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쌍끌이 랠리에 외국인 자금 유입
AI 모멘텀·실적 기대감에 상승세 이어져… 단기 조정 뒤에도 흐름 견조할 것

국내 증시가 연휴 이후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돌파했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쌍끌이 랠리’에 힘입어 코스피가 1년여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글로벌 반도체 훈풍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장 전체에 활기가 돌았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1.39포인트(1.73%) 오른 3610.60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약 2974조 원, 거래대금은 19조15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수는 장중 3617.86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일(3549.21)에도 2.7% 급등하며 3500선을 회복한 데 이어, 이번에는 단숨에 3600 고지를 넘어섰다.
이날 상승장을 이끈 건 단연 반도체였다. 삼성전자는 6.07% 급등한 9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8.22% 오른 42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558조8138억 원, SK하이닉스는 311조 원으로 각각 불어났다. 두 종목의 상승세만으로도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이 하루 새 약 50조 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5.57%), 두산에너빌리티(+14.97%), NAVER(+5.73%) 등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9.9%)은 전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조정됐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기계, 서비스업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코스피 지수는 연휴 전후로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여왔다. 9월 26일 3386.05까지 밀렸던 지수는 10월 들어 단 3거래일 만에 200포인트 이상 뛰었다. 1일 3455.83(+0.91%), 2일 3549.21(+2.70%), 10일 3610.60(+1.73%)으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등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 회복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휴 기간 동안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 종목이 일제히 상승한 영향도 컸다. 뉴욕증시에서는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5~8%대 급등했고, 도쿄증시에서는 도쿄일렉트론 등 장비주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반등 기대감이 증시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퀄컴에 2나노 기반 차세대 AP 샘플을 공급하며 기술력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GB300’에 자사 HBM3E가 탑재될 예정이라는 보도가 전해지며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AI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외국인 수급도 뚜렷하게 반전됐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코스피 현물에서 약 5000억 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이 중 4000억 원가량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 기관과 개인의 차익 매물이 일부 나왔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이를 상쇄하며 장 전체를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AI 관련 업종 중심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되고 있고, 주요 기업의 3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등이 단순한 이벤트성 반등이라기보다 업황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요 확대와 글로벌 수급 변화가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국 셧다운 리스크 등 매크로 불확실성과 9월 이후 단기간 급등에 따른 부담, 반도체 업종의 단기 쏠림 해소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일시적인 가격 되돌림은 불가피할 수 있다”며 “다만 AI 모멘텀과 3분기 실적 기대감, 정책 기대 등 상방 요인을 감안할 때 증시 상승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 국면이 오더라도 매수 전략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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