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블리자드 게임 中 서비스 중단…향후 계획 안갯속

(사진=블리자드)/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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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가 넷이즈와의 퍼블리싱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2023년 1월부터 중국 내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블리자드의 새로운 중국 파트너로 많은 게임사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이들 중 구체적인 합의에 이른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리자드는 17일 “넷이즈와의 계약이 2023년 1월 23일 만료된다”며 “중국 본토에서 서비스중인 대부분의 블리자드 게임(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하스스톤,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3,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들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와 넷이즈가 공동 개발한 ‘디아블로 이모탈’의 경우 별도의 계약을 통해 진행된다.

넷이즈는 마지막까지 블리자드와의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딩 레이 넷이즈 CEO는 “블리자드가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어 매우 안타깝지만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리자드와 넷이즈는 계약 갱신이 불발된 이유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넷이즈 소식통은 블리자드가 무리한 조건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블리자드는 넷이즈와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중국에서 서비스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해외 게임사가 중국에서 게임을 유통하려면 현지 퍼블리셔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넷이즈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을 회사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넷이즈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면 다른 곳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중국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텐센트와 미호요가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두 회사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텐센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관련 정보가 없다”며 “블리자드의 공식 답변 이외에 더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텐센트에 정통한 현지 소식통은 텐센트가 블리자드와 최소 1년간 접촉해왔지만, 텐센트가 거액을 들여 블리자드의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미호요도 “(우리가 블리자드와 계약할 것이라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며 “미호요는 회사 설립 이후 자체 개발한 게임에 주력해 왔으며, 외부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프로젝트는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권한인 ‘판호’도 걸림돌이다. 중국에서는 해외 게임의 퍼블리셔가 바뀌면 판호를 새로 발급받아야 하며, 이 절차가 모두 끝나기 전까지 해당 게임의 서비스는 전면 중단된다. 2009년 블리자드의 퍼블리셔가 더나인에서 넷이즈로 바뀔 당시에도 서비스가 두달 가까이 멈춘 바 있다.

블리자드는 이번 계약 불발 소식을 넷이즈의 실적발표일에 공개했고, 이로 인해 넷이즈의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넷이즈에게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넷이즈의 2021년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넷이즈가 외부 게임을 퍼블리싱해서 벌어들인 수익은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하다. 이 중 블리자드 게임만 놓고 보면 전체의 약 7%다.

넷이즈는 14년간 블리자드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며 사세를 키웠지만, 한편으로는 ‘몽환서유’, ‘음양사’ 등 자체 개발한 게임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중국을 대표하는 게임 개발사로 자리를 굳혔다. 사실상 넷이즈가 개발을 주도한 ‘디아블로 이모탈’도 전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블리자드와 넷이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기반의 모바일게임도 공동으로 개발중이었으나, 이 프로젝트는 올해 8월 중단됐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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