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류세 최대폭 인하 등 물가안정 대책 발표
전기요금 인상 여부 이번 주 내 결정
“에너지 위기 대처하려면 전기요금 합리적인 인상 필요”

기회재정부는 유류세를 법정 최대한도인 37%까지 확대해 석유류 판매 가격이 인하되도록 유도하고, 전기와 가스 요금은 공기업들의 자구노력 등을 통해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19일 밝혔다.(사진 권승문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기회재정부는 유류세를 법정 최대한도인 37%까지 확대해 석유류 판매 가격이 인하되도록 유도하고, 전기와 가스 요금은 공기업들의 자구노력 등을 통해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19일 밝혔다.(사진 권승문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가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유류세 인하 등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기요금 인상 여부도 논의 중인 가운데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울러 연료비 변동성이 높은 석탄과 LNG 등 화석연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 정부 유류세 정책과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정부가 유류세를 법정 최대한도인 37%까지 확대해 석유류 판매 가격이 인하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전기와 가스 요금은 공기업들의 자구노력 등을 통해 인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19일 제1차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당면 민생 물가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석유 가격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국제 원유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19일 기준 각각 리터당 2,107.53원과 2,115.96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휘발유는 약 30%, 경유 가격은 약 47% 급등한 수치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국제 유가 상승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연료비 단가가 급등하면서 전력도매가격(SMP)도 지난 4월 kWh당 202.11원을 기록해 전년 동월 가격 76.35원 대비 2.6배나 급등했다. 전력도매가격은 5월 들어 140.34원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지난해 5월(79.10원)보다 약 77% 오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의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한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산정해 지난 16일 정부에 제출했다. 

한전은 20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022년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과 관련하여 관계부처 협의 등이 진행 중이며, 추후 그 결과를 회신받은 후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확정하도록 의견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늦어도 이번 주 내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에너지 위기 대처하려면 전기요금 합리적인 인상 필요”

주요 연구기관과 시민단체들은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원가 변동요인을 전기요금에 적기 반영하여 에너지원 간 상대가격 왜곡을 방지하고 합리적인 전력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난 4월 발표한 ‘글로벌 에너지공급망 변화와 장·단기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국내 230개 단체로 구성된 에너지시민연대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화석연료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는 사용량을 줄이거나 효율화를 통해서 수요를 낮춰야 하고 그래야만 소비자 스스로 힘으로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는 위대한 시민의식이 발휘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는 수요 관리와 효율 정책보다는 전력 요금 인상 억제 목표만을 염두에 두고 2050 탄소중립과는 거리가 먼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고, 국제적인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긴급 방안은 전기요금의 합리적 인상뿐이며, 소비 규모에 따라 요금을 정당하게 지불하는 정직한 전력 요금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전력시장이 연료비 변동성이 높은 석탄과 LNG 등 화석연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후솔루션은 “우리나라 전력의 67%가 석탄, LNG와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보니 국제 연료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 최근 발표한 ‘한전 적자, 검은 진범’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이들은 “한전 및 국내 전력시장이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한 국제 유가 변동 상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의 탄소세, 환경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세계 추세를 감안한다면 상황은 만성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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