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조화로운 에너지 육성 강조
산업과 에너지 분리에 반대…환경부 장관 후보자와 다른 입장 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산업과 에너지는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된 불가분의 관계"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기후에너지부 신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인공지능(AI)과 에너지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며 산업·통상·에너지 정책 간 연계를 통해 기업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친환경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며, "이를 통해 국민 생활 안정과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에너지가격 체계를 마련하고, 에너지복지도 더욱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함께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를 두고는 산업부가 협력하며 기후위기 대응에는 공감했지만 산업과 에너지 부문 분리에 대해선 기존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기후에너지부 신설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논란이 예상된다.
탄소중립 달성 과제…성장 기회 삼아 경쟁력 높일 것
김 후보자는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실현과 관련해선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도전과제를 성장 기회로 삼아 신산업을 창출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전, 수소 등 각 에너지가 현실적으로 조화되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의 에너지믹스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입지, 전력망, 시장 제도 등을 개선해 재생에너지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그 과정에서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한편 산업 측면에서 중요성이 높은 원전도 안전성과 수용성을 바탕으로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 고속도로 등 전력 인프라와 시스템을 혁신해 전력시장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지역간 전력 불균형도 해소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원전·재생에너지 함께 성장해야" 에너지원 현실적 조화 강조
이날 청문회에서 여당은 재생에너지 정책, 야당은 원자력 정책을 중심으로 질의를 이어갔다.
김 후보자는 "민간기업에 근무할 때 해외에 다닐 때는 원전을 했지만 국내에선 해상풍력을 적극적으로 했다"며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같이 가야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공공의 기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질의에 대해서는 "(두산에너빌리티 재직 당시) 국내 공기업이 국산보다 외산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며 서운하게 생각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 기업의 기자재를 공기업 같은 공공 부문이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며 해상풍력의 예비타당성 면제 등 규제 완화도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신규 원전 2기 건설 등 이전 정부에서 확정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는 "11차 전기본은 여야 간 합의를 통해서 어려운 가운데서 만들어져 기쁜 마음이었다"며 "에너지 분야가 정치에서 벗어나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합의된 내용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산업·에너지 굉장히 밀접…기후에너지부 협력하되 분리는 신중
김 후보자는 산업부에서 에너지 부문을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로 개편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그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산업과 에너지는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된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반대라고 이해해도 되나"라는 질문에도 "우려는 하고 있다"고 답변해 사실상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이로써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놓고 관련 부처 사령탑 간 의견이 갈려 앞으로 추진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표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 후보자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적 모멘텀은 분명히 필요하다"며 "다만 산업과 에너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체제를 운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 지명 후 첫 간담회에서 "AI 시대 반도체가 두뇌라면, 에너지는 심장에 해당된다"며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비쳤다. 이는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인사청문회에서 기후에너지부를 신설 관련 환경부가 에너지 부문 역할을 일부 가져갈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 온도차를 보인 것이다.
김성환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당시 "환경부와 산업부의 에너지 부문을 통합해 재편하는 방안과 양 부처의 기후정책과 에너지 관련 기능을 떼어내 별도 부처를 신설하는 방안이 모두 검토되고 있다"고 밝히며 환경부가 주도권을 갖는 통합형 부처 신설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 강화에는 양 부처 모두 동의하지만 통합형 부처 신설에 무게를 두며 에너지 분야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환경부와 에너지와 산업 연계성과 정책 실행력을 고려해 체제 유지를 주장하는 산업부 간 시각차가 뚜렷한 상황임을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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