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은 ‘사상 최대’·TV는 ‘최악’
미국 관세 폭탄에 글로벌 침체까지 ‘삼중고’
전장·B2B 사업,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부상

지난 3월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와 중장기 사업 전략 방향을 설명하고 있는 조주완 LG전자 CEO./사진=LG전자
지난 3월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와 중장기 사업 전략 방향을 설명하고 있는 조주완 LG전자 CEO./사진=LG전자

LG전자의 2025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LG전자는 25일 2분기 확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20조73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6% 급감하며 6394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1위 가전업체조차 피해갈 수 없는 ‘완벽한 역풍’을 보여준다. 미국의 철강 관세 인상과 물류비 폭증, 글로벌 경기 침체가 동시에 덮친 결과다.

하지만 사업부별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생활가전과 전장, 냉난방공조 부문은 성장 동력을 확인했지만, TV 중심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부는 1917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발목을 잡았다.

전장 사업본부의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고객사 확대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술 강화가 결실을 맺었다. 냉난방공조 부문 역시 에어컨 수요 증가와 AI 서버용 액체냉각 신기술 투자로 견조한 성과를 거뒀다. 

이는 LG전자가 추진해온 기업간 거래(B2B) 사업 강화 전략의 성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B2B 매출은 전년 대비 3% 성장하며 신사업 중심 체질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구독형 가전 매출이 18% 성장하며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서비스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웹(web)OS 기반 광고 및 콘텐츠 사업 강화 계획도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 의지를 보여준다. 하드웨어 중심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돌파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적자는 TV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판매량 감소에 마케팅 비용은 증가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과 모바일 중심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라는 근본적 트렌드 변화에 기인한다.

“프리미엄화·비용 효율화 병행··· 브랜드 경쟁력 강화도”

LG전자는 관세 부담과 환율 리스크라는 단기 압박 요인에 대해 비용 효율화와 원가 혁신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

특히 전장, 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과 구독형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은 시의적절하다. 전통적인 가전 제조업체에서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변신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2분기 실적은 글로벌 기업이 직면한 복합적 도전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대외 불확실성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와 사업 구조 전환이라는 내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전장과 B2B 사업의 성장세, 구독형 모델의 확산 등 긍정적 신호도 분명한데 단기 실적 부진을 견디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얼마나 탄탄히 구축된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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