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 10년 만에 상징 ‘페럼타워’ 되찾아
6450억원에 매입··· ‘내실 성장’ 모드 전환
동국제강, 영업이익 6배 급증·동국씨엠, 적자 전환

동국제강그룹이 10년 만에 그룹의 상징인 ‘페럼타워’를 다시 사들이며 장기간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성장 단계로 접어들었다.
동국제강은 25일 임시이사회를 통해 서울 중구 수하동 소재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으로부터 6450억6000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재무구조개선 과정에서 매각한 지 10년 만의 ‘고향 복귀’다.
페럼타워는 동국제강그룹이 49년간 본사로 사용해온 상징적 공간이다. 지하 6층·지상 28층 규모로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한 이 건물은 라틴어로 철을 뜻하는 '페럼(Ferrum)'에서 이름을 따왔다.
10년간 구조조정 성과 결실··· 동국 ‘헤리티지’ 계승
페럼타워 매입은 동국제강그룹의 10년간 구조조정 노력이 결실을 맺었음을 상징한다. 그룹은 2010년대 중반 업황 침체로 신용등급 조정을 겪으며 2014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이후 동국제강-유니온스틸 통합, 유아이엘 매각, 후판사업 재편 등을 거쳐 2015년 페럼타워 매각으로 약정을 조기 졸업했다.
지속적인 사업 재편 결과 신용등급은 2015년 말 투기등급(BB+)에서 2023년 BBB+(안정적)로 상승했고,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36.8%에서 99.0%로 37.8%포인트(P) 개선됐다.
동국제강은 페럼타워 매입을 통해 업황 민감도가 낮은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중심업무지구(CBD) 소재 프리미엄 빌딩 자산 운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 수익도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3분기 내 잔금 납입 등 잔부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동국의 ‘헤리티지’를 계승하며 내실 있는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6월 지주사 동국홀딩스와 철강법인 동국제강·동국씨엠 2개사로 분할하며 그룹 체제를 재정비한 바 있다. 이번 사옥 매입으로 그룹 통합 시너지 창출의 물리적 기반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편, 동국제강그룹 철강 2개 법인은 이날 2분기 잠정실적도 함께 발표했다. 동국제강은 2분기 매출 8937억원, 영업이익 299억원, 순이익 92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각각 23.2%, 603.1%, 274.6% 급증했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0%, 영업이익은 26.1%, 순이익은 60.3% 감소했다. 반면 동국씨엠은 2분기 매출 501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150억원, 순손실 276억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로 인한 원가 변동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웠던 점이 수익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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