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 통계 개선 중
재생에너지 생산량·발전량, 연평균 15%·21% 증가
한국 재생E 비율, 주요 국가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
재생에너지 시장 잠재량 도달하면 탄소중립 가능

그동안 한국 기준의 ‘신재생에너지’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통계 기준이 달라 이에 대한 개정 요구가 계속됐다.(IEA 홈페이지)/그린포스트코리아
그동안 한국 기준의 ‘신재생에너지’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통계 기준이 달라 이에 대한 개정 요구가 계속됐다.(IEA 홈페이지)/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 재생에너지 통계가 국제적인 기준으로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생산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주요 국가들의 재생에너지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향후 한국의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 잠재량에 도달하게 되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 신재생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 통계 개선 중

우리나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은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화시켜 이용하는 신에너지와 햇빛, 물, 지열, 강수, 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재생에너지로 분류하고 있다. 

신에너지는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석탄 액화·가스화한 에너지 및 중질잔사유 가스화 에너지를 들 수 있고, 재생에너지는 태양에너지, 풍력, 수력,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바이오에너지, 폐기물에너지를 포함한다.

신재생에너지법은 1988년 ‘대체에너지개발촉진법’에서 1998년 ‘대체에너지개발 및 이용·보급 촉진법’으로 개정된 이후 법의 제명을 변경해 2005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법은 시행 이후에도 몇 차례 개정을 거쳤는데, 그중에서도 재생에너지 통계와 기준에 관한 개정 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 기준의 ‘신재생에너지’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통계 기준이 달라 이에 대한 개정 요구가 계속됐다. 이에 IEA의 재생에너지 통계와의 합치를 위해 2013년부터 신재생에너지를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 구분해 정의하기 시작했다. 

또한 한국은 IEA 및 주요 국가들이 재생에너지로 분류하지 않는 비재생폐기물(Non-Renewable Wastes)을 재생에너지에 포함해왔다. 2019년 개정안은 비재생폐기물로부터 생산된 것을 폐기물에너지에서 제외함으로써 그 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등 재생에너지 통계 관련 미비점을 개선·보완했다.

이로써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재생에너지 통계 기준이 확립되었고,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 결과 요약’이 확립된 기준으로 산정한 첫 번째 재생에너지 통계라고 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센터 관계자에게 확인 결과 “전체 통계 책자는 수주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후솔루션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환경운동연합 등은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가 혼용되어 사용됨에 따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신에너지가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를 발급받거나 관련 통계에도 혼선을 주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법에서 신에너지를 삭제하고, IEA 기준에 따라 재생에너지를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재생 가능한 비화석 에너지원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재생에너지 생산량·발전량, 연평균 15%·21% 증가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에 따라 비재생폐기물을 제외하고 재생에너지 통계를 산출한 결과, 2020년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11,105천TOE로 2016년 6,366천TOE보다 약 1.7배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4.9%였다. 2020년 기준 1차 에너지 공급량 대비 재생에너지 생산량 비율은 3.8%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생산량 중 태양광의 비율이 37.4%로 가장 컸고, 바이오가 35.1%로 뒤를 이었으며, 폐기물(10.5%), 수력(7.4%), 풍력(6%)의 순이었다. 2020년 태양광 생산량은 4,156천TOE로 2016년 대비 3.5배나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36.9%에 이른다.

2020년 재생에너지 전력 발전량은 37,162GWh로 2016년 17,170GWh대비 약 2.2배 늘어났다. 연평균 증가율은 21.3%로 높았다. 2020년 기준 총발전량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은 6.4%를 기록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태양광 발전량이 비율이 51.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바이오는 26.7%, 수력(10.4%), 풍력(8.5%)의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 재생에너지 누적 발전 설비 보급 용량은 24,979MW로 2016년 대비 2.5배 증가했다. 2020년 태양광 발전 설비가 17,323MW로 2016년 대비 3.5배 증가하면서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량 대비 37.2%를 차지했다. 바이오가 같은 기간 1.8배 증가하면서 재생에너지 대비 비율은 16.9%를 기록했고, 풍력은 12.3%를 나타냈다.

◇ 한국 재생E 비율, 주요 국가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

한국에서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국가들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발표한 최근 통계를 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전력 발전량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은 26%로 조사됐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은 6.4%로 전 세계 평균의 4분의 1수준이다.

독일(39.8%)과 이탈리아(39.4%), 영국(37.3%)이 40% 가까운 비율에 근접했고, 중국도 26.5%를 기록했다. 프랑스(19.8%)와 미국(17.5%), 일본(17.8%)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은 20%에 근접하고 있고, 인도도 17%를 기록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주요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렇다면 한국에서 재생에너지는 얼마나 더 늘어날 수 있을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잠재량 정의에 따라 국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재생에너지 자원 잠재량을 산정했다. 재생에너지 자원 잠재량은 우리나라 전 지역에 걸친 재생에너지 자원량의 총량을 가늠하기 위한 자료로,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계획 수립을 위한 기반 자료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잠재량은 이론적, 기술, 시장 잠재량으로 정의된다. 이론적 잠재량은 현재의 과학적 지식에서 어떠한 제약도 존재하지 않을 때 이론적으로 활용 가능한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기술적 잠재량은 이론적 잠재량 중 지리적 영향요인과 기술적 영향요인을 반영할 때 활용 가능한 에너지의 양을 말하며, 시장 잠재량은 기술적 잠재량 중 경제적 영향요인과 정책적(지원, 규제) 영향요인을 적용할 때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에너지의 양을 뜻한다.

◇ 재생에너지 시장 잠재량 도달하면 탄소중립 가능

현재로서 가장 실현 가능한 시장 잠재량 기준으로 살펴보면, 재생에너지 전체 설비용량 잠재량은 916GW로, 2020년 국내 재생에너지 전체 설비용량 약 25GW의 약 37배에 달한다. 연간 발전량으로 환산하면 926TWh로 202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약 37TWh)의 약 25배이며, 국가 전체 전력 발전량(약 580TWh)보다도 약 1.6배 많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가 시장 잠재량만큼 늘어나면 향후 전체 전력 발전량이 증가하는 것을 가정하더라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이 100%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1차 에너지와 최종에너지 잠재량 기준으로 보면 시장 잠재량이 각각 195,386천TOE와 79,636천TOE로, 2020년 기준 1차 에너지(292,076천TOE)와 최종에너지(222,563천TOE)의 66.9%, 35.8% 수준이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다른 에너지원의 역할과 에너지소비 감축 및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른 205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A안의 경우 889.8TWh, B안은 736TWh로 전망되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재생에너지 시장 잠재량(926TWh)에 도달하게 되면 2050년 탄소중립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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