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C 2025’서 ‘정책 뒷받침’ 필요 강조

“미국에서 가능한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이 한국에서도 가능하도록 정책적 지원이 있다면, 저희가 국가대표 선수로서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하게 경쟁하겠다.”
지난 6월 취임한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9일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올라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정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주면, 대한민국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는 포부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국내 최대 블록체인 행사로 꼽히는 ‘업비트 D 컨퍼런스(UDC) 2025’가 막을 올렸다. UDC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행사로, 두나무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UDC를 개최해 왔다.
이번 UDC 2025 주제는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으로(Blockchain, to the Mainstream)’로, 블록체인 기술이 제도권 산업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흐름을 다뤘다.
개막 무대에서 오경석 대표는 “인터넷 혁명과 인공지능(AI) 혁명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의 공세에 (한국이) 수세적으로 대응했다면, 블록체인 혁명에서는 한국이 공격적인 포지션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금융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가교이자 금융 주권의 핵심으로 부상했다”며 “업비트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유통을 지원한다면 ‘K-금융’이 아시아를 거쳐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는 작년 기준 현물거래 금액이 1740조원에 달하는 국내 1위 거래소이자 세계에서도 ‘톱 4’에 해당하는 거래량을 자랑한다. 누적 가입자 수 1200만명, 초당 거래 체결 건수 2만건 등의 인프라도 갖췄다.
다만, 그는 정부 규제가 산업 발전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미국 1위 거래소 C사와 비교해 파생 상품 거래가 불가하고, 내국인만 가입이 가능하며, 법인 거래도 시범 허용만 되는 등 사업 측면에서 불리한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두나무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금융에 친화적인 블록체인 ‘기와(Global Infrastructure for Web3 Access, GIWA)’를 내놓을 예정이다. 기와는 고객본인확인(KYC)·자금세탁방지(AML)를 고려해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을 지원하게 된다.
디지털 자산 거래에 필수적인 ‘기와월렛’도 마련한다. 이를 통해 기존 웹2 서비스뿐만 아니라 웹3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개발자 측면에서는 디앱 개발에 친화적인 도구를 제공해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두나무는 가상자산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자금세탁 및 테러 자금조달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 표준 규제인 ‘트래블룰’의 솔루션으로 ‘베리파이 바스프’를 보유했다.두나무에 따르면, 이 솔루션은 30개국에서 150개 VASP를 연결해 누적 1800만건의 입출금을 검증했다. 거래 규모로 따지면 누적 4000억달러를 처리한 셈이다.
지난달에는 법인·기관 전용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 ‘업비트 커스터디’를 출시했다.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단계적으로 허용되면서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관리하려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서비스다.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에 100% 보관한다.
오 대표는 “우리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바탕으로 체인, 지갑, 트래블룰 솔루션, 커스터디 등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라며 “돈이 아니라 신뢰를 설계하는 시대, 그 신뢰의 레이어 위에서 미래의 금융 인프라, 그리고 글로벌로 나아가는 ‘K-금융’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키노트 세션에는 에릭 트럼프 트럼프오거니제이션 총괄 부사장이 화상으로 참석했다. 그는 “(아버지 도널드 트럼프의 낙선 이후) 모든 은행이 우릴(트럼프그룹) 거부했다”며 “선택의 여지 없이 대안을 찾아 가상자산에 관심을 가졌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정부는 관료주의 탓에 설득하기가 어렵지만, 주저하면 뒤처지는 만큼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라며 “비트코인은 누구나 공평한 환경에서 금융의 자유를 누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트럼프가 설립한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은 지난 3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유에스디원(USD1)’을 발행했다. USD1은 출시 6개월 만에 시가총액 약 25억달러를 기록하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5~6위권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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