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선보·파나시아 등, HD현대와 손잡고 1조 클럽 유니콘 도전
“기술·상생·글로벌”··· HD현대·협력사, 친환경 조선 신시장 선점
210억 상생기금·인재양성 등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

HD현대가 핵심 협력사들과의 동반 혁신을 통해 글로벌 조선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HD현대가 핵심 협력사들과의 동반 혁신을 통해 글로벌 조선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과거 단순 하청업체에 머물렀던 협력사들이 탄소 포집, 수소 생산, 친환경 연료 시스템 등 미래 조선산업의 핵심 기술을 이끄는 주역으로 부상하며, 시가총액 1조원 규모의 유니콘 기업 탄생도 가시화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선보공업을 중심으로 한 4개 계열사가 통합된 SB선보는 올해 7월 공식 출범했다. SB선보는 HD현대중공업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연료공급시스템(FGSS) 상용화를 비롯해 메탄올 및 암모니아 연료공급 시스템(LFSS)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기술은 선박 내 탄소 포집을 실현하는 OCCS(Onboard Carbon Capture System)와 풍력 보조 추진장치 WAPS(Wind Assisted Propulsion System)로, 오는 2027년까지 실선 적용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회사는 내년 5000억원 매출 달성, 2026년 기업공개(IPO)를 통한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나시아는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과 수소 생산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며, 선박용 이산화탄소 포집장치에서 한국선급(KR)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개념승인(AIP)을 받아 해당 분야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천연가스에서 99.999%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추출기 '파나젠(PanaGen)'은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이수태 파나시아 회장은 “2030년 조 단위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화엔텍은 HD현대중공업과 30년 넘게 파트너십을 이어오며 세계 2위의 선박용 열교환기 제조회사로 성장했다. 2000년 360억원이던 매출액이 2024년 298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성장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소 시대를 대비해 개발한 PCHE(Printed Circuit Heat Exchanger) 기술은 일반 열교환기보다 1/10 사이즈로 같은 효율을 내며 1000바(bar) 이상의 압력을 견딜 수 있어 국내 수소충전소의 80% 이상에 공급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체계 강화

HD현대는 미래형 조선소(FOS) 프로젝트를 통해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HD현대미포조선에 철판 성형 로봇과 판넬 용접 로봇 등 자동화 장비를 도입하고, 설계와 연동된 가상물리시스템(CPS)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는 현실의 조선소를 3D 모델로 구현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조선소 현장 정보를 실시간 가시화해 대기시간 절감과 중복업무 감소를 통한 업무 효율성 향상을 실현하고 있다.

조선업 최초로 사외 협력사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는 것도 눈에 띈다. 지난 2021년 경북테크노파크와 ‘조선·해양 일반형 디지털 클러스터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해 사외협력사 10곳에 공장자동화 기술컨설팅을 제공했다. 2022년에는 선보공업, 선보유니텍, 대한정공, 영광, 하바드 등 5개 사외 협력사와 FOS 시범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태블릿 PC와 전용 프로그램을 활용한 3D 도면 실시간 확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재 양성 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2024년 2월 국비 60억원 등 총 123억원을 투입해 지상 4층, 연면적 3915㎡ 규모의 '뿌리아카데미관'을 개관했다. 이 시설은 첨단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 4대를 설치해 실습이 어려운 도장작업을 가상현실로 연습할 수 있도록 했으며, HD현대미포 기술교육원은 11년 연속 '우수 자율공동훈련센터'로 선정돼 2000년 개원 이후 5000명 이상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HD현대가 26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하며, 조선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HD현대가 26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하며, 조선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210억 원 상생기금 조성··· 국내 조선업계 상반기 수주 호조

HD현대가 26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하며, 조선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상생기금은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공장 구축, 해외 진출 100% 보증 등 다양한 지원책과 함께 추진된다.

HD현대는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위해 다양한 지원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상생협력재단에 210억원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해 사내 협력사 근로자의 복리후생 증진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또한 2024년부터 고용노동부, 울산시와 협력해 ‘조선업 재직자 희망공제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협력사 근로자가 2년간 200만원을 납입하면 만기 때 8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의 과감한 지원과 혁신 투자가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내 입지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3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45개 협력회사가 우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에스크로 계좌 제도 도입을 통해 협력사 근로자 임금체불 예방에도 나서고 있다.

안전관리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토탈솔루션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해 안전관리, 설비운영, 인력운영 등 3개 분야에서 협력사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에는 지원 대상을 기존 40개사에서 50개사로 확대했으며, 상시 고용인력 50인 미만 소규모 사외 협력사 30곳에 대해서도 안전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외 진출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술보증기금과 협업을 통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동반진출 특례보증'을 협력사에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법인을 보유한 협력사에 최대 200억원 규모의 대출자금에 대해 최대 100%의 보증과 최저 수준의 보증료를 적용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조선업계 최초로 동반성장위원회의 ‘협력사 ESG 지원사업’에 3년 연속 참여해 매년 1억원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고 있다. 2023년에는 선보공업이 ESG 우수 중소기업 인증을 획득해 매출액 1125억원 중 수출액 53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HD현대의 협력 생태계는 단순한 수직적 관계를 넘어 수평적 파트너십을 통한 혁신 생태계로 발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LNG 프로젝트 본격화와 함께 친환경 선박 발주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HD현대와 협력사들의 기술력이 집약된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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