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부터 ‘원영적 사고’까지··· 소통 리더십의 진화
20년째 이어온 복날 선물··· 임직원 가정까지 보듬는 ‘진심 경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20년간 여름마다 임직원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감성경영’을 실천하고 있다./픽사베이 이미지, 그래픽=그린포스트코리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20년간 여름마다 임직원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감성경영’을 실천하고 있다./픽사베이 이미지, 그래픽=그린포스트코리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0년간 여름마다 6000여 임직원 가정에 삼계탕과 갈비탕 등 보양식 선물을 전달하며, 단순한 복지를 넘어선 ‘감성경영’의 상징을 만들어냈다. 강인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리더십으로, 현 회장은 혁신적 소통과 섬세한 배려, 사람 중심 경영을 실천해 왔다. 특히 신입사원 교육수료식에 직접 참석해 ‘원영적 사고(초 긍정 마인드)’와 현대정신을 강조하며, 젊은 세대와 활발히 소통해 온 그의 모습은 현대그룹이 창의성과 자발적 참여가 꽃피는 문화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 회장의 이러한 리더십은 현대그룹의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 회장이 초·중복(7.20, 7.30)을 전후로 6340명 임직원 가정에 삼계탕, 갈비탕 등 여름철 보양식 선물을 발송했다고 29일 밝혔다. 보양식은 총 4만인분에 해당하며, 국내 5314명, 해외 1116명의 현대그룹 전 임직원 집으로 배달된다. 

현 회장은 동봉한 편지에서 “무더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고 계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회사의 발전과 고객 만족의 동력은 결국 우리 모두의 건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건강 관리를 당부했다.

이어 “임직원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회사가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다”며 현대엘리베이터 아산타워 준공, 현대무벡스의 지속적인 성장, 현대아산의 역대 최대 건설 수주 등 값진 성과를 함께 언급했다.

전통과 혁신의 조화··· MZ세대까지 아우르는 소통법

현 회장의 감성경영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통적 가치와 최신 트렌드를 절묘하게 결합하는 능력에 있다. 지난 7월 신입사원 교육수료식에서 그는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원영적 사고’라는 MZ세대 유행어를 소개하며 ”긍정의 힘은 현대정신의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20년 전통의 보양식 선물을 고수하면서도 젊은 세대의 언어와 감각을 적극 수용하는 모습은 세대 간 소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현 회장이 지난 2005년 제안해 시작된 ‘비전포럼’에서도 확인된다. 124회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학습하는 장으로, 현 회장이 20년간 빠짐없이 참여하며 ”임직원들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소양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예술을 통한 창의성 자극 ‘감성경영’

현 회장의 감성경영은 문화예술 영역에서도 독창성을 발휘한다. 지난해 그룹 사옥에서 열린 ‘한낮의 재즈콘서트’는 점심시간을 활용한 70분간의 공연으로, 현 회장이 직접 참석해 임직원들과 음악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차세대 여성리더들과 함께한 아트선재센터 미술전 관람은 ‘DEI(다양성·공정·포용) 가치경영’과 예술 감상을 결합한 혁신적 시도였다.

이번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은 단순한 여가활동을 넘어서 임직원들의 창의적 사고를 자극하고 소프트 스킬을 개발하는 교육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현 회장은 ”여성리더의 고유한 감수성과 소프트 스킬이 그룹 미래 성장 기반 구축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5월 21일 오후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본사에서 진행된 ‘현대 아산타워’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5월 21일 오후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본사에서 진행된 ‘현대 아산타워’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현대그룹

임직원 가족에 대한 세심한 배려··· ‘어머니 리더십’

현 회장의 감성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임직원 가족에 대한 세심한 배려다. 매년 대학입시를 앞둔 임직원 자녀들에게 합격 기원 선물을 보내는 전통은 가족 중심의 기업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사옥 내 모성보호실을 15년째 운영하며 최근 시설을 새롭게 개선한 것은 여성 경영자로서의 실질적 이해와 배려를 반영한다.

지난해 새롭게 도입된 ‘사내 명상 프로그램’은 임직원들의 심신 안정과 업무 집중력 향상을 위한 웰빙 관리의 진화된 형태다. 무엇보다 임직원들의 고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현 회장의 감성경영 철학은 그의 개인적 경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2000년 장남이 중학생일 때 시작한 학부모 봉사활동 경험은 그의 리더십 스타일 형성에 중요한 배경이 됐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사무실에서 계단 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 하며 보여준 솔선수범의 자세는 현재의 감성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올해의 어버이’로 선정된 것은 그가 보여온 모성적 리더십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라 할 수 있다.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학부모들이 2003년에야 그가 재벌가의 며느리임을 알게 됐다는 일화는 그의 진정성 있는 소통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현 회장의 20년 감성경영 여정은 한국 기업문화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전통적 기업문화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의 수평적 소통 문화를 구축한 사례로, 다른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MZ세대의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이 급속히 변화하는 현 시점에서, 전통과 혁신을 조화시키며 세대 간 소통을 이끌어내는 그의 리더십 스타일은 주목할 만하다. 보양식 선물부터 '원영적 사고'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소통 방식은 21세기 한국 기업 리더십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 회장의 감성적 스킨십 경영을 뒷받침할 참신한 방안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며 ”그의 감성경영은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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