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력 발전 생산 어려움...공장 가동 중단
유럽, 운송·산업·에너지 등 전반에 차질

전 세계가 폭염과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올해 1~7월 지표면 온도는 평균 대비 0.86도 높았고, 기록을 시작한 143년 이래 6번째로 더웠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가 폭염과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올해 1~7월 지표면 온도는 평균 대비 0.86도 높았고, 기록을 시작한 143년 이래 6번째로 더웠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발전소와 공장을 멈춰 세우는 등 세계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수력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 공급하기 어려워지면서 핵심 제조업 시설들이 가동을 중단했다. 유럽에서도 운송, 산업, 에너지 등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문제는 이상 기온 현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상기후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기후 위기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기록적인 폭염·가뭄, 세계 경제에 타격

전 세계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올해 1~7월 지표면 온도는 평균 대비 0.86도 높았고, 기록을 시작한 143년 이래 6번째로 더웠다. 미국 북서부 지역은 평년보다 10도가량 높은 고온이 지속됐고, 유럽에서는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이 이른 더위를 맞았으며 영국에서는 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넘어섰다. 아시아는 중국에서 폭염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오전 기온이 40도를 상회하고 최고 기온이 50도에 육박하기도 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지역에서의 기록적인 폭염은 가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3대 경제권이 극심한 가뭄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토양의 수분이 증발하고 강이 마르면서 농업·제조업·운송업 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원자력·수력 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물이 부족해지면서 전력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 중국, 수력 발전 생산 어려움...공장 가동 중단

중국은 1961년 이후 최악의 폭염과 가뭄으로 전력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장을 멈추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은 15일부터 시행한 산업용 전력 사용 제한 기간을 20일에서 25일까지로 연장했다. 산업용 전력 사용 제한 조치가 연장되면서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산업계 피해도 커지고 있다.

전체 전력의 약 80%를 수력 발전에서 생산하고 있는 중국 쓰촨성은 최근 가뭄으로 댐이 말라 전력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쓰촨성에는 반도체,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의 핵심 제조업 기반 시설이 밀집해 있다. 쓰촨성에서 공급하는 전기를 사용하는 중국 동부 연안의 제조업 지역도 비상이 걸렸다. 전력난이 길어지면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만큼 전 세계 관련 산업과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에서 전력난으로 일부 지역의 산업용 전력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데, 이는 전기동 및 리튬 등 비철금속의 공급 차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 태양광 패널용 폴리실리콘 제조업체들도 전력공급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면서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기업들에도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유럽, 운송·산업·에너지 등 전반에 차질

유럽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으로 라인강, 다뉴브강, 포강 등 주요 하천이 말라가고 있다. 유럽의 주요 하천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운송, 산업, 에너지 등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위기를 더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폭염과 가뭄으로 라인강 수위가 평균 이하로 낮아지면서 물류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라인강 수위가 낮아지면 바지선을 운항할 수 없고 원재료 조달이 어려워진다. 라인강 인근에는 유럽 나프타분해설비(NCC) 30% 이상, 일부 정밀화학 제품의 경우 20% 이상이 밀집돼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에도 라인강 수위 저하로 유럽 화학업체들의 생산 차질과 공급 불가항력 선언 등이 이어졌다”며 “파이프라인과 트럭 및 철도 등 대체 운송 수단을 최대한 이용했음에도 라인강 수위 저하에 따른 선박 운송 차질로 원재료 조달 등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생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7월 기준 유럽 전체 수력 발전량은 1년 전보다 20% 감소했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수력 발전량이 40% 넘게 감소했다. 전력 생산의 70%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총 56개 원자로 중 절반을 가동 중단했다. 가뭄과 수온 상승 등으로 냉각수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 “이상 기온 현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

폭염·가뭄 등 이상 기온 현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폭염 현상은 물류 차질, 전력 부족, 생산 차질, 식량 부족의 위험을 더욱 확대해 세계 경제 성장에 추가적인 하방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번 폭염과 같은 다양한 이상기후가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계속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기후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기후 위기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황유석 책임연구원은 “최근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로 유럽 국가들의 석탄 의존도가 높아지고 폭염에 따른 에어컨 가동 증가로 석탄발전이 늘어나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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