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부 장관 후보…공직·민간 두루 거치며 에너지 경험 갖춰
국산 풍력동맹 이끌며 국내 풍력시장 활성화 모색…산업 활성화 기대

지난 2일 국내 풍력 터빈 양대 기업 두산에너빌리티와 유니슨이 전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해상풍력 산업 육성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사는 경쟁관계를 청산하고, 동맹을 맺은 것이다.
글로벌 해상풍력 강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한국 해상풍력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번 동맹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시절 추진됐다. 김 후보자의 국내 신재생에너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재명 대통령이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김정관 후보자로 내정해, 새 정부의 에너지 믹스 정책에 본격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공직·민간 두루 거친 전문가…정책 및 현장경험으로 에너지 믹스 지원
기획재정부 출신인 김 내정자는 2018년 공직을 떠나 두산경영연구원장 거쳐 2022년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두산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풍력·수소·원전·가스터빈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실적을 내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지솔루션 신사업 선점을 위해 해상풍력, 가스터빈,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신에너지 사업을 집중 육성하며 에너지 분야 전반에 진출해 있다. 김 내정자는 이 같은 사업을 주도하며 글로벌 원전 수주와 국산 가스터빈 수출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후보자는 두산경영연구원장으로 재임하기 전까지 기재부 경제정책국 내 주요 요직을 두루 맡은 정책통으로 기재부 내부에서도 에이스로 정평 받았다. 업계에서는 실물경제와 현장을 이해하는 전문가를 기용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의 질적 성장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정관 사장의 장관 후보자 내정은 업계 내부에서도 급 물살을 타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당초 이언주 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나 산업부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경제계의 추천과 실적 중심의 검증 끝에 김 사장이 낙점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 내부에서도 처음에는 민주당 내 의원이 장관 후보자로 지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이번 장관 후보자 지명은 정치권과 멀리 지내던 현직기업인이 곧바로 산업부 장관 후보로 발탁된 이례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김정관 내정자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통해 "국제 질서의 대전환이 진행되고, 미 관세조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에너지 안보와 기후위기 등 수많은 도전과제가 상존한 가운데 산업부 장관으로 내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 원전 뿐 아니라 해상풍력·가스터빈 등 산업 분야 이해도 높아
김 내정자의 발탁은 이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에서 선을 긋고,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병행하는 실용적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산업 육성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과 재생에너지 병행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원전 수주 및 SMR 등으로 원전 수혜주로 주목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정부의 체코 원전 신규 건설사업 수주에 힘을 보탰으며 SMR 대표 기업으로 발돋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자사 가스터빈 수출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사장으로 재직하며 원전 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산업 활성화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최근 유니슨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국산 풍력터빈 동맹을 맺은 것 역시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인 김 후보자와 박원서 유니슨 대표가 협력하며 물밑 작업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그동안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 경쟁관계를 이어왔지만 한국 해상풍력시장이 글로벌 기업에 빼앗기는 상황에 대응해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강점을 결합해 해상풍력 산업 육성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맺은 뒷 배경에는 김 후보자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원자력 뿐 아니라 풍력산업 발전에도 공을 들이며 이해도가 높은만큼 향후 풍력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해상풍력 발전과 국내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활약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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