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위 올라선 SK그룹, ‘ESG 중심의 경영혁신’

<편집자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은 이제 사회규범과 같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신(新)국제경제질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진국들은 기후공시와 공급망 규제 등 ESG의 기준을 강화해 새로운 무역규제의 칼로 들이밀 태세다. 결론 도출이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일부 대기업와 같이 잘못된 조직문화, 비도덕적 마케팅, 경영진의 갑질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이 무섭다. 한번 잃은 신뢰를 다시 얻기가 쉽지 않다. ESG경영의 중요성은 이제 경영전반에 전방위적으로 파고들고 있으며 그동안의 논의도 ESG를 ‘왜’(Why)’ 하는 지의 차원을 넘어 ‘무엇을(What)&어떻게(How)’ 하느냐로 확산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은 당연 최고경영자(CEO)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과 시대적 요구에 맞춰 2022년 ESG경영에서 큰 성과를 거둔 기업과 CEO를 선별, 집중 조명한다.

지난 6월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업 가치 확대를 위해 파이낸셜 스토리 재구성, 경영 시스탬 재구축 등을 주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6월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업 가치 확대를 위해 파이낸셜 스토리 재구성, 경영 시스탬 재구축 등을 주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SK그룹이 추진하는 2차전지, 자원순환 등 신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올해 자산 총액 300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SK그룹의 성과의 배경에는 ESG경영을 중심으로 한 혁신경영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경영진들은 지속되는 코로나 펜데믹과 글로벌 패권 경쟁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무엇보다 ESG경영에 집중하며, 친환경을 실현할 신기술과 신사업 창출, 사회적 가치 실현, 고객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과 SK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은 “ESG가 기업과 국가,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ESG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곧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고 이를 통해 고객의 행복을 키워 나가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자산 300조, 재계 2위로 도약한 SK그룹

2014년 SK그룹은 그룹가치 300조원을 목표로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그 목표가 올해 3분기 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186개 전체계열사의 지난해 말 총 자산은 291조969억원이다. 올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SK그룹 상장사 19곳의 6월말 기준 총자산(개별기준)은 199조5382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7조6812억원 증가했다. 이 변화추이만 봐도 SK그룹의 총자산은 300조에 육박하는 수치다.

총 자산이 8년간 연 평균 12.6%씩 성장하는 성과를 보인 SK그룹은 지난해 재계 순위 2위를 차지했고, 올해 그 성적을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의 지속적인 성과와 함께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이 추진하는 신사업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구해온 경영 혁신이 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기업 경영의 트렌드로 떠오른 ESG를 기업 경영에 내재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자원순환 등 친환경과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한 신기술과 신사업을 강조하며 사업 전반의 혁신을 강화해왔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이러한 혁신 정신은 각 계열사의 경영 전략 전반의 토대가 됐고,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탄소감축, 지구환경, 지속가능성장을 주제로 전시관을 꾸린 SK그룹. 사진은 CES 2022 SK전시관의 ‘생명의 나무(Tree of Life)’ 구역 전경(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탄소감축, 지구환경, 지속가능성장을 주제로 전시관을 꾸린 SK그룹. 사진은 CES 2022 SK전시관의 ‘생명의 나무(Tree of Life)’ 구역 전경(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ESG가 곧 기업 경쟁력”…실천하는 SK 계열사

최 회장은 국내 ESG경영 선구자로 꼽힌다. 실제 최 회장은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공식이 바뀌고 있다”며 “CEO들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성장 스토리를 제시해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 내야한다”는 고객 친화적인 ESG 경영 개념을 제시해 왔다.

특히 최 회장은 “지금까지 ESG 이슈들을 적당히 대응 또는 수비하고 리스크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관리했다면 앞으로는 정면으로 부딪쳐 돌파하고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직접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뒤 그룹 경영체질의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강조 이후 SK그룹은 기업 경영 곳곳에 ESG를 탑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대표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카본 중심’에서 ‘그린 에너지’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전환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과 유럽 등에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공장을 증설한데 이어 배터리 임대와 충전, 재활용·재사용 등 생애주기 전반을 포괄하는 2차전지 기업으로 변신했다. 또 열분해 기술을 활용, 폐플라스틱에서 석유화학 원료를 만드는 방식으로 친환경 사업도 주력하고 있다.

SKC는 필름 회사에서 친환경 소재 회사로 전환하며 ESG 경영의 대표 모델이 됐다. SKC는 2020년 전기차배터리 소재인 동박제조업체 KCFT(현 SK넥실리스)를 인수한 뒤 배터리 소재 회사로 변신했다. SK건설도 지난 해 7월 1조원 규모 국내 최대 종합폐기물처리업체 EMC홀딩스를 인수하고 회사명도 에코 플랜트로 변경하면서 친환경 기업으로 선회했다.

또한 SK그룹은 수소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2020년 말 수소사업을 전담하는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하고 SK㈜, SKE&S가 중심이 돼 수소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SK수소사업추진단은 그룹 내 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생산부터 유통,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1위 수소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SK는 2025년까지 청정 수소 28만톤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목표 아래 미국의 수소 사업 선도기업인 플러그파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한편, 세계 최초 청록수소 생산 기업인 모놀리스에 투자,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수소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10월 ‘2022 CEO세미나'를 통해 시나리오 별 전략 수립, 각 사가 추진하는 경영시스템 혁신 등을 가속화해 지속가능성장 및 기업가치를 창출할 것을 주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10월 ‘2022 CEO세미나'를 통해 시나리오 별 전략 수립, 각 사가 추진하는 경영시스템 혁신 등을 가속화해 지속가능성장 및 기업가치를 창출할 것을 주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ESG 경영 가속화로 넷제로 조기 달성’… 친환경 생태계 조성으로 지속가능 완성

SK그룹은 ESG경영을 기반으로 한 경영혁신을 앞으로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2’에 참여해 탄소감축경영 비전과 구체적 실행전략을 밝혔다. SK는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넷제로 경영을 결의했고,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에 해당하는 2억톤의 탄소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최 회장은 “넷제로는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 폭이 커져 결국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탄소감축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SK는 넷제로 조기달성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친환경 기술 생태계를 구축해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론을 디지털과 가상현실로 구현한 전시관을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22에서 선보였다. 또 지난 6월에는 SK ESG 경영의 발원지인 인등산도 같은 전시관을 재개관하며 넷제로 경영 의지를 다졌다.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이라는 이름으로 설치된 전시관에는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저장시스템으로 친환경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해 3730만 톤, 저전력반도체 등으로 AI와 반도체 생태계 구축해 1650만 톤, 차세대배터리 등 전기차배터리 생태계 구축해 750만 톤 도시유전 사업 등 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해 670만 톤을 감축하겠다는 구체적 목표치를 제시했다.

또한 SK는 탄소감축량을 정밀히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SK만의 독자적인 ‘탄소감축인증센터’를 구축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탄소감축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도 최 회장은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관계사들의 인력과 역량을 한 데 모은 ‘SK그린캠퍼스’를 지난 1월 구축했으며, 함께 관련 분야 신기술을 개발할 전문 R&D 조직도 오는 2027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 중 그린 비즈니스와 R&D 조직을 독립해 별도로 구축한 기업은 SK가 처음이다.

SK 관계자는 “SK는 친환경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탄소감축 경영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환경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공생하는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SK ESG 경영의 목표”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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