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글로벌 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캠페인
RE100 참여 기업, 재생에너지 45% 달성
한국형 RE100 제도 시행 후 성과는?

지난 1월에 발간된 ‘RE100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회원 기업 315개의 전력 소비량은 340TWh로 전 세계 국가 중에서 12번째로 전력 소비가 많은 영국보다 많다.(RE100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1월에 발간된 ‘RE100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회원 기업 315개의 전력 소비량은 340TWh로 전 세계 국가 중에서 12번째로 전력 소비가 많은 영국보다 많다.(RE100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기업들의 'RE100' 참여가 국제사회의 요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녹색프리미엄' 등 한국형 RE100 이행을 위한 정책이 꾸준히 마련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RE100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RE100은 기후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를 위해 2014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기업의 자발적인 캠페인으로 2022년 현재 35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은 14개 기업이 참여 중으로 미국(90개)과 일본(65개) 등 주요 국가의 기업에 비해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녹색프리미엄’ 제도 등 한국형 RE100 이행을 위한 정책 수단을 시행하고 있다.

◇ RE100, 글로벌 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캠페인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 2월 3일 진행된 첫 번째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언급된 RE100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에너지다소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나가자는 취지다.

RE100은 2014년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인 클라이밋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연합하여 개최한 뉴욕시 기후주간(NYC Climate 2014)에서 시작되었다. 캠페인 시작 이후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이 계속 증가해 2022년 2월 8일 기준으로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의 수는 350개다. 

기업들이 RE100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첫째, 100%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소비 계획을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하고, 둘째, 최종적으로는 기업이 보유한 전 세계 모든 사업장 및 사무실의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하며, 셋째, 매년 재생에너지 전력 소비 목표량의 달성 수준을 CDP에 보고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 RE100 참여 기업, 재생에너지 45% 달성

지난 1월에 발간된 ‘RE100 연간보고서(RE100 annual disclosure report 2021)’’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회원 기업 315개의 전력 소비량은 340TWh(테라와트시)로 전 세계 국가 중에서 12번째로 전력 소비가 많은 영국보다 많다. 그런데 회원 기업들은 전체 전력 소비량의 45%에 해당하는 152TWh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RE100 회원 기업의 재생에너지 소비는 2015년 이후 연평균 15%씩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59개 기업은 2020년에 이미 재생에너지 소비 100%를 달성했다.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RE100 참여한 한국 기업은 없었지만, 2022년 현재 RE100에 가입한 한국 기업의 수는 14개로 늘어났다. SK그룹 계열사 7곳이 RE100에 가입했고, LG에너지솔루션, KB금융그룹, 미래에셋증권, 고려아연, 아모레퍼시픽, 한국수자원공사, 롯데칠성음료가 회원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를 목표로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 비율 33%를 달성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주요 국가에 비해 참여 기업 수가 여전히 적고 RE100 목표 달성도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이 90개, 일본 65개, 영국은 47개 기업이 RE100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주요 글로벌 기업 중에서 애플과 페이스북,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이미 달성했고, 2020년 기준 BMW와 인텔이 81%, 이베이 74%, HP 51%, 나이키 50%, GM은 24%를 기록했다. 

◇ 한국형 RE100 제도 시행 후 성과는?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형 RE100’ 제도를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1월에 녹색프리미엄과 자체건설, 6월에는 제3자 PPA(전력구매계약), 8월에는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 시장 개설 등 RE100 이행 수단을 도입했다.

산업부가 지난 4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관련 제도를 이용한 기업 및 기관은 총 74개로(중복제외),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이용한 곳이 59개로 가장 많고, REC 구매는 15개, 자체건설은 2곳이었다.

산업부는 녹색프리미엄이 다른 RE100 이행 수단과 달리 재생에너지 매매계약 체결 또는 자가용 설비 설치 등이 필요 없는 가장 간편한 수단으로 비용 측면에서도 가장 저렴해 지난해 기업들이 가장 많이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ESG 경영활동 차원에서 RE10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녹색프리미엄을 통한 재생에너지 구매 수요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녹색프리미엄은 RE100 이행 등 녹색가치 확산에 기여하고자 하는 전기소비자가 전기요금 외에 자발적으로 프리미엄을 추가로 부담하는 제도다. 전기소비자는 전기요금과 별개로 녹색프리미엄을 납부하고, 녹색프리미엄 재원은 재생에너지 재투자에 활용된다. 

하지만 REC와 PPA거래, 자체 건설과는 달리 녹색프리미엄은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녹색프리미엄이 가장 저렴한 수단이면서 RE100 이행 실적으로는 활용할 수 있지만, 환경부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부는 RE100 이행 기업 및 기관들을 대상으로 2022년 상반기 녹색프리미엄 입찰을 7일부터 21일까지 시행한다. 녹색프리미엄을 낙찰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매월 전기요금에 녹색프리미엄이 합산 청구되며, 분기별로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를 발행해 기업들이 RE100 이행 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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