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도시화로 인공구조물 증가...“새들이 죽어간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공구조물 증가...“새들이 죽어간다”
  • 송철호 기자
  • 승인 2019.05.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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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7년 11개 구조센터에서 8613마리 사고 후 구조돼
이후승 KEI 부연구위원 “조류가 구조물 인식하도록 장치해야”
조류충돌로 폐사한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사진 경북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 제공)
조류충돌로 폐사한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사진 경북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인공구조물이 증가하는 속도 역시 상당히 빨라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자연 생태계를 훼손해 환경을 교란하기에 이르렀고 특히 이동성이 높은 조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선·건물과의 충돌사고에서 구조되는 조류의 수는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2017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11개소에서 전선·건물과의 충돌사고로 구조된 야생조류는 8613마리(외래종 및 사육조류 제외)로 집계됐다.

이 집계는 구조한 조류에 국한된다는 자료 수집상 한계가 있지만,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2017년 12월~2018년 8월 전국 건물 유리창, 투명방음벽 등 총 56곳을 조사한 결과에서 도출된 추정치만 봐도 1년에 조류 800만마리가 벽에 부딪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멧비둘기 등 소형 텃새가 폐사하는 일이 많았다. 멧비둘기가 85마리, 직박구리 43마리, 참새 40마리, 박새 19마리 순으로 총 378마리의 조류가 인공구조물 충돌로 폐사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참매, 긴꼬리딱새도 1마리씩 발견됐다.

이후승 KEI 환경평가본부 부연구위원은 “서울 및 수도권, 충남, 부산 및 경남, 그리고 제주 일대에서 주로 증가했으며 강원과 경북 지역은 충돌사고에서 구조되는 조류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충돌사고에서 구조된 조류 현황을 살펴보면 조류의 생활사 특성에 따라 계절적으로 변화가 발생함을 알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여름에는 텃새와 여름철새의 충돌 비율이 높았고 겨울에는 겨울철새의 충돌 비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그네새의 경우 이동시기인 봄철과 가을철에 충돌 빈도가 높았으나 충돌횟수는 크지 않았다”며 “길 잃은 새는 특정한 계절적 패턴 없이 1년 내내 충돌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조류의 서식지는 다양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산에 사는 종(산새류)과 물가에 사는 종(수조류)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산새류가 수조류에 비해 더 높은 빈도로 충돌 후 구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새류의 경우 몸무게가 약 300g 이하인 소형 산새류가 전체의 67.7%로 충돌 후 구조되는 빈도가 가장 높았고 1000g 이상인 대형 조류도 약 12.2%로 두 번째 빈도를 보여줬으며 수조류는 몸무게가 1000g 이상인 중·대형종이 주로 충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연구위원은 “인공구조물과 조류충돌을 저감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국가간 큰 차이가 없다”며 “조류가 인공구조물과 충돌하는 이유는 투명한 유리창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반사된 형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등 일시적인 시각적 혼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별 특정 환경이나 건축물 특성에 따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류의 인식 혼란을 저감하거나 구조물을 인식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하지만 구조물은 명확한 설치 목적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조류를 보호하면서도 구조물 본연의 목적 훼손을 최소화하는 절충안을 찾는 것이 가장 실효적이 예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조류충돌 현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공동주택 등의 개발사업, 특히 고층건물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조류충돌은 조류의 생활사 특성, 즉 서식·번식·월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보다는 환경적 변화에 따라 발생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 환경부 제공)
조류충돌 현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공동주택 등의 개발사업, 특히 고층건물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조류충돌은 조류의 생활사 특성, 즉 서식·번식·월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보다는 환경적 변화에 따라 발생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 환경부 제공)

KEI 자료에 따르면 유리로 구성된 건물과 건물 앞 조경수 등이 서로 평행하게 위치할 경우 조경수가 유리창에 반사돼 조류충돌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때 수평적 위치에 서 있는 나무나 꽃 또는 상층부 하늘이나 구름을 반사시키는 건물의 벽면을 20~40도 기울이면 유리면에 바닥(땅)이 함께 반사돼 조류충돌을 저감할 수 있다.

또한 유리창에 어떠한 사물이 반사되려면 빛이 필요하므로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시설물, 즉 어닝(차광막)을 설치해 햇빛을 가리면 유리에 반사되는 하늘, 구름, 나무, 꽃 등으로 인한 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

이밖에 맹금류 스티커를 이용한 조류충돌 저감방안은 인공구조물과 조류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유리창에 직접 처리하는 방식이다. 조류가 유리창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도록 스티커 등을 부착하면 조망권은 나빠지지만 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

건물 내부, 즉 유리창 안쪽에 간단히 커튼이나 블라인드 등을 설치해 반사율을 낮추고 유리창을 조류에게 인식시켜 충돌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이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보고서에서 개발사업 등으로 인한 건축물, 건물의 유리창 및 소음 저감을 위한 투명방음벽 등 인공구조물과 조류의 충돌 현황을 환경부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자료를 이용해 분석했다.

연구결과 조류충돌 현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공동주택 등의 개발사업, 특히 고층건물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조류충돌은 조류의 생활사 특성, 즉 서식·번식·월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보다는 환경적 변화에 따라 발생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 부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법적·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실효적인 조류충돌 저감방안에 대한 연구 및 가이드라인이 없어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향후 큰 틀에서 법적·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보다 개발 사업자들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저감방안 가이드라인을 먼저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저감방안용 제품의 인증 및 상업용 제품의 활성화, 그리고 저감방안의 실효성 평가 여부 등의 제도적 뒷받침과 비용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건설업계와 유리산업계 및 투명방음벽 제작업체들과 함께 현재의 심각한 조류충돌 현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황과 저감방안에 대한 정보 등을 공유하고 연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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