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대표부 대표 만나 조선산업 협력방안 논의
‘항만 크레인 제조’ 분야 상호 협력 제안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사진 오른쪽)이 16일 미국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대표와 만나 한·미간 조선산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사진 오른쪽)이 16일 미국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대표와 만나 한·미간 조선산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HD현대

세계 최강 조선국 한국과 해양 패권 회복을 꿈꾸는 미국의 운명적 만남이 제주도에서 이뤄졌다. 미국이 쇠퇴한 자국 조선업의 재건을 위해 ‘조선 최강국’ 한국에 공식 손을 내민 첫 순간이다. 

HD현대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16일 미국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대표와 만나 한·미간 조선산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기업 간 협력을 넘어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해양 안보의 새 장을 열 수 있는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최근 자국 조선업의 몰락과 중국의 급부상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0.13%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세계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군함·상선 등 해양 전략자산의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조선업계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중공업과 미국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의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공동 기술개발·선박 건조·인력 양성 등 전방위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미국 항만에서 중국산 크레인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HD현대삼호의 크레인 공급을 통해 미국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제안도 내놨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회담에서 “HD현대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 의지와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미국이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설비 등 모든 준비를 갖춘 만큼,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 역시 “한국의 조선 기술력과 경험이 미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만남이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합작 투자·MRO(정비) 사업·함정 건조·항만 장비 공급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HD현대 울산조선소에 직접 방문한 미 해군성의 존 펠런 장관을 직접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3월에도 미국을 방문해 미국 해군사관학교와 인공지능(AI) 기업 팔란티어, 소형원자로모듈(SMR) 기업 테라파워 등을 연달아 방문하며 미국 사업 확장 가능성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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