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철근 공장 25일간 전면 중단 ··· “공급과잉·원가부담 삼중고”
동국제강 “수급 안정 총력, 생산 재개 미정”
건설업계도 직격탄··· 공급 차질에 가격 상승 불가피

동국제강이 창사 71년 만에 처음으로 철근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 국내 철강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동국제강은 인천공장에서 철근 생산을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25일간 전면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단일 공장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철근 생산시설을 완전히 멈추는 이번 결정은 만성적인 공급과잉, 건설경기 침체, 원가 상승 등 삼중고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연매출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다. 전기로 2기와 압연라인 2기를 갖춘 이 공장은 연간 철근 220만t 생산이 가능한 단일 공장 기준 국내 최대 규모다. 이번 조치로 약 20만t의 공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부터 야간 제한 조업(가동률 60%)을 시작으로 올해 초 50% 수준까지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조절해 왔다. 하지만 시장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8월 시장 상황 변화를 지켜보고, 공급과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중단 기간 동안 연장을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며 "과잉재고 및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철강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철근 가격이 원가를 밑도는 상황에서 대형 업체의 생산 중단이 경쟁사들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공급 축소를 통한 가격 안정화 효과는 기대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철강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촉발할 수 있다"며 "업계 전반의 생산능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근 공장 셧다운 영향··· 건설업계도 직격탄
동국제강의 이번 결정은 건설업계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생산 중단 기간 동안 기존 계약 물량은 재고를 활용해 공급할 계획이지만,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 압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지난 2021년 철근 수급 대란 당시 정부가 생산 확대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와 달리 현재는 공급과잉 상황에서 업체가 자발적으로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으로 국내 건설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 착공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으며, 민간 건설 투자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철강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건설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철근 공급 차질이 건설 현장에 미칠 파급효과와 함께 중소 건설업체들의 자재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철강 산업이 전환점에 서 있다"며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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