시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누출 사고에 대비해 선원 안전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한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연료로 주목받지만, 높은 독성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안전성 우려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MIT 연구진도 암모니아 연료 전환 시 엄격한 배출 규제와 처리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어, HD현대중공업의 기술 개발은 이러한 핵심 과제를 해결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 인증 획득으로 상용화 탄력
HD현대중공업의 이번 기술은 미국 선급(ABS)으로부터 기본인증(AIP)을 획득하며 국제적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추진선의 환경오염 방지 기술을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린 성과로,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계의 기술적 선도권을 확보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 12월 해상안전위원회에서 선박연료로서의 암모니아 공급 확대를 위한 임시 지침을 공식 채택했다. 이 지침은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의 일부를 ‘독성 공간’ 또는 ‘독성 구역’으로 구분하고, 암모니아 감지 임곗값을 설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선급(KR)은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5대 조선사와 함께 암모니아 오수의 해양 배출에 대한 국제 기준 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협의체는 암모니아 오수의 저장, 처리, 배출과 관련된 국제 기준을 수립해 2025년 IMO에 공식 제안할 계획으로, 한국이 국제 표준화 작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차세대 연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조선 빅3사, 친환경 전환 가속화
국내 조선 3사는 현재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 개발을 상당 부분 진척시킨 상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추진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을 수주한 이후 현재까지 총 4척의 암모니아 추진선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각각 독자적인 암모니아 추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그리스 아테네 국제테크포럼에서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기술은 배출되는 암모니아를 두 차례에 걸쳐 흡수해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차세대 친환경 기술로, 배기가스 배출구를 선원 거주 공간과 멀리 떨어뜨려 안전성을 강화했다.
정부도 친환경 선박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5년까지 친환경 선박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높은 LNG-암모니아 혼합연료 엔진 기술 개발과 육·해상 친환경 선박 기술 실증시설 건립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암모니아 추진선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시장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조선업계가 현재의 기술 우위를 지속 확대해 나갈 수 있느냐가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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