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민간발전업계 반발에도 SMP 상한제 한시적 도입
SMP 역대 최고치 기록…상한가격은?

SMP가 급등하는 만큼 전기요금(한전의 전기판매수익)은 오르지 않으면서 한전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4조3033억원에 달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발전사로부터 평균 킬로와트시(kWh)당 181원에 전력을 사서 전기소비자에게 110원에 판매했다.(사진=권승문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SMP가 급등하는 만큼 전기요금(한전의 전기판매수익)은 오르지 않으면서 한전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4조3033억원에 달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발전사로부터 평균 킬로와트시(kWh)당 181원에 전력을 사서 전기소비자에게 110원에 판매했다.(사진=권승문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가 12월부터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SMP 상한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력도매가격(SMP)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SMP 상승을 제한하지 않으면 한국전력의 적자는 계속 늘어나고 결국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한전에 전기를 판매하는 발전회사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가격 상한선과 시행 기간은 논의를 거쳐 조정될 전망이다. 

◇ 산업부, 민간발전업계 반발에도 SMP 상한제 도입 예고

2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SMP 상한제 초안을 보완하고 최종 검토 과정을 거쳐 12월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법제처에서 심의 중인 SMP 상한제는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 절차를 밟은 후 산업부 장관 고시 이후 시행될 예정이다.

SMP는 한전이 발전회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할 때 적용하는 도매가격이다. SMP 상한제는 연료비 급등으로 SMP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경우 일정 수준에서 상한을 두는 제도다. SMP 상한제가 도입되면 한전의 비용(SMP)이 낮아져 적자 폭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전기를 판매하는 발전사의 수익(SMP)은 줄어들게 된다.

SMP가 급등하는 만큼 전기요금(한전의 전기판매수익)은 오르지 않으면서 한전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4조3033억원에 달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발전사로부터 평균 킬로와트시(kWh)당 181원에 전력을 사서 전기소비자에게 110원에 판매했다.

산업부는 지난 5월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바 있다. 직전 3개월 동안 평균 SMP가 과거 10년 동안의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에 해당하면 1개월 동안 해당 전력시장 긴급정산 상한가격 제도를 적용하겠다는 안이었다. 상한가격은 과거 10년간 평균 SMP의 1.25배로 정하고자 했다. 

하지만 민간발전업계가 SMP 상한제에 대해 반시장적 규제라며 반발했고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SMP 상한제가 시행되면 민간 발전 사업자들은 경제적 손실로 영업의 자유·재산권을 침해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법안에 민간발전사의 손실보전 규정이 없고 정부가 기준과 절차를 자의적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같은 반발에 정부가 제도 마련을 위한 절차를 중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지난 7월 말 산업부는 “긴급정산상한가격 도입을 철회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절차에 대한 언급이 없고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SMP 상한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 SMP 역대 최고치 기록…상한가격은?

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SMP 상한제를 다시 도입하려는 이유는 SMP가 더욱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SMP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월 평균 SMP는 kWh당 234.75원으로 전년 동월(98.77원)보다 137.7% 상승했다. 10월 들어서는 13일 SMP가 270.24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 겨울에는 kWh당 300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지난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늘 SMP가 kWh당 270원을 넘겨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SMP 상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통상 SMP가 70원대인데 4배 정도의 가격에 전력을 구입한다는 뜻”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적자를 안 낼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4일 국감에서 “SMP 상한제 같은 방안을 도입할 수 있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부는 SMP 상한제 적용 시기를 12월부터 2월까지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앞서 고시한 개정안의 내용대로 상한가격을 정하는 경우 발전 사업자들의 반발이 우려되는 만큼 상한가격을 기존보다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상한가격을 160원으로 조정할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최소 200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력도매가격(SMP)와 한국전력의 전력판매단가 추이(자료=한전 전력통계월보/그래픽=권승문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전력도매가격(SMP)와 한국전력의 전력판매단가 추이(자료=한전 전력통계월보/그래픽=권승문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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