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네덜란드에 첫 유럽 R&D센터 개소… 친환경 GIS 개발 박차
HD현대일렉트릭, 히타치에너지와 HVDC 기술 협력 MOU 체결

국내 전력기기 전문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연구개발 거점을 신설하며 친환경 전력 인프라 기술 확보에 나섰고, HD현대일렉트릭은 HVDC(초고압직류송전) 분야 글로벌 강자 히타치에너지와 손잡고 미래 전력망 사업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 효성중공업, 유럽 R&D센터로 ‘SF₆-Free’ 신기술 개발 속도

효성중공업은 1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아른험(Arnhem)에 ‘유럽 R&D 센터’를 공식 개소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 홍석인 주네덜란드 대사, 네덜란드 정부 관계자, 유럽 주요 전력회사 및 연구기관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연구소는 효성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설립한 첫 해외 전력기술 연구거점이다.
유럽은 전력 산업의 환경규제가 특히 엄격한 시장이다.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친환경 전력망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에 대응해 SF₆(육불화황)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가스절연개폐장치(GIS)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초고압 직류 송전(HVDC) 등 차세대 전력 전송 기술로 연구 범위를 확대해, 디지털 전력망 솔루션과 토털 그리드 시스템을 구현할 방침이다.
특히 아른험은 세계적인 전력설비 인증기관 'KEMA'가 위치한 지역이다. 이로써 효성은 현지 시험 데이터를 신속히 확보하고 제품 개발에 즉각 반영할 수 있는 연구 생태계를 구축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기술 신뢰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력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가겠다”며 “유럽을 중심으로 효성의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HD현대일렉트릭, 히타치와 손잡고 HVDC 국산화 가속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6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스웨덴 지속가능 파트너십 서밋’에서 히타치에너지와 ‘HVDC 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의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고, 국내 HVDC 시스템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다.
양사는 앞으로 ▲변환설비 ▲변압기 ▲제어시스템 등 HVDC 핵심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최적의 계약 모델과 실행 구조를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전압형(VSC) HVDC는 재생에너지 연계에 최적화된 송전 기술로, 실시간 양방향 전력 흐름 제어가 가능하다. 히타치에너지는 전 세계 70% 이상의 전압형 HVDC 실적을 보유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지난해 국내 완도–동제주 구간 HVDC 사업을 준공한 바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해당 사업에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했으며, 울산에 건설 중인 신공장을 HVDC 변압기 전용 생산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2030년까지 새만금-서화성 구간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히타치에너지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글로벌 HVDC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효성과 HD현대일렉트릭의 최근 행보는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주도 전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친환경·고효율 전력 기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단순히 전력 장비 제조를 넘어 수요 맞춤형 솔루션 개발 등 기술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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