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분기 매출 46조 돌파··· 영업이익 29% 감소
기아, 매출 28조6000억 ‘역대급’에도 영업이익 반토막
현대모비스도 영업이익↓··· 美 관세에 수익성 방어 실패

현대자동차그룹의 완성차 기업과 자동차 부품 기업인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가 올해 3분기(7~9월)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 관세 여파로 수익성이 일제히 하락했다.
3사는 모두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25%(한미 관세협정 타결 이전)의 미국 관세 부담과 인센티브 확대로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견조한 판매와 우호적 환율에도 불구하고 관세 충격이 수익성 방어력을 무너뜨렸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관세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현대차, 사상 최대 3분기 매출에도 영업이익 29% 급감
현대자동차는 지난 30일 2025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103만8353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매출 46조 7214억원, 영업이익 2조43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SUV·전동화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이는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9.2%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 낮은 5.4%에 그쳤다.
현대차는 이러한 실적에 대해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판매보증비 및 마케팅 비용 증가도 손익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북미 지역의 관세 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신흥시장 판매 둔화와 인센티브 경쟁 심화도 수익성 하락을 부추겼다.
현대차는 4분기 생산 전략 최적화와 하이브리드·EV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통해 연간 가이던스(417만대 판매) 달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관세 등 대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수익성 회복을 추진하겠다”며 “생산 다변화와 파워트레인 전략 고도화로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 기아, 매출 28조 6천억 ‘사상 최대’··· 영업이익 반토막
기아도 현대차와 비슷한 실적 흐름을 보였다. 기아는 31일 2025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3분기 78만5137대를 판매하며, 매출 28조6861억원, 영업이익 1조46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쏘렌토·카니발 등 고수익 RV 모델과 EV4 신차 효과로, 전년 동기보다 8.2% 늘며 역대 3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9.2%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률은 5.1%로 전년 동기(10%대 중반)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역시 미국 관세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아는 “미국 관세의 본격적인 영향과 인센티브 확대, 환율 변동에 따른 충당부채 평가손이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아는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확대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32.3% 증가한 20만4000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의 26.4%를 차지했다.
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전기차 신차 사이클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RV 중심의 고수익 모델을 확대하고 지역별 맞춤형 생산 전략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현대모비스, 매출 15조 돌파에도 수익성 후퇴··· 모듈사업 ‘적자 전환’
현대모비스도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관세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현대모비스도 31일 2025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3분기 매출 15조319억원,영업이익 78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1% 줄어든 수치다.
특히 관세 부담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면서 핵심사업인 모듈 및 부품 제조 부문이 370억원 규모의 적자로 전환됐다.
미국 전동화 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원가 상승과 관세 충격이 이를 상쇄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만큼 이를 기회로 글로벌 수주 확대와 제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미국 관세 부담으로 제조 부문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제품 경쟁력 강화와 함께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을 통해 손익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미 간 관세 협상이 타결돼 미국에 수출되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율이 25%에서 15%로 인하가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관세 인하가 11월 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관세 여파로 따른 4분기 실적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조금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하락이 단기적 충격에 그칠지,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될지가 관건”이라며 “전동화·하이브리드 중심의 수익 구조 다변화가 핵심 대응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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