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 美관세 ··· “친환경 고부가 제품으로 위기 극복”
포스코, 전기차용 초고강도 강판·조선용 고망간강 개발 집중
현대제철, ‘하이큐브’ 기술 활용 저탄소 강재 생산

'미국발 관세전쟁', '탄소중립'. 철강업계가 현재 마주한 과제다. 철강업계는 이를 뚫기 위해 고부가가치 친환경 제품 개발과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에너지와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으로 인식되던 철강업계는 이제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의 관세 등 글로벌 장벽에 대응하기 위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전기차용 초고강도 강판과 조선용 고망간강 개발을, 현대제철은 ‘하이큐브(Hy-Cube)’ 기술을 활용한 저탄소 강재 생산을, 동국제강은 ‘에코아크 전기로’를 도입해 고철 재활용과 탄소 저감을 확대하고 있다.
◇'고망간강' '저탄소 강재' '에코아크 전기로' '무용제 컬러강판' 등으로 경쟁력↑
포스코는 전기차와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해 초고강도 강판인 기가스틸과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하이퍼 NO를 개발했다. 이 제품들은 경량화와 에너지 효율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구를 충족하며, 글로벌 전기차 소재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기가스틸은 초고강도와 경량화를 동시에 실현한 강판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하이퍼 NO는 전기차 구동모터의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핵심 소재로, 친환경차의 성능 향상에 기여한다.
포스코는 수익성이 높은 월드 톱 프리미엄(WTP)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며 일반 제품 대비 10% 이상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WTP 판매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현재 약 50%에 달하며 포스코의 글로벌 영업이익률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이다.
또한 포스코가 개발한 고망간강은 조선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고망간강은 철에 22.5~25.5%의 망간을 첨가해 제조된다. 이 소재는 극저온(-196°C)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며 기존 소재인 9% 니켈강에 비해 약 30% 저렴하다. 또한 높은 강도와 우수한 연신율을 자랑하며 용접성도 뛰어나다.
고망간강은 특히 LNG 선박 및 저장 시설에서 큰 잠재력을 보이는데 기존에 사용되던 스테인리스강(STS316·STS304)을 대체할 수 있다. 현재 연구팀은 고망간강을 이용한 다양한 크기의 강관 제조 기술을 개발 중이다.
LNG 수요 증가와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고망간강의 시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 2023년 약 21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은 2030년까지 약 25조7천4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포스코는 고망간강이 LNG 운반선 화물창 소재로 채택될 경우 연간 약 2조원의 신규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의 고망간강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과 독일 등 경쟁국들이 20년 전부터 연구를 시작했으나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반면 포스코는 이미 양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저탄소 제품 1000만t 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LNG 수송용 고망간강과 해상풍력용 후판 등 친환경 에너지 소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는 연구개발비도 대폭 확대했다. 최근에는 초고강도 타이어 코드용 강재, 차세대 컬러강판 등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며 기술 격차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북미,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생산 능력을 확장하며 글로벌 조강 생산량을 2030년까지 5200만t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공정 시스템 구축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업계는 포스코의 고망간강 개발은 단순한 소재 혁신을 넘어 한국 조선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강산업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하이큐브는 전기로 기반의 독자적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다. 기존 전기로 기술을 발전시켜 철스크랩(고철), 탄소중립 용선, 수소환원 직접환원철(DRI)을 혼합 사용하여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고급 판재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하이큐브는 기존 고로 중심 철강사 대비 탄소 배출량을 25% 수준으로 낮추며, 자동차 강판 등 고성능 제품 생산을 통해 탄소중립 제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와 고로를 결합한 복합공정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을 약 20% 줄인 철강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기술은 철광석과 철스크랩을 혼합해 기존 고로 제품 대비 환경 영향을 줄이는 방식으로 글로벌 자동차사들의 탄소중립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특히 1.0~1.5GPa급 강판 등 초고장력 제품군은 자동차 경량화와 안전성을 동시에 충족하며 주목받고 있다.
