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점유율 韓 17%·中 69%·日 9%
“글로벌 경기 둔화·고금리 기조 등 영향”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올해 4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이상 급감한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 점유율에서 중국에 큰 격차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의 대량 수주 공세에 시장 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9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64만CGT(표준선 환산t수·75척))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36만CGT) 대비 56% 감소한 수치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금리 기조, 해운업계의 신중한 투자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가별 수주 실적을 보면, 중국은 251만CGT(51척)로 전 세계 발주량의 69%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62만CGT(15척)로 점유율 17%에 그쳤다. 일본은 34만CGT(9척)로 9%였다. 

누적 수주량에서도 격차가 뚜렷했다. 올해 1~4월 누적 수주량은 중국이 682만CGT(215척)로 54%를, 한국은 280만CGT(57척)로 22%를 기록했다. 양국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지만 중국의 시장 장악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다만 한국 조선업계는 양적 수주보다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셔틀탱커 등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4월까지 총 18척, 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의 27%를 달성했다.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도 수익성 위주의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4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7.11로, 전년 동기 대비 1.7% 올랐다. 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주요 선종의 선가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업계가 친환경·고부가 선종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며 “기술 혁신과 디지털 전환, 해양플랜트 등 신사업 다각화로 중국과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4월 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1억6046만CGT로, 중국이 9467만CGT(59%)를 차지해 전년 동기 대비 2374만CGT 증가했다. 반면 한국은 3557만CGT(22%)로 362만CGT 감소했다. 중국이 저가 대량 수주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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