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친환경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나서
충주 스마트캠퍼스 중심 ESG 경영 강화… 2050년 RE100 달성 목표
단순 친환경 넘어 ‘Triple 5’ 목표 달성 위한 핵심 인프라로 활용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본사 전경./사진=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본사 전경./사진=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가 친환경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 재편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2년 충주 이전과 함께 구축한 스마트캠퍼스를 중심으로 오는 2050년 RE100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한 것은 단순한 환경 경영을 넘어선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20년 경영권 분쟁의 해법, ESG로 찾다

20년 넘게 지속된 경영권 분쟁 속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선택한 돌파구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었다. 충주 이전과 함께 진행된 친환경 사업장 구축은 외부 투자자들에게 지속가능한 성장 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경영권 정당성을 확보하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실제로 회사는 ESG 평가 통합 A등급을 획득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ESG 평가 통합 A등급을 획득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2023년 신설된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기후변화 리스크 분석, 탄소중립 목표 관리 등 환경 경영을 체계화했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중장기 배당정책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은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환경규제 선제대응으로 시장 선점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친환경 전환 전략에는 글로벌 시장의 환경 규제 강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핵심이다. 북미와 유럽에서 에너지 효율 A등급 승강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독일 VDI 4707 기준 등 국제 환경 인증이 시장 진입의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K-RE100에 참여해 2030년까지 Scope 1+2 탄소배출량 63%, 2040년까지 71% 감축,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2024년에는 온실가스 12%, 에너지 사용량 7% 감축 성과를 거두며 구체적인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다.

회사는 2010년 독일기술자협회로부터 승강기 에너지 효율 A등급을 국내 최초로 획득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충주 스마트캠퍼스에 구축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과 에너지 회생 기술을 통합한 친환경 생산 체계는 최대 35% 에너지 절약 효과를 제공한다.

2024년 충주 본사를 중심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진단한 결과 도출된 개선 과제인 고효율 인버터 적용 및 주요 설비의 가동 시간 효율화를 이행했다. 이를 통해 약 65만3000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절감했다. 

글로벌 에너지 효율형 승강기 시장이 연평균 17.14%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성장하는 가운데 건물 에너지 소비의 2~5%를 차지하는 승강기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 향상은 건물 전체의 탄소 중립 달성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주 스마트캠퍼스의 7600킬로와트(kW) 규모 재생에너지 설비와 제3자 전력구매계약을 통해 연간 3472tCO2-eq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2025년 4월 중국 상해 스마트캠퍼스에도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확산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본사에 설치된 태양광패널./사진=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본사에 설치된 태양광패널./사진=현대엘리베이터

스마트 모빌리티 전환··· ‘트리플 5’ 달성 가속화

충주 스마트캠퍼스의 핵심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반 통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다. 자동화율 78%를 달성한 스마트 팩토리는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과 최적화를 통해 생산성을 38% 향상시키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AI 기반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 '미리(MIRI)'는 고장으로 인한 다운타임을 최대 43% 감소시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로봇 연동 기술과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으로의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상용화한 수직 이동 로봇 배송 서비스는 향후 스마트 시티의 핵심 인프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친환경 기술은 차별화된 경쟁력의 원천이 되며, 단순한 승강기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업계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친환경 전환이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해외사업 비중 50%, 글로벌 톱5라는 '트리플 5'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친환경 전략은 경영권 안정화, 글로벌 시장 진출, 신사업 확장이라는 다층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통합적 접근법”이라며 “기후위기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글로벌 승강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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