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호 발급 받고도 실제 출시 일정 불투명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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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자국 게임과 해외 게임을 대상으로 무더기로 판호(상용화 서비스 허가증)를 발급하면서 중국 게임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텐센트와 넷이즈 등 중국 주요 게임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뛰어올랐고, 이번 판호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한국 게임사들의 주가도 요동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판호 재개만으로 추이를 낙관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국가출판서는 28일 자국 게임에 내자판호 84개, 외산 게임에 외자판호 44개를 발급했다. 판호 목록에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모바일’ ▲넷마블의 ‘제2의나라: CROSS WORLDS’ ▲넷마블의 ‘A3: 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의 ‘샵 타이탄’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의 ‘에픽세븐’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 한국 관련 게임 7종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 회사 중 가장 많은 판호를 받은 곳은 텐센트였다. 텐센트는 직접 개발한 ‘중생변연(重生边缘, 영문명 SYNCED:Off-Planet)’외에도 ‘발로란트(라이엇게임즈)’, ‘로스트아크(스마일게이트RPG)’, ‘포켓몬 유나이트(닌텐도)’, ‘대항해시대: 해상패주(코에이테크모, 텐센트 공동개발)’, ‘돈 스타브: 뉴 홈(클레이)’ 등 6개 게임의 승인을 획득했다.

이 중 ‘로스트아크’에 거는 국내 게임업계의 기대가 크다. 최근 마화텅 텐센트 CEO가 내부 직원 총회에서 ‘물량공세보다는 똘똘한 게임 하나’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텐센트가 강도 높은 서비스 가지치기에 나선 가운데 마화텅 CEO는 “판호 받기가 예전보다 쉽지 않다”며 “판호를 낭비하지 않도록 소수의 고품질 게임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게임 시장의 상황은 여전히 낙관적이지 않다. 올해 신규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은 총 512개로, 예년에 비해 여전히 적다. 2019년 1570개에 달했던 신규 판호 건수는 2020년 1405개, 2021년 755개로 해마다 줄어들었다.

중국 현지 매체 스다이차이징(时代财经)에 따르면 올해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들에서 28일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들을 제외한 400여개 게임들 중 정식 출시까지 진행된 게임은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출시된 게임 대부분이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시장에서 잊혀졌다. 일례로 올해 4월 출시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은 기대보다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나머지 게임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60% 가량의 게임들은 출시 준비는 커녕 감감무소식 상태다. 스다이차이징은 “중국 게임 플랫폼 TapTap에 공식 페이지조차 없는 게임도 많다”라며 “국가출판서의 판호 발급 목록이 유일한 흔적”이라고 전했다. 판호 발급을 기약없이 기다리다가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게임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부 게임사들은 건축 설계 등 다른 업종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문은 “텐센트가 2020년 이후 확보한 31개 판호 중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이 10개”라고 밝혔다. 이 중에는 ‘더 디비전2’와 같은 대형 기대작도 있다. 화제성만으로는 게임을 정식 출시하지 않는 등 텐센트의 게임 고르기가 신중한 상황이다.  이번에 텐센트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판호 발급에 성공한 6개 게임도 빠른 시일 내에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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