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거래소 시스템 오류 시간 93%가 빗썸··· 압도적 1위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간밤에 발생한 거래 중단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들에게 전액 보상을 약속했다./그래픽=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미지=픽사베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간밤에 발생한 거래 중단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들에게 전액 보상을 약속했다./그래픽=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미지=픽사베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간밤에 발생한 거래 중단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들에게 전액 보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최근 6년 간 시스템 오류 시간의 93%가 빗썸에서 발생해, '먹통 1등'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빗썸에서 거래 중단 사고가 발생해, '고객 신뢰'라는 기업의 핵심 가치를 외면한 결과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3일 빗썸은 공식 누리집을 통해 “9월 2일 오후 11시 30분경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긴급 시스템 점검으로 인해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전날(2일) 오후 11시 27분께부터 빗썸 모바일 앱·웹, PC, API에서 로그인이 지연됐고, 매수·매도 거래가 중단됐으며,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호가창이 멈췄다. 빗썸은 11시 30분쯤 긴급 점검에 들어갔고, 3일 오전 1시 9분쯤에야 거래가 재개됐다.

서비스 불안정 원인은 ‘거래 체결 시스템 오류’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빗썸 이용자들은 24시간 변동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없었고, 일부는 급매도나 급매수 기회를 놓치는 등의 피해를 봤다.

이에 빗썸은 이번 긴급 점검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 전액을 보상할 예정이다. 회원이 직접 피해 내용을 접수하면, 빗썸에서 심사를 거쳐 보상금을 지급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보상 신청은 이날부터 10월 2일까지 한 달간 이메일로 접수한다. 신청일로부터 15~30영업일 이내에 심사를 완료해 통지하고, 통지일로부터 20영업일 안에 보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직접적인 전산 장애로 인한 피해만 보상한다. 보상 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하진 않아서, 빗썸 회원이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 보상 제외 사유로 빗썸은 △정신적 피해 또는 재산상 손해 △법규 준수 또는 이상 거래 심사, 네트워크 지연 등으로 인한 매매 및 입출금 지연·차단 △주문 착오 등 회원 과실 △실제 체결이 불가한 가격대 주문 등을 명시했다.

특히, 과거에도 유사한 전산 장애로 인해 일부 이용자들이 보상을 받지 못한 사례가 있어, 이번 보상 절차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빗썸은 지난해 한때 16% 수준까지 떨어졌던 시장 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리며 업비트를 맹추격하고 있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300억 원 규모의 창업 지원 사업을 발표하는 등 통 큰 행보를 보였고 , 올해 공시대상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는 등 덩치를 키우며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외형적 성장에 집중하는 사이,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인 ‘안정적인 거래 시스템’은 수시로 멈춰 서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어 가장 중요한 ‘고객 신뢰’라는 핵심 가치를 등한시한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반복되는 시스템 오류와 불안정한 보상 정책은 누적된 불신을 폭발시키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신호로 해석된다.   

4대 거래소 중 빗썸 ‘먹통’ 사태 압도적 1등

지난해 12월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 당시에도 빗썸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는 트래픽 폭주로 인한 전산 장애를 겪었다. 또한 2018년 신규 상장 코인(이오스)의 시세 급등 시 트래픽 폭주로 1시간 30분가량 서버가 다운되었으며, 당시 투자자들은 ‘거래 내역 일체를 공개하라’며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2021년 비트코인 시세 급등락 시에도 차트 표기 오류와 거래 지연 현상이 발생해 투자자들의 불만을 샀다.   

통계 데이터는 빗썸의 시스템 불안정성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월 이승헌 국민의힘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국내 4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발생한 시스템 다운 및 오류 시간은 총 42일 8시간 40분이었다. 이 중 빗썸은 38일 21시간 16분으로 전체 장애 시간의 약 93%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또한 2020년 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발생한 시스템 오류 총 71건 중 빗썸은 42건으로 가장 많은 오류 횟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때 발생한 전산 장애와 관련해 빗썸은 보상신청 187건 중 154건(82.4%)에 대해 약 5억원을, 업비트는 1135건 중 604건(53.2%)에 대해 약 31억6000만원을 각각 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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