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소나무 산림복원 위해 토양 회복 중요”
리지나뿌리썩음병, 토양미생물 회복하면 사라져

산불피해목 주변에 발생한 파상땅해파리버섯.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불피해목 주변에 발생한 파상땅해파리버섯.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올해 강원도 고성과 강릉을 비롯해 매년 크고 작은 산불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해 소중히 가꾸어 온 숲이 잿더미가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한 지역, 특히 송이버섯 산지의 경우 소나무를 재조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주의해야할 병해가 ‘리지나 운둘라타(Rhizina undulata)’라는 곰팡이 병원균에 의해 발생하는 ‘리지나뿌리썩음병’이다.

리지나뿌리썩음병은 국내에서는 소나무, 곰솔, 일본잎갈나무의 뿌리가 곰팡이 병원균에 감염돼 고사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병원균은 포자 상태로 토양 중에 존재하다가 토양 중의 온도가 높게 유지되었을 때(40℃ 이상) 포자에서 발아해 생장하기 때문에 산불, 쓰레기 매립·소각 지역에서 주로 발생되며 파상땅해파리버섯을 만들어 번식한다.

병원균은 다른 미생물이 고온의 열로 인해 사멸한 땅에 증식해 주변에 생존한 다른 소나무와 곰솔을 감염시켜 죽게 만든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토양 병해의 특성상 방제법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병의 예방이나 방제 약제는 개발된 것이 없고 감염된 나무를 제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리지나뿌리썩음병의 병원균은 다른 토양미생물이 나타나면 약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소멸한다. 소멸 이후에는 다시 포자상태로 토양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현재 소나무와 곰솔을 재조림해 산림을 복원하기 전, 다른 토양미생물이 복원되는 시기를 기다려 리지나뿌리썩음병균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현재 산불이 난 각 지역들의 산림복원에 앞서 다른 토양미생물들이 회복되는 시기를 조사하고 있다.

이상현 국립산림과학원 과장은 “리지나뿌리썩음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소나무와 곰솔이 있는 숲 근처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며 “향후 산불지역에 소나무를 재조림하는 시기를 명확히 해 리지나뿌리썩음병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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