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해외 100% vs 국내 3%’
최근 5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연평균 16% 증가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수원·화성·평택 사업장 내 주차장, 건물, 옥상 등에 약 6만3천㎡ 규모의 태양광·지열 발전시설을 설치했다.(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수원·화성·평택 사업장 내 주차장, 건물, 옥상 등에 약 6만3천㎡ 규모의 태양광·지열 발전시설을 설치했다.(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환경경영전략’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RE100 가입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신규 반도체 제조 라인 확대 등으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 사업장에서의 재생에너지 확보 전략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 삼성, 조만간 RE100 가입 선언할 듯

삼성전자는 그동안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RE100에 가입하지 않고 있었다.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이 다른 국가에 비해 부족한 데다 기업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계속돼왔다. 

하지만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RE100에 가입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RE100 가입을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수요기업들이 국내 제조업 분야 대기업에 제품생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분야 대기업 10곳 중 3곳이 글로벌 수요기업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민간 차원의 자발적 캠페인이다. 최근 RE100 캠페인에 동참하는 기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8월 기준 애플, 구글, BMW 등 379개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 7개사,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22개사가 이미 RE100에 가입했다.

삼성전자는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꾸준히 늘려왔다.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를 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5,278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사업장의 경우는 이미 지난 2020년에 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했고, 브라질과 멕시코 사업장의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률도 각각 94%와 71%로 증가했다. 중남미와 서남아 사업장도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 삼성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해외 100% vs 국내 3%’

그러나 지난해 삼성전자의 국내외 에너지 사용량(3만3,755GWh) 대비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15.6%에 그쳤다. 이는 삼성전자가 국내 사업장의 규모와 전력 사용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 사업장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2.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국내 전력 사용량은 1만8,410GWh인데 반해 국내에서 확보한 재생에너지 규모는 약 500GWh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추후 국내 사업장의 태양광 및 지열 설비 등을 지속적으로 설치하고 녹색 프리미엄의 구매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삼성전자가 재생에너지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한 5개 기업의 전력 소비량은 47.7TWh였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1TWh에 불과했다. 상위 30개 기업으로 넓혀보면, 전력 소비량은 102.9TWh에 이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는 RE100에 가입한 기업의 전력 소비량이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보다 적지만 향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력 다소비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에 대비해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최근 5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연평균 16% 증가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국내외 온실가스 배출량은 1,740만톤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온실가스 감축량 및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신규 반도체 제조 라인의 확대 및 본격적인 가동으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가 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NGMS)에 최근 공개된 업체별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449만톤 수준으로 전년보다 15.7% 늘어났다. 최근 5년(2016~2021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평균 16%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기업(발전사 제외) 중 배출량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공정가스 처리 효율 향상 및 대체 가스 개발, 고효율 설비 교체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장기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측하고 지속적인 감축 활동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환경경영전략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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