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발전량, 11개 대기업 전력 소비량의 37.8% 불과
RE100 달성하지 못하면 수출 감소 우려
한국 재생E 발전량 비율 5.8%, 독일 43.6%·미국 19.7%

국제 에너지 연구기관 엠버(EMBER)가 최근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현황과 주요 대기업 11개 기업의 전력 소비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력 소비량이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보다 4.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제 에너지 연구기관 엠버(EMBER)가 최근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현황과 주요 대기업 11개 기업의 전력 소비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력 소비량이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보다 4.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이 국내 기업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 구글, BMW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를 기업과의 거래에서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는 가운데,  부족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상위 11개 기업 전력 소비량의 37.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부족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때문에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 주요 수출 기업들이 RE100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한국 수출경제에 큰 리스크가 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유럽연합(EU) 회원국의 탄소국경세 도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수출 기업의 재생에너지 활용 여부가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의 전체 발전량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은 5.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재생E 발전량, 11개 대기업 전력 소비량의 37.8% 불과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이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잃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국제 에너지 연구기관 엠버(EMBER)가 최근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현황과 주요 대기업 11개 기업의 전력 소비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력 소비량이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보다 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엠버의 조사 결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현대모터스, 삼성에스디아이, DB메탈, 포스코, LG전자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상위 11개 기업은 국내/외 사업장에서 2020년 기준 총 84.9테라와트시(TWh)를 소비했다. 반면에 2020년 기준 한국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은 21.5TWh에 불과했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의 ‘202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를 확인한 결과, 2020년 기준 태양광 발전량은 19.3TWh이고 풍력 발전량은 3.1TWh였다.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량은 합하면 22.4TWh로 엠버의 조사 결과와는 0.9TWh 차이가 난다. 이는 엠버가 국내 재생에너지 통계가 조정 및 확정되기 전에 관련 통계를 조사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태양광과 풍력, 수력, 해양, 바이오, 폐기물 등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7TWh로 나타났다.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고려해도 11개 기업 전력 소비량의 37.8%에 불과한 상황이다.

11대 주요 수출 기업 전력 소비량과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11대 주요 수출 기업 전력 소비량과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 RE100 달성하지 못하면 수출 감소 우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부족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때문에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애플, 구글, BMW 등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사이자 고객사들은 일찌감치 RE100에 합류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과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주요 수출 기업들이 RE100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한국 수출경제에 큰 리스크가 된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요 정부출연연구기관들도 국내 산업계가 RE100 달성에 실패한다면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KDI공공정책대학원과 한국환경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공동연구진이 지난해 9월 발표한 ‘RE100이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RE100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지 않으면 자동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출액이 각각 15%, 31%, 4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2014년 캠페인 시작 이후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이 계속 증가해 2022년 4월 15일 기준으로 RE100에 가입한 글로벌기업의 수는 361개다. 이중 한국 기업의 수는 15개에 불과하다.

또한 최근 EU 회원국의 탄소국경세 도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수출 기업의 재생에너지 활용 여부가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주요 기업들의 RE100 동참이 불가피한 가운데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RE100에 참여할 수 없게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한국 재생E 발전량 비율 5.8%, 독일 43.6%·미국 19.7%

한국에너지공단이 OECD 국가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전체 발전량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은 5.8%로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에 독일(43.6%)과 영국(43.1%), 이탈리아(41.5%) 등 주요 유럽 선진국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이 40%를 넘어섰고, 미국(19.7%)과 일본(19%)도 20%대에 근접하고 있다. 

엠버는 아시아 주변 국가인 일본, 중국, 몽골, 베트남을 비롯해 전 세계 풍력·태양광의 발전 비중이 처음으로 평균 10%를 넘어선 것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전체 발전량의 64%를 화석연료로부터 의존하며 기후 리스크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엠버는 또한 지난 5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과학자들이 발표한 ‘기후변화 완화 보고서’를 인용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43% 감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10년 안에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 비중을 ‘0’으로 낮춰야 이 목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엠버의 이유니 아시아 전력데이터 분석가는 “IPCC 과학자들은 100여 개에 달하는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달성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빠른 방법이라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며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과 설비 확대는 에너지 및 기후 위기 극복은 물론 한국 수출경제에도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mkwon@greenpost.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