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후단체, 글로벌 금융사에 한전 채권 불매 촉구
한전, “외화채권은 그린본드...신재생 사업 활용”

국제 기후단체인 ‘톡식 본드 이니셔티브(Toxic Bonds Initiative)’가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뱅가드 등 총 74곳의 글로벌 금융사와 기관투자자에 한전 발행 채권을 매입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최근 전달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제 기후단체인 ‘톡식 본드 이니셔티브(Toxic Bonds Initiative)’가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뱅가드 등 총 74곳의 글로벌 금융사와 기관투자자에 한전 발행 채권을 매입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최근 전달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해외 기후단체들이 한국전력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섰다. 한전 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이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 탓이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사가 재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전의 외화채권을 사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한전은 “최근에 발행한 외화채권은 그린본드로 국내외 신재생 발전사업 등에 활용된다”고 반박했다.

◇ 국제 기후단체, 글로벌 금융사에 한전 채권 불매 촉구

국제 기후단체인 ‘톡식 본드 이니셔티브(Toxic Bonds Initiative)’가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뱅가드 등 총 74곳의 글로벌 금융사와 기관투자자에 한전 발행 채권을 매입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최근 전달했다. 톡식 본드 이니셔티브는 채권 시장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기 위해 결성된 기후단체다. 

이들은 서한에서 “한전의 재정 위기는 화석연료인 석탄과 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에서 기인한다”며 “한전은 근본적인 에너지전환 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보다 확고한 압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전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4조3033억원에 달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에 한전이 구입해야 하는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한전은 자금난에 직면하자 올 상반기에만 20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한전이 발행한 외화채권은 EU 택소노미 기준에 의해 글로벌 ESG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받은 그린본드”라며“그린본드로 조달한 자금은 국내외 신재생 발전사업 지분투자, 신재생 에너지 계통연계 등 친환경 사업에 활용된다”고 해명했다. 

◇ 한전, “외화채권은 그린본드...신재생 사업 활용”

또 해외 기후단체들이 한전의 적자 원인으로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지적한 것에 대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증가한 것은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석탄과 LNG발전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는 ‘전력그룹사 2030 온실가스 감축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2017년 배출량(2억1100만톤) 대비 8000만톤(37.9%)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석탄발전소 조기 폐기, LNG 전환 등 발전 인프라 개선과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제고, 석탄발전소 가동정지 등을 시행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6개 발전공기업과 함께 탄소중립 비전인 ‘ZERO for Green’을 선포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한전 적자의 후폭풍은 석탄발전 확대와 재생에너지 사업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전은 석탄발전상한제(4~11월) 시행을 한시적으로 유보하고 해상풍력 사업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발전자회사들도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신재생 사업을 철회하거나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투자 시기를 연기할 계획이다. 

톡식 본드 이니셔티브는 74개 금융기관과 기관투자자에 23일까지 서한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 상황이다. 또한 한전 채권 불매 의사를 밝히지 않는 투자자에 대해서는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smkwo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