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태양광 분쟁…중국산 비중↓한국‧동남아↑
미국 IRA 시행…2030년 태양광 2배 이상 성장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7일 발표한 ‘미중 태양광 통상분쟁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규제와 최근 IRA 시행은 국내 태양광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7일 발표한 ‘미중 태양광 통상분쟁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규제와 최근 IRA 시행은 국내 태양광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 태양광 산업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미·중간 통상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미국 내 중국산 태양광 비중은 빠르게 감소해서다. 중국산 비중이 줄어든 만큼 한국산 및 동남아시아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IRA 시행으로 자국 내 태양광 생산을 늘리기 위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태양광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 태양광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인 차원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미·중간 태양광 분쟁…중국산 비중↓한국‧동남아↑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에 대한 수입 규제 조치를 본격화하면서 미국 태양광 수입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급감했다. 지난 2011년 중국산 셀 수입 비중은 42.6%에서 지난해에 0.2%로, 모듈은 같은 기간 59.1%에서 0.4%로 크게 줄었다. 

미·중간 태양광 분쟁은 2012년 12월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셀‧모듈에 대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8년 8월에는 태양광 품목을 비롯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25%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올해 6월에는 중국 신장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을 시행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을 사용한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 신장 지역은 태양광 모듈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주 생산지로, 글로벌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중국산 비중이 줄어든 만큼 한국산 및 동남아시아산이 대체했다. 태양광 셀의 경우 한국산 비중은 2011년 1.9%에서 지난해 47.8%로 대폭 증가했고, 동남아시아 4개국(베트남·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의 비중도 같은 기간 0.1%에서 45.4%로 높아졌다. 모듈의 경우는 동남아시아산의 비중은 12.6%에서 84.8%로, 한국산 비중도 1.1%에서 7.6%로 늘어났다.

◇ 미국 IRA 시행…2030년 태양광 2배 이상 성장

미국의 수입 규제 조치로 미국 내 중국산 모듈과 셀의 수입 비중은 낮아졌지만, 태양광 생산의 기초단계인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생산에서 중국은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중국 내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생산 설비는 전 세계 총 설비 중 90.5%, 98.2%, 97.2%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주요국에 생산 설비를 세워 미국으로 우회 수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기준 동남아 4개국 내 중국 기업이 소유한 태양광 생산 설비 비중은 74.2%에 이른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역외 태양광 생산 설비 투자를 빠르게 늘렸는데, 대부분을 동남아 4개국에 설치했다. 

이에 미국은 자국 내 태양광 생산을 늘리기 위해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했다. IRA 내용 중 태양광 부문에 대한 지원은 태양광 설비 설치에 대한 투자세액공제(ITC)와 자국 내 태양광 제품 제조를 촉진하기 위한 제조세액공제(MTC)로 구분된다.

태양광에 대한 세액공제가 확대되면 미국 내 태양광 설치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IRA 내 지원제도의 영향으로 2030년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설비가 최대 105기가와트(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제도 시행 전 전망치(45.1GW)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망대로라면 미국이 중국과 유럽을 제치고 가장 큰 태양광 시장으로 성장하게 된다.

◇ “세제 혜택 등 국내 태양광 제조업 지원 필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7일 발표한 ‘미중 태양광 통상분쟁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규제와 최근 IRA 시행은 국내 태양광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보고서는 “인플레 감축법 시행으로 미국에 이미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주거용·상업용 태양광 설비 설치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는 한국 기업들에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 생산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에서의 수출을 통해서도 미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솔루션의 자회사인 한화큐셀은 2018년부터 미국 조지아에 1.7GW 규모의 현재 모듈 공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5월에는 1.4GW 규모의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한화큐셀은 말레이시아에도 2.3GW 규모의 셀·모듈 생산 라인을 가동 중이다. 

한화큐셀은 또한 미국 내 주거용 및 상업용 태양광 부문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큐셀의 미국 주거용 태양광 부문 점유율은 24.1%, 상업용은 20.6%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가격 경쟁력이 절대적인 유틸리티용 시장과 달리 주거용과 상업용은 브랜드 인지도 및 품질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신규섭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은 “IRA 이후 미국 시장의 확대와 향후 미중 통상분쟁의 전개는 한국 태양광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에 대비하는 동시에 국내 태양광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인 차원의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미국과 달리 태양광 제조 관련 세제 혜택이 전무하다”며 “제조 지원을 통해 국내 기반 제조 역량을 확보한 후에야 비로소 미국 등 세계 수출시장에 진출한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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