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가입, 국내 기업 19개로 늘어나
현대차그룹 4개사 RE100 가입
LG에너지솔루션, 올해 재생에너지 비율 60% 달성 전망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와 합리적인 구매제도 필요

올해 4월 25일 기준으로 글로벌 기업 367개가 RE100에 가입했다.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RE100 참여한 한국 기업이 없었지만, 현재는 19개로 늘어났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4월 25일 기준으로 글로벌 기업 367개가 RE100에 가입했다.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RE100 참여한 한국 기업이 없었지만, 현재는 19개로 늘어났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대기업들이 RE100에 속속 가입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기업 거래시 제품 생산 과정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를 중요 판단 요소로 두고 있어서다.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려면 RE100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속에서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구매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 RE100 가입 국내 기업 19개로 늘어나...현대차그룹 4개사 RE100 가입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2014년 캠페인 시작 이후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이 계속 증가해 올해 4월 25일 기준으로 글로벌 기업 367개가 RE100에 가입했다.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RE100 참여한 한국 기업이 없었지만, 현재는 19개로 늘어났다. SK그룹 계열사 7곳이 RE100에 가입했고, LG에너지솔루션, KB금융그룹, 미래에셋증권, 고려아연, 아모레퍼시픽, 한국수자원공사, 롯데칠성음료가 회원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서만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이어 25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4곳이 RE100에 가입했으며 최근 삼성전자도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25일 현대자동차·기아 등 주요 4개사가 RE100 가입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 4개사는 지난해 7월 RE100 가입을 선언했으며, ‘한국 RE100 위원회’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고 심사를 진행하여 가입을 최종 승인받았다.

기업들이 RE100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첫째, 100%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소비 계획을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하고, 둘째, 최종적으로는 기업이 보유한 전 세계 모든 사업장 및 사무실의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하며, 셋째, 매년 재생에너지 전력 소비 목표량의 달성 수준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보고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4개사는 공동 진출한 글로벌 사업장에서 RE100 대응 협업체계를 갖추면서 ▲주요 사업장에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는 ‘직접 재생에너지 생산’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자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전력거래계약(PPA)’ ▲‘녹색 프리미엄’ 전력 구매 등을 추진해 2050년 RE100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 LG에너지솔루션, 올해 재생에너지 비율 60% 달성 전망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 비율 33%로 국내 기업 중 1위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은 RE100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4일 충북 오창 공장의 재생에너지 적용을 확대하기 위해 ‘제주에너지공사·제주특별자치도청·제주 동복마을’로부터 23GWh 규모의 풍력·태양광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오창 공장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이번 REC 구매 및 기존 녹색프리미엄 제도 참여 등을 통해 지난해 16%에서 올해 50%까지 3배 이상 확대된다. 

지난해 4월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처음으로 RE100에 가입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공장을 비롯해 전 세계 생산 공장, 본사 및 연구소 등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폴란드와 미국 미시간 공장의 경우 이미 RE100 목표를 조기 달성했고, 올해까지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1, 2공장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 세계 모든 생산 공장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60%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RE100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늘리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LG화학은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해 한국남동발전과 삼천포태양광(10MW) 발전설비의 REC를 20년간 장기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다고 24일 밝혔다. 국내기업 중 REC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첫 사례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올해부터 2041년까지 20년간 연평균 9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게 됐다. 

LG화학은 지난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체 전기소비량의 5%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했으며, 올해는 두 배 늘어난 10% 수준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REC 구매를 포함해, 녹색프리미엄과 PPA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와 합리적인 구매제도 필요

하지만 한국 기업은 주요 국가에 비해 참여 기업 수가 여전히 적고 RE100 목표 달성도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이 90개, 일본 65개, 영국은 47개 기업이 RE100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주요 글로벌 기업 중에서 애플과 페이스북,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이미 달성했고, 2020년 기준 BMW와 인텔이 81%, 이베이 74%, HP 51%, 나이키 50%, GM은 24%를 기록했다.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내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상위 11개 기업 전력 소비량의 37.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부족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때문에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충분한 재생에너지 공급뿐만 아니라 기업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전력계통과 정책 개선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후솔루션은 재생에너지 판매와 구매가 좀 더 유연하고 탄력적일 수 있도록 전력시장이 재생에너지 친화적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형 RE100’ 제도를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1월에 녹색프리미엄과 자체건설, 6월에는 제3자 PPA, 8월에는 REC 거래 시장 개설 등 RE100 이행 수단을 도입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관련 제도를 이용한 기업 및 기관은 총 74개로(중복제외),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이용한 곳이 59개로 가장 많고, REC 구매는 15개, 자체건설은 2곳에 불과했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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