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핀테크 등 금융권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연구·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은행·핀테크 등 금융권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연구·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디지털 자산에 관한 법·제도 규제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면서, 금융권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싼 연구·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은행·핀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 제도적·사업적 검토와 사업 참여에 따른 필수 인프라 등을 분석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 전반에 대응하기 위해 각 관계사 유관부서로 구성된 워킹그룹을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가 구체화하고 제도 기반이 마련된다면, 은행 고유의 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책임 있는 역할을 속도감 있게 수행할 계획”이라고 그린포스트에 전했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커스터디 기업 비트고와 합작법인 ‘비트고코리아’를 설립해 가상자산 수탁업 인허가를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정진완 행장이 지난 25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업모델 발굴’ 의지를 천명했다. 정 행장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모델 발굴, 인공지능(AI) 시스템 내재화 등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자사 배달 앱 ‘땡겨요’ 결제 시스템에 연동하는 PoC(개념 검증)를 추진 중이다. 고객솔루션그룹 디지털솔루션부 산하에 5명 정도의 가상자산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IBK기업·Sh수협·BNK부산·하나은행, iM·케이뱅크 등 10개 은행과 금융결제원 등은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산하 스테이블코인 분과에서 공동 발행 사업모델 구상과 관련 연구 등을 진행 중이다.

한 금융업계 전문가는 “아직 법·제도적 큰 그림이 완성되지 않았고, 디지털 자산 관련 리스크도 여럿 남아 있다”라며, “아무래도 단독보다 협업 방식이 초기 리스크 분산에 유리하기 때문에, 연합 전선 형태로 움직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기술 도입에 비교적 발빠르게 대응해 온 핀테크 쪽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엔페이(Npay) 미디어데이'에서 “비(非)금융회사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허용되면, 제도 하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비트(두나무)는 네이버페이의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토스(비바리퍼블리카)도 다수의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등록을 신청했다. 올해 업계 전반이 등록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출원만 약 270건에 달한다.

헥토파이낸셜은 기존 신용카드, 간편현금결제, 휴대폰 결제 등 지급결제(PG)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유통 인프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외 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등과 제휴를 통해 디지털 자산 결제 생태계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코나아이는 오는 3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부터 결제까지 과정을 공개한다. 조정일 대표는 "다른 업체와 달리 코나아이는 발행부터 결제까지 완성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보유해 실물 시연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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