◇급성장하는 해상풍력,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구조물용 강재와 같은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해상풍력 구조물 강재 시장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과 맞물려 철강·조선업계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세계 해상풍력용 강재 수요는 지난 2023년 215만t에서 2030년 981만t으로 약 4.5배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2028년 해상풍력 강재 수요가 100만t을 넘기고, 2030년에는 18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풍력은 대형화된 고사양 철강재를 요구하는 분야로 현대제철은 제주 해상풍력단지와 대만 프로젝트 등에서 성과를 내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에이치코어(H CORE)’를 통해 판매 채널을 디지털화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설비 투자(CAPEX)를 대폭 늘리며 복합공정 기술 개발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 ARTC와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 제조기술을 도입하며 생산 효율성과 품질을 동시에 개선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고부가가치 제품 전략은 단순히 수익 창출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탄소저감 기술, 시장 다각화, 디지털 전환을 통해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업계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철강산업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고부가가치 제품 전략은 단순히 수익 창출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탄소저감 기술, 시장 다각화, 디지털 전환을 통해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업계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계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EU와 인도의 시장 변화에 발맞춰 친환경 제품 수출 비중을 확대하며 국제 무역 질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속도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저탄소 생산 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기술로 이산화탄소 대신 수증기를 배출한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85%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연구개발(R&D)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며 친환경 설비 전환과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 도입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양사는 각각 광양과 당진에서 이 기술을 실증하며 2030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하이렉스(HyREX) 기술의 상용화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하이렉스추진반과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설립했다. 또한 데모 플랜트 실증 작업과 파일럿 설비 운영을 통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에 680㎡ 규모의 수소연구동을 건설 중이며 연내 완공 후 실증 실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연구동은 수소환원제철뿐 아니라 부생수소와 개질수소 등 다양한 수소 활용 기술을 연구하는 거점으로 활용된다.
현대제철은 기존 전기로 공정을 고도화한 신형 전기로를 2029년까지 도입해 수소환원제철과 연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냉연강판 1t당 탄소 배출량을 기존 고로 대비 9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도 ’저탄소 철강생산 로드맵‘을 통해 철스크랩 순환 생태계 구축,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민간 펀드 조성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국내 철강업계에서 독창적인 친환경 기술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축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 공정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에코아크 전기로’를 도입해 고철 재활용과 탄소 저감을 동시에 실현했다. 특히 하이퍼 전기로 기술 개발과 신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에도 주력하며 장기적으로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세계 최초로 무용제 컬러강판 ‘럭스틸 BM 유니글라스’를 개발해 바이오매스 도료를 사용한 친환경 제조 공정을 구현했다. 또한 ‘노코팅 노베이킹’ 방식과 라미나 기법을 통해 프리미엄 가전 및 건축 자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철근 대체재로 주목받는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 개발에도 착수하며 건설 및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열고 있다.
동국제강은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선택적 촉매환원 설비(SCR)와 굴뚝 원격감시 시스템(TMS) 도입에 수십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비산먼지 저감을 위한 살수 설비와 청소 차량 운영도 병행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기반의 기술 고도화와 신소재 개발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은 “친환경 제품 확대와 기술 혁신으로 미래 철강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 현대제철, 노조 성과급 ‘몽니’··· 직장폐쇄 이유 있었네
- 트럼프, "한국이 관세 4배... 알래스카 가스관 참여...반도체법 폐지" 파장
- 韓 주력 수출 품목 겨냥한 트럼프··· 숨죽인 기업들
- 미국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 "한국 예외 없다"
- 포스코, 작년 영업익 1조7322억원···전년比 25%↓
-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12일 본격화··· 철강업계 위기 속 기회될까
- 현대제철, 보름 만에 직장폐쇄 해제··· 오늘 임단협 교섭 재개
- 현대제철 노사 임단협, 30분 만에 결렬··· 노조, 즉각 파업 재개 선언
- 현대제철, 비상경영 체제 전환··· “복합위기 속 생존 위한 결단”
- 현대제철이 미국에 짓는 제철소는 '친환경' 전기로··· 8.5조 투자
- 동국제강 '스틸 포 그린' 선언··· "친환경 혁신으로 탄소중립 실현"
- 현대제철, 인천 철근 공장 전면 가동중단···시황 악화 속 특단 조치
-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초격차 기술로 난제 극복··· 초일류 소재기업으로 도약”
- 장인화 회장 “철강 넘어 미래소재 혁신이 시대적 소명”
- "위험" vs "미래 성장성"··· 현대제철 美 전기로 제철소 건립에 갑론을박
- 동국제강, 철강업계 최초 전 제품군 환경부 ‘저탄소 인증’ 취득
- 동국제강, 고부가 제품으로 신사업 출발··· “철강 침체 속 차별화 주력”
- "철강 대란 예고"··· 동국제강, 창사 71년 만에 철근 공장 문 닫는다
- 포스코홀딩스, 호주에 자원연구소 개소··· 철강·이차전지소재 연구 현지화
- 포스코·현대제철,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사활…“탄소중립 경